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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앞으로 국가 운영의 지침이 될 중요 목표 중 하나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이 지연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2035년 감축 목표를 국제사회에 제출하겠다고 공언한 시점인 9월이 다가오지만 아직 정부 단일안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자칫 불과 한 달 정도의 공개 논의만을 거쳐 수립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이 "미래세대 마이너스통장 발급기간 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김성환 환경부 장관)라고 표현한 만큼, 국제사회에 약속한 기한을 놓치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월에 제출한다면서 아직 정부안도 못 만들어
27일 정부 관계자들 설명을 종합하면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 수립 작업은 바로바로론 무직자 여전히 '정부 단일 안을 만들기 위해 부처 간 협의를 시작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장관들이 이제 막 임명돼 (정부안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는 이제 시작해야 한다"면서 "실무자로선 상당히 답답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정부안이 나와도 정부가 지난 2월 제시한 일정보다 정품컨버스 두 달 정도 늦다.
앞서 정부는 6월까지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에 정부안을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7∼9월 탄녹위 중심으로 각계와 폭넓게 소통해 사회적 합의를 형성한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었다.
탄녹위 관계자는 "우리도 정부안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언제 정부안을 보고할지 일정도 전달된 바 초등학교 급식비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9월까지 유엔에 2035 NDC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 "유엔이 권고한 9월까지 2035 NDC를 제출하겠다"면서 "신속하고 밀도 있는 논의를 통해 9월에 제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금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지난달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연 '2035 감축목표 수립 및 탄소중립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엔 "G20은 9월 유엔총회 때까지 제출해달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은 해마다 9월을 기준으로 각국 최신 NDC와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 등을 담은 'NDC 종합 보고서'(NDC synthesis report)를 작성한다.
매년 11월께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때 논의의 기반으로 삼기 위해서다.
이에 유엔은 새 NDC를 9월까지 내라고 권고한다.
파리협정에 따라 2035 NDC를 제출해야 하는 올해는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선진국에 '9월 제출'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연설에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80%를 배출하는 주요 20개국(G20)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는 데 부합하는 새 NDC를 9월 유엔총회 고위급회담 주간에 개최할 회의 때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올해 유엔총회는 9월 9일 시작하며 각국 정상이 참석하는 고위급 일반 토론은 23일부터 진행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후와 재생에너지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엔이 권고한 기한을 지키지 못해도 명시적 불이익이 주어지진 않는다.
지금까지 2035 NDC를 제출한 국가도 25곳에 그친다.
다만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위(2021년 기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OECD 6위로 온실가스 다(多)배출 국가인 한국이 제때 NDC를 내지 않으면 인류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에 책임감 있게 동참할 의지가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 6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이재명 대통령에게 9월 유엔총회에서 연설해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한다면 이 자리에서 2035 NDC를 발표하는 것이 모양새에 맞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의 정세희 외교팀장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주최하는 NDC 관련 정상회의에 한국이 빠지게 된다면 우리의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보여줄 큰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전 영역에 영향…사회적 합의 필수
NDC는 목표연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감축할지 수치만 적으면 되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다.
사회 전 영역에 걸쳐 어느 부문에서 어떤 수단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지도 제시해야 한다.
예컨대 2030 NDC 상향안엔 에너지 생산(전환) 부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4.4% 감축하기 위해 "유류·석탄발전을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까지 높이면서 무탄소 연료 혼소를 도입해 전원믹스를 구성하겠다"고 명시됐다.
이 때문에 NDC를 수립할 때 전 사회 구원성이 참여하는 논의를 거쳐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필수적인데 1∼2개월은 너무 짧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정 팀장은 "2030 NDC를 수립할 때를 돌이켜보면 지금쯤은 정부가 시민사회나 학계 의견을 들어야 한다"면서 "아직 정부로부터 연락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주온 녹색전환연구소 기후시민팀 연구원은 "공청회를 형식적으로만 한다고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2035 NDC 수립을 위한 논의가 너무 늦게 시작해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4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2기 출범식이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탄녹위 중심으로 논의를 압축적으로 진행한다고 해도 지난 정부 때 탄녹위 다양성이 감소한 터라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스럽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출범한 2기 탄녹위 민간위원(35명) 71%가 교수와 연구자로, 이들 대부분은 원자력발전과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인공지능(AI) 등 '기술 전문가'다.
시민사회나 청년·농민·여성을 대변할 위원은 없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제대로 된 목표 세워야…정보 더 공개할 필요"
전문가들은 제출 기한을 지키는 것만큼 제대로 된 NDC를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차원에서 국제사회에 면은 잃더라도 브라질에서 COP30이 열리는 오는 11월이나, 작년 8월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법 개정 시한으로 정한 내년 2월에 제대로 된 2035 NDC를 발표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기후환경단체 플랜1.5의 최창민 변호사는 "2035 NDC는 단순히 2035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아니라 2050년 탄소중립까지 장기 감축 경로의 초반"이라면서 "2035 NDC 수준에 따라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줄지 말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헌재는 탄소중립기본법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미래세대에 과도한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NDC를 빨리 내는 것보다 제대로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제출이 늦더라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데 부합하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파리협정 취지에도 맞는다"고 주장했다.
23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한 시민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대로 된 NDC를 신속히 수립하기 위해선 정부가 이미 마련한 감축 시나리오를 공개하고 검증받는 등 중간 단계 정보를 더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정책과 기술혁신이 최대치로 이뤄지는 경우부터 현재의 사회·산업구조가 유지되는 경우까지 2035 NDC 수립을 위한 5가지 감축 시나리오를 마련했으나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최 변호사는 "정부가 빠르게 의견을 수렴하고 싶으면 관련 자료를 빨리 공개하면 된다"면서 "감축 시나리오를 공개해 시민사회나 학계가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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