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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주식 거래 누리집을 만들어 중장년층에게 투자하도록 한 뒤 94억여원을 뜯어낸 피싱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실제 주식 거래 누리집을 본떠 가짜 누리집을 만들어 배포한 개발자 ㄱ씨(29)를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ㄱ씨가 개발한 가짜 누리집을 국내외 피싱 사기 조직들에 판매한 브로커 ㄴ씨(32), ㄷ씨(24)씨 등도 함께 붙잡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로부터 사들인 가짜 누리집으로 사기 범죄를 벌인 조직원 43명도 디딤돌대출 중도상환수수료 검거돼 이중 17명이 구속 송치됐다.
개발자 ㄱ씨는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공식 주식 거래 누리집을 본떠 만든 가짜 누리집 64개를 브로커들을 통해 국내외 피싱 조직들에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지역 선후배 사이인 브로커 ㄴ씨와 ㄷ씨는 같은 기간 ㄱ씨가 만든 가짜 누리집 가운데 19개를 국내외 피싱 조직 14곳에 판매한 혐의다. 이들은 가계자금대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누리집을 만들어 주겠다고 홍보한 뒤, 피싱 조직들에 맞춤형으로 누리집을 제공하고, 그 뒤에도 단속을 피할 수 있게 도메인을 변경해주는 등 범행을 도왔다. ㄱ씨는 피싱 조직들로부터 누리집 하나당 개발비 500만원과 월 관리비 150만원 등을 받아, 매달 4000만원 가량의 이익을 챙겼고, ㄴ씨와 ㄷ씨는 누리집 하나당 월 관리비 150만 카트 원 등 매달 3000만원가량의 이익을 챙겼다.
이들로부터 실제 주식 누리집을 본뜬 가짜 누리집은 사들인 피싱 사기 조직원들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서울과 경기 일대에 콜센터를 차려 놓고 주식 무상 배정, 선입고 등을 미끼로 피해자를 꾀어낸 뒤, “상장이 확실한 비상장 주식을 저가로 매수하면 상장일에 고수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182명 비과세월복리 의 피해자로부터 총 94억여원을 뜯어냈다고 한다.
피싱 조직원들은 공개된 공모주 일정에 따라 상장이 유망한 종목을 앞세워 바꿔 가며 범행을 이어 갔다. 이들은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포토샵 등으로 만든 가짜 명함과 신분증, 공문서 등을 보여주며 약속한 상장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주식 대금을 송금받은 뒤, 상장일 전날 돌연 연락을 끊고 금융채무불이행 다른 사무실로 옮겨 도주하는 식으로 경찰 수사망을 피했다. 개발자 ㄱ씨와 브로커 ㄴ, ㄷ씨가 구속돼 더는 가짜 누리집을 관리하기 어려워지자, 주식 보유 확인용 피싱 누리집을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직접 만들어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이들이 벌인 사기 범죄 피해자 가운데 92%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 피해자 비율이 71%에 달한다. 피해자들의 평균 피해액은 5000만원가량이며, 최대 피해액은 9억원에 이른다. 한 80대 여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 조직에 6억1830만원의 피해를 본 데 이어, 지난 6월에 또 다른 조직에 100만원의 추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국으로부터 정식 인가받은 금융회사 등 적법한 경로가 아닌 비공식적 방식의 투자 또는 자문에 기댈 경우 수익은 커녕 자칫 범죄 조직의 범행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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