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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에서 수상자들이 친수성 톱니 구조물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앞줄 왼쪽부터 문명운 책임연구원, 김성진 선임연구원. 뒷줄 왼쪽부터 송우진 선임관리원, 박시온 관리원. KIST 제공


[편집자주] 과학이 연구실 밖을 나와 대중에게 닿기까지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가교가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과학이 대중과 소통하는 법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사이언스얼라이브(Science Alive)'를 매년 개최했습니다. 올해 6회째를 맞는 '사이언스얼라이브 2025'는 12월 11일 대전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당신 곁의 과학(Science Beside 바다이야기APK U)'을 주제로 열립니다. 과학 연구가 우리 삶과 어떤 접점을 형성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인공지능(AI)이 과학 현장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제2회 PR 어워드' 시상식도 진행됩니다. PR 어워드는 연구성과 보도자료(프레스 릴리즈)를 평가해 상을 수여하는 국내 유일 과학 보도자료 시상식입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PR 어워드를 수상한 연구자들 릴게임방법 과 커뮤니케이터들의 이야기를 릴레이 인터뷰로 전합니다.
"기술이 정말 쓰이려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이해돼야 합니다."
올해 PR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된?문명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극한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은 지난해 12월?미세 플라스틱 회수용 '친수성 톱니' 기술을 개발했다. 물의 표면장력을 활용해 톱니 구조 사 바다신릴게임 이에 물막을 형성하고 물막이 미세 플라스틱을 붙잡는 원리다. 실험실에서 1마이크로미터(μm·100만 분의 1m)부터 4mm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을 80% 이상 효율로 회수했다.
친수성 톱니를 수상 드론에 장착해 실제 하천에서 50μm부터 5mm 크기 입자를 실시간으로 건져 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기존 필터링 방식은 필터가 막히거나 열린 공 릴짱릴게임 간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친수성 톱니 기술은 바다, 호수, 강 등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
문 책임연구원은 "저희 연구는 모두 사회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해 보고자 하는 것들"이라며 "그런 만큼 연구만 하는 걸로는 역할이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술을 만든 사람이 그 기술의 이유와 방향을 직접 설명해야 한다는 모바일바다이야기 것이다.
보도자료가 배포된 뒤 국내 20여 개 매체에서 앞다퉈 보도했다. 홍보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방송사 후속 취재, 프랑스 르몽드 보도, 세계 환경의 날 청소년 체험 프로그램까지. 한번의 보도자료가 6개월간 홍보 릴레이로 이어졌다.
박시온 KIST 커뮤니케이션팀 관리원은 "한 번 보도자료가 나가면 보통 세 달 내로 끝나는데 반년 정도 호흡을 가지고 한 건 거의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성과로 문명운 책임연구원·김성진 선임연구원과 송우진 선임관리원·박시온 관리원이 제2회 PR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KIST에서 수상자들을 만났다.
● 북한강에서 핸드폰이 빠지다
문 책임연구원은 "솔직히 처음부터 '보도가 많이?되겠다' 같은 확신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다만 필터 없이 미세 플라스틱을 회수한다는 원리 자체가 흔치 않아서 기자분들이 흥미를 가질 여지는 있겠구나 정도의 생각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보도자료 배포 후 YTN에서 후속 취재 요청이 들어왔다. 지난해 12월 12일 북한강에서 수상 드론 시연 영상 촬영이 진행됐다. 영하의 날씨, 긴장된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문 책임연구원의 휴대전화가 강물에 빠진 것이다.
문 책임연구원은 "1.5m 깊이에 굉장히 추워서 포기했었다"고 회상했다. 3시간에 걸친 실험이 끝난 뒤 누군가 물에 들어가 휴대전화를 건져 올렸는데 놀랍게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문 책임연구원은 "그날은 수상 드론 기술보다 삼성 스마트폰 방수 성능에 감탄하게 됐다"며 웃었다. "같이 휴대전화를 찾아주신 기자님들, 관계자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12일 북한강에서 수상 드론 시연 촬영 중 강물에 빠진 휴대전화를 찾는 모습. KIST 제공


● 르몽드가 직접 원리 그림 그려 보도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영문 보도자료를 만들어 '유레카얼럿(EurekAlert)'에 올렸다. 유레카얼럿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운영하는 과학 뉴스 배포 플랫폼으로 전 세계 기자들이 연구 성과를 찾아보는 곳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Le Monde)에서 서면 인터뷰 요청이 왔다.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프랑스어로 기사가 작성되는 바람에 한동안 게재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문 책임연구원이 직접 불어로 검색해 기사를 찾아냈다. 그는 "기사가 안 나간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나와 있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관리원도 "프랑스어로 어떻게 기사를 찾아야 할지 몰랐는데 문 책임연구원님이 정리해서 주셔서 원내에 다시 홍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르몽드 기사에서 인상 깊었던 건 따로 있다. 문 책임연구원은 "서면 인터뷰하면서 원리 그림을 다 줬는데 하나도 안 쓰고 르몽드에서 직접 그렸다"며 "왜 이렇게 예쁘게 그렸을까 싶을 정도로 다섯 점의 그림을 예술적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큰 사회적 이슈인 만큼 르몽드 측에서도 기사에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실린 미세 플라스틱 수상 드론 기사. 르몽드 측에서 직접 제작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끈다.


● 환경의 날, 청소년과 만나다
홍보는 또 한 번 이어졌다. 4월 말 기사를 보고 한국숲사랑 청소년단에서 연락이 왔다. 강과 하천 청소 활동에 수상 드론 기술을 접목해보자는 제안이었다. 마침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주제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었다.
문 책임연구원은 "여러 가지 논의를 하고 있는 찰나에 환경의 날이 다가왔고 중랑천에서 행사하니까 같이하면 어떻겠냐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임박해서 커뮤니케이션팀에 취지를 알렸는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셔서 언론, 블로그 홍보 등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6월 진행된 환경의 날 행사에서는 중랑천 인근 학교에서 선발된 초중학생 40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먼저 실내에서 미세 플라스틱 회수 원리를 배웠다. 이후 나무 소재인 셀룰로스 스펀지를 물에 넣어 톱니 모양으로 부풀린 뒤 이를 돌려가며 수면 위 미세 플라스틱을 직접 회수하는 체험을 했다. 숲사랑 청소년단에서는 이 도구에 '미세 플라스틱 캐처'라는 이름을 붙였다. 학생들은 수상 드론도 직접 조종해봤다.?
문 책임연구원은 "첨단 IT 장비가 환경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는 걸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딴 짓 안 하고 엄청 집중해서 놀랐다"고 전했다.
이 행사는 일회성이 아니었다. 숲사랑 청소년단의 고정 행사로 채택돼 가을에도 진행됐다.
● "연구자에겐 커뮤니케이터가 필요하다"
보도자료 작성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초안이 나온 뒤 대략 1~2주 동안 몇 번 왕복하면서 조율했다. 문 책임연구원과 김성진 선임연구원은 "가장 많이 오갔던 이야기는 '이 표현을 일반 독자가 바로 이해할까?' 하는 부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전문 용어를 그대로 쓰면 독자들이 읽는 걸 멈추게 되고, 반대로 너무 쉽게 풀면 기술의 핵심이 사라진다"며 "기술적인 정확성을 지키면서도 일반 독자가 첫 문장에서 막히지 않게 만드는 게 제일 어려웠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을 묻자 문 책임연구원은 "일회성 보도를 넘어서 스토리를 가지는 홍보 주제이어서 수상하게 된 것 같다"며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주셔서 후속 보도들도 여러 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생 아들도 이런 연구를 한다고 하면 매우 뿌듯해한다"며 "기술을 알면?좋은데 그걸 어떻게 알리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선임연구원은 "좋은 연구가 세상에?많은데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환경 기술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책임연구원은 연구자와 커뮤니케이터의 협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구자들의 공학적인 언어를 일반인들의 언어로 임팩트 있게 전달하기 위해 커뮤니케이터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얼라이브 2025 포스터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