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 일본 첫 여성 총리에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총리 관저의 기자 회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왼손에 든 토트백은 일본 브랜드인데, 최근 '사나에백'으로 불리며 일본 여성들의 인기를 받고 있다/총리관저 제공
지금 일본에서 가장 힙한 상품은 13만6400엔(약 128만원)짜리 짙은 검정의 가죽 토트백이다. 145년 전 창업한 ‘하마노피혁’이 나가노현 미야타마을에서 수작업으로 만든다. 워낙 인기라 주문해도 10개월은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일본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가 애용해 일
바다이야기부활 명 ‘사나에백’이다. 일본 여성들이 지지율 70~80%라는 엄청난 인기 정치인의 취향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가방을 구매하는 방식에 놀랐다. 연봉 1000만엔대 지인은 기자와 대화 도중 스마트폰을 꺼내 사나에백을 구매하곤 “사실상 공짜 득템”이라고 말했다. 그 비결은 바로 ‘후루사토노제(ふるさと納?·고향납세)’에 있다. 자신
10원야마토게임 의 주거지가 아닌, 고향 등 다른 지자체를 지정해 주민세를 납부하고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지인은 도쿄에 낼 세금(45만5000엔)을 미야타마을에 내고 ‘사나에백’을 주문한 것이다.
후루사토노제는 연간 1000만명 넘는 일본인이 1조2000억엔(약 11조2500억원) 이상의 세금을 쾌척하는 지역 살리기 성공 사례다. 지방 몰락이 심각한 한
야마토게임 국에도 이를 벤치마킹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있지만, 그 규모는 연간 2000억원 수준이다.
한때 ‘일본의 성공 사례는 10년 뒤 한국의 성공 사례가 된다’는 말이 정설처럼 통했다. 하지만 후루사토노제(2008년 시작)와 고향사랑기부제(2023년)는 예외일 듯하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20여 년 전, 일본 산요의 엔지니어에게 “70
릴게임한국 년대 삼성전자 공장은 산요 공장의 화장실 위치까지 연구해 종업원 동선을 최적화했다. 우린 그때 웃었지만 삼성은 위대한 기업이 됐다. 일본을 따라잡은 게 우연이 아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린 그토록 치열하게 일본의 성공 모델을 학습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후루사토노제와 고향사랑기부제는 콘셉트만 닮았을 뿐 실상은 딴판이다. 일
릴게임예시 본 답례품은 쌀·사과 같은 특산품은 물론 골프 거리 측정기, 납골당 자리까지 없는 게 없다. 세금 공제도 본인 연봉만 알면 ‘경제적 손해 없는 기부액’을 쉽게 알 수 있다. 김이나 숙박권 정도를 주면서 공제 방식이 복잡한 한국과는 다르다.
언제부터인지 한국 사회엔 ‘일본을 앞섰다’는 국뽕이 만연해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33회 배출했고 건축의 프리츠커상에선 세계 최다 수상자를 낸 나라다. 일본 경제 규모(국내총생산)는 우리보다 2.7배 크고 대외 순자산은 3.5배나 많다. 도쿄 길가엔 쓰레기를 보기 어렵고 지하철에서 통화를 자제하는 시민의식도 정평이 나 있다.
설령 일본이 우리보다 못하더라도, 그게 중요한가. 배울 점이 있다면 찾아야 하고, 대충이 아니라 제대로 익혀야 하지 않을까. 과거의 삼성처럼 화장실 동선까지 치밀하게 연구하고 개선하려던 배움의 자세는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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