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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서에서 본 친숙한 명작이 아니었어요.”
    “무섭고 불길한 느낌이 와닿네요.”
    “괴기스런 물건처럼 보였습니다.”
    몇몇 미술인들 촌평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11월부터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의 홍보 포스터를 두고 나오는 말들이다. 고려 상형청자의 최고 명품으로 꼽히는 국보 칠보뚫음무늬(투각) 향로를 포스터의 대표 이미지로 썼는데, 자의적으로 색조와 질감을 캐피탈금리순위 바꾸었다. 디자이너는 향로의 바탕색을 특유의 청자 비색이 아닌 검회색조로 변형했다. 표면에 돌기 같은 이미지들까지 인위적으로 붙여 넣었다. 그로테스크한 파격이다.



    고려 상형청자 특별전의 전시 포스터. 고려 상형청자의 최고 명품으로 꼽히는 투각칠보무늬 향로를 대표 이미지로 개인파산신청절차 썼다. 향로의 바탕색상을 비색 아닌 검회색조로 변형하고 표면에 돌기 같은 이미지까지 인위적으로 붙여넣어 그로테스크하다거나 무섭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1~12세기 주로 제작된 고려 상형청자는 상감청자와 더불어 고려청자의 최고봉으로 통한다. 특유의 비색을 빛내는 모양새 자체를 적격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자연의 동식물과 사람 등을 본떠 만들었기에 가장 높은 내공이 들어간다. 이런 상형청자의 품격에 꿀리지 않고 문화재 포스터에도 전위적 작가주의를 실현시켰다는 업계의 호평도 나왔지만, 부자연스럽고 기괴하다는 반응이 훨씬 우세해 보인다. 일반 관객의 눈높이를 그닥 염두에 두지 않은 듯한 관점이 비치는 까닭이다.
    이 전시는 고려 상형청자를 역대 소상공인진흥공단 최대 규모로 모아 처음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라고 한다. 전시장에선 포스터의 작가주의 대신 쇼룸 같이 디자인한 공간에서 명작들의 잔치판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물고기와 용이 결합된 상상의 바다신수 어룡이 머리와 꼬리를 꿈틀이며 연꽃 위에 놓인 국보 주전자가 반원 공간 속에 단독 작품으로 전시의 시작을 수놓는다.
    뒤이어 고려 상형청 11초대출 자의 원형질이라고 할 수 있는 삼국시대 상형토기들이 나타난다. 새와 집, 배 등을 형상화한 제기 용도의 상형토기와 토우가 붙은 토기들이다. 좀 더 위쪽에는 다기한 모양새의 고려 상형청자류가 진열되고, 맞은편에 이번에 처음 출품한 중국 송대 황실 전용 가마인 여요의 상형청자 조각들이 나왔다. 중국 징더전 가마의 청자류들과 국내 고려 상형청자를 섞어놓은 진열장도 보인다. 지난 10년 사이 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 해역에서 인양됐던 사자 모양 뚜껑 향로 등 수중 발굴품들도 있다.



    몸체에 ?음 무늬가 있는 용머리 장식 붓꽂이(위)와 연꽃 줄기를 물고 있는 귀룡 모양의 연적(아래). 고려 상형청자의 최상급 명품들로 손꼽힌다. 노형석 기자





    큰 볏을 단 새 모양 주전자. 등 위에 붙은 표주박 모양의 병 주둥이에 술 등의 액체를 부어넣고 새의 부리 부분으로 따라 나오게 하는 얼개를 지녔다. 선인이 탄다고 믿었던 상상의 새 봉황을 형상화한 것으로 짐작된다. 노형석 기자


    전시장 가장 안쪽 공간이 핵심에 해당하는데, 청자 귀룡 모양 주전자와 기린 모양 뚜껑 향로 등 최고의 국보급 명품 10여점이 고급스런 집약형 진열장에 들어간 채로 관객을 맞는다. 이 명품들의 행렬을 귀여운 동자가 타고 있는 ‘청자 동화연화문 표주박 모양 주전자’가 단독 진열장에서 바라보고 있다. 후반부는 도교와 불교 등의 종교 의식에 쓰인 도사와 승려, 나한, 부처의 청자상과 조각들이 줄줄이 나온 진풍경이 펼쳐져 있다. 국보 11건, 보물 9건, 등록문화유산 1건 등을 국내 25개 기관과 개인 소장자들한테서 모았고, 중국·미국·일본의 4개 기관에서 소장한 유물까지 대여해 274건을 모은 상형청자 특별전은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기획자가 꺼내는 새로운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출품작들의 유난한 규모 속에서 개별 작품들의 품격과 미감만 빛을 낸다. 고려 상형청자는 고대 한반도의 상형토기 전통을 기반으로 중국 오대십국, 송대, 요대의 선진적인 청자 문화와 교류하면서 형성됐다. 그 과정에서 중국 청자에는 없는 비색을 창안하고 물레로 빚은 기형 위에 도기틀이나 손길로 다채로운 문양을 접붙이고 훨씬 다양한 입체적 조형물을 만들어냈다.



    전시장 가장 안쪽의 특제 진열장에 집약된 국보 보물급 상형청자 명품들. 연꽃 위에 있는 귀룡을 형상화한 주전자가 가까이에 보인다. 노형석 기자


    하지만 전시장 곳곳을 살펴봐도 중국 청자와 구분되는 고려 상형청자만의 조형적 특징과 제작 방식의 독창성을 조목조목 짚어낸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구하기 어려운 여요와 징더전의 중세 중국 청자들을 다량으로 들여왔는데도 선택과 집중 없이 다수를 그냥 섞어놓거나 무리 지어 다른 진열장에 따로 전시해서 어떤 점이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거란왕조인 요의 압박으로 송과 외교가 끊어졌다가 거란전쟁에서 승리하면서 국교가 회복되어 상형청자 교류의 물꼬가 트였다는 당대 정치외교사적 정황 등도 사서 기록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실제 유물, 관련 도판 등으로 설명해야 하는데 그런 배려도 보이지 않는다. 상감청자로 이어지게 되는 고려 상형청자의 성취는 고려의 정치·경제·외교사가 바탕의 문화교류사와 융합된 산물이다. 더 사려 깊게 청자 유물들을 배치하고 다른 연관 유물들도 훨씬 많이 끌어들어야 했다.
    최근 리움을 비롯한 국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는 기획전시의 큐레이팅 상식과 정도를 도외시하고 유명한 미술사 작품들이나 거장의 작품들을 다량으로 들여오는 물량 과시형 전시가 유행할 조짐이다. 시각예술사의 맥락에서 특정한 문제의식이나 화두를 끄집어내어 심화시키거나 부각시키는 큐레이터의 본령은 외면받는다. 한국과 중국의 상형도자 명품들을 처음 한자리에 모은다는 점을 강조하고 국보급의 최고 작품들은 또 다른 집약형 배치로 시선을 빨아들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도 예외는 아니다. 숱하게 끌어온 개별 명품들의 대중적 유명세와 미감에만 기대어 허술한 기획 역량은 묻고 진열된 외양만 부풀리는 양상이 우려스럽다. 3월3일까지.



    진열장의 상형청자들을 살펴보며 사진을 찍는 관객들. 노형석 기자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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