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2023년 준공 및 상업운전을 시작한 석탄화력발전소 강원 강릉에코파워. /안인화력발전소·뉴스1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5~2040년) 수립에 착수했다. 두 가지 쟁점이 있다. 11차에 잡혀 있던 ‘대형 원전 2기+소형모듈원전(SMR) 1기 신설’이 살아남을지와, ‘2040년 석탄발전 폐지’가 진짜 실행될지 하는 것이다.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이 ‘받겠다는 지역이 있겠느냐’고 부정적 견해를 표명해 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반(反)원전주의자로 불리던 사람이다. 신규 원전 건설이 백지화될 가능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성이 상당하다고 본다.
‘2040 석탄발전 폐지’는 대선 공약이었고 9월 발표된 국정 과제에도 포함됐다. 김성환 장관은 지난달 30차 기후당사국 총회(브라질)에서 탈석탄동맹(PPCA) 가입도 선언했다.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라고 한다. 대선 공약·국정과제·탈석탄동맹의 일관된 흐름을 볼 때 ‘2040 석탄발전 폐지’도 강행 가능성이 바다이야기룰 상당하다.
노후 석탄발전소는 대기오염 측면에서도 폐지 당위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반면 최근 4년 사이 완공된 석탄발전소 7기는 다른 문제다. 충남의 신서천 1호(2021년 가동 시작), 경남 고성하이 1·2호(2021년), 동해안의 강릉에코파워 1·2호(2022~2023년)와 삼척블루파워 1·2호(2024~2025년)가 그것들이다. 미세 골드몽 먼지를 기존의 절반 이하로 낮춘 초초임계압 설비들로, 신서천 1호를 빼고는 다 민자 발전소다. 이 7기는 모두 1GW급 초대형 설비로 기당 대략 2조5000억원씩, 17조원대의 자금이 투입됐다. 석탄발전소 설계 수명은 대개 30년인데 설비 개선을 통해 10년 이상 늘려 쓸 수 있다. 적어도 2050년대 초반, 길게는 2060년대까지 가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황금성오락실 . 그러나 ‘2040 석탄발전 폐지’ 방침에 따르면 신품(新品) 발전소 7기는 15년, 20년만 돌리다 폐기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동해안 신규 석탄발전소들은 전력망 미비로 지난해 이용률이 17~18% 수준에 머물렀다. 2019년 준공 목표였던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HVDC) 송전선이 여태 완공되지 못한 탓이다.
신설 발전소 7기는 온라인릴게임 이명박 정부 말기였던 2013년 2월 6차 전력 기본 계획에 반영된 후 건설됐다. 당시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2011년 3월)로 원전 증설은 생각하기 어려웠던 시기였다. 2011년 9월엔 전력예비율 부족으로 인한 초유의 순환 정전 사태가 터졌다. 파리협약 체결(2015년) 전이어서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 대상도 아니었다. 이명박 정부 입장에선 도리 없는 선택의 측면이 있다.
민간 투자사들은 정부의 발전 사업 진입 허가를 받고 사업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의 8차, 9차 전력 기본 계획에서도 허용됐다. 민간 투자사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정부에 무슨 방어 논리가 있는지 의문이다. 외국인 자본도 국가 정책의 폭력적 변경에 따른 피해 배상을 요구할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은 전 지구적 과제다. 우리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적극 동참해야 한다. 다만 고통이 따르는 길이어서 주요국들이 일정 수준 보조를 맞춘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한국은 지난달 기후당사국 총회에서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적어도 53%(2018년 대비) 감축하겠다는 ‘2035 NDC’를 발표했다. 그런데 기후협약 사무국에서 총회 개막일(11월 10일)까지 제출된 113개국의 2035 NDC를 종합한 결과 감축률은 12%(2019년 대비)에 불과했다. 한국은 세계 평균보다 4배 이상 가혹한 감축을 스스로 선택했다.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한국의 20배, 미국 등 서방 선진 7개국 배출 합계의 1.5배에 달한다. 그런 중국이 제출한 2035 NDC는 ‘피크 대비 7% 이상’이었다. 작년 배출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중국은 태양광·풍력·배터리·전기차 가격 하락을 주도해 청정 기술 확산에 기여하는 부분이 확실히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석탄발전소를 여전히 늘려가고 있다. 중국의 석탄발전 설비(1200GW)는 한국(39GW)의 30배인데, 새로 건설 중인 것도 무려 204GW에 달한다. 그런 중국은 탈석탄동맹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다른 주요 석탄 소비국인 인도, 일본도 마찬가지다.
기후에너지부가 만들어질 때 ‘기후 방어’ 가치가 ‘에너지 공급’ 가치를 삼켜버리는 것 아닌지 걱정이 컸다.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탈탄소도 경쟁국들과 속도를 맞춰가며 해야 한다. 기후 가치와 에너지 가치의 현명한 균형점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없이 해온 얘기이지만, 탈탄소를 주장하면서도 무탄소 에너지인 원자력은 배격하는 걸 보면, 이 정부가 말하는 석탄발전 폐지나 탄소 중립의 진의는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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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칼럼' 더보기(https://www.chosun.com/tag/5mins-column/)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