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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은 2월 한때 온스당 295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1년 전보다 44%나 치솟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 미·중 무역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간이사업자 지정학적 긴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긴 결과다.
당연히 금 투자 열기도 뜨겁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골드뱅킹 상품에 고객이 예치한 금액)은 지난 2월 21일 기준 915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2월에만 5147억원을 넘었다 원리금균등 .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원자재 수급난으로 골드바 생산을 잠정 중단하면서 국민·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골드바 판매도 함께 멈췄다. 투자자들은 “금값이 오를수록 실물 금을 구하기가 어렵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꾸준히 골드바를 공급하면서 한편에서는 디지 서울저축은행 털로 소액으로 금 투자도 가능케 한 기업이 주목받는다. 한국금거래소다. “한국금거래소가 없으면 금 시장이 멈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2005년 설립된 한국금거래소는 국내 최대 귀금속 유통 업체다. 전국 98개 가맹점과 자체 정제 시설을 기반으로 골드바, 실버바, 금 장신구를 공급하며 시장을 주도해왔다. 2018년 아이티센그룹이 인수하 운전사 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2021년 매출 2조6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는 3조원 중반대를 돌파,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이런 스토리 뒤에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회장(57)이 있다.
강 회장이 한국금거래소 인수 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 ‘안전하고 편리한 금 거래’였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공급이 취득세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자체 정제 시설을 확충하고 상시 물량 확보를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또 금을 디지털 환경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게 자회사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을 통해 귀금속 조각투자서비스 ‘센골드(현재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로 서비스 이관)’와 개인 간 거래 중개 서비스 ‘금방금방’을 선보였다.
‘센골드’는 금, 은, 구리 등 7종의 귀금속을 디지털 교환권으로 1g 단위씩 구입할 수 있게 했다. 2024년 회원 수는 118만명을 넘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금방금방’은 모바일 앱으로 24시간 실시간으로 금·은 거래를 지원한다. 반지나 골드바를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해 유동성도 높였다. 실물 인출 시 시중가보다 3~5% 저렴하고 시세에 따라 최대 10% 할인 혜택도 제공해 가입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M&A의 귀재
쌍용정보통신·한국금거래소 인수
금 투자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강진모 회장은 IT 업계에서 ‘M&A의 금손’으로 불린다. 1968년생인 그는 아주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후 연세대에서 공학경영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다우기술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1998년 열림기술을 거쳐 2005년 아이티센을 설립했다. IBM 솔루션 유통으로 기반을 닦은 아이티센은 그의 과감한 M&A 전략 아래 급성장했다.
IT 분야에서는 굿센테크놀로지, 바른소프트기술, 비티씨정보통신, 콤텍시스템, 쌍용정보통신 등을 인수했고, 실물유통 분야에서는 한국금거래소가 산하 계열사로 편입됐다. 따라서 그룹 덩치도 커졌다.
아이티센그룹은 창업 5년 만인 2010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9년 1조원, 2021년 3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계열사와 관계사를 포함한 전체 그룹 매출은 5조 955억원을 기록했다. 관계사 제외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92% 상승한 586억원, 당기순이익은 358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그의 진가는 M&A 후 턴어라운드에서 볼 수 있다. 2018년 한국금거래소 인수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당시 온라인 거래 비중이 낮았던 금 시장을 디지털화하며 매출을 2배 이상 키웠다. 적자 투성이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할 때는 국제스포츠 행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회관리시스템(GMS)을 SaaS(쓴 만큼 과금하는 IT 서비스) 형태로 개발하면서 쌍용정보통신은 효자 계열사로 거듭났다.
이제는 평창동계올림픽, 도쿄 올림픽 등 대형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조직위가 제일 먼저 찾는 기업이 됐다. 인도네시아 전국체전에는 IT 인력 4명만 파견하고도 문제 없이 대회를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번 입소문을 탔다.
한국금거래소에서 공급하는 골드바. (한국금거래소 제공)
블록체인·핀테크 기업으로 도약
부산디지털거래소와 ‘비단’ 연내 출시
강 회장은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비단(BDAN)’과 협력해 토큰증권(STO) 시장에도 진출했다.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비단’ 플랫폼은 아이티센그룹의 주력 사업 모델인 금 거래뿐 아니라 부산 항만 시설 같은 SOC에 대한 조각 투자를 가능케 하는 게 핵심이다. “기관 투자자만 접근하던 수십조원 시장을 개인에게 열겠다”는 강 회장의 구상은 디지털 자산 시대의 새 장을 예고한다.
아이티센은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추진하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도 이름을 올렸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유진투자증권 등이 컨소시엄에 함께한 기업들이다.
M&A로 덩치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 또한 병행하고 있다. GMS 수출로 해외 거래처를 확보하면 이를 다른 계열사가 디지털 금 거래 앱을 현지에 깔고 IT 시스템 영업을 병행하는 식이다. 강 회장은 “IT와 금 거래 플랫폼의 융합으로 전사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아이티센그룹 앞에 놓인 과제도 많다. 아이티센그룹은 IT, 금 거래, 디지털 자산 거래소라는 세 축을 동시에 키우고 있는데 각 부문 간 유기적 연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꽤 나온다.
개별 기업별 숙제도 있다. 한국금거래소는 골드바 수급난 속에서 공급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크고, 비단(BDAN) 론칭은 규제와 기술 안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급성장에 따른 재무건전성과 신사업 투자 간 균형도 신경 써야 한다. 매출액은 지난해 5조원을 돌파했지만 이익률은 1%대여서다. 인수한 적자 회사들의 흑자전환을 서둘러야 이런 세간의 우려가 불식될 듯하다.
금테크 열풍 속에서 그의 ‘M&A 금손’ 전략과 디지털 혁신이 한국의 금 시장, 나아가 디지털 자산 시대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9호 (2025.03.05~2025.03.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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