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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은 충청의 아들 아니유. 여기서 이런 인물 난 게 얼마나 좋은 일인겨."
"조경태처럼 소신있게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해야만 국민의힘에 진정한 미래가 있지 않겠슈?"
최고 온도가 31도를 찍었던 13일 오후 1시의 대전광역시.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서구에 위치한 배재대학교 스포렉스홀 정문 앞 마당에는 더운 날씨도, 주변의 연차휴가규정 모든 소리도 집어삼킬 듯한 굉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2단으로 쌓아올려진 케이팝 공연장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대형 스피커가 사방으로 위치한 가운데 그곳에 모인 3000여명의 국민의힘 당원들은 각자가 지지하는 당대표 후보, 최고위원 후보,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 외쳐댔다.
넓지 않은 앞마당에 각 후보들을 한국예탁결제원 지지하는 당원들이 밀집해 있으니 응원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말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고, 가만히 서 있어도 온몸이 울리게 하는 우렁찬 응원소리는 당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얼마나 당선되기를 원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대전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인 만큼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누린 장동혁 후보의 금리높은은행 지지자들은 이날 연설회장을 집어삼키겠다는 듯 그의 이름을 크게 외쳐댔다. 충남 보령·서천에서 재선에 성공한 장 후보는 이보다 앞선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대전 유성갑에 출마한 경험이 있기도 하다.
그런만큼 충청에 뿌리를 둔 당원들에게 장 후보는 지역이 낳은 아들 수준의 애정을 받고 있었다. 충남 천안에서 장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대출이자계산금리 대전까지 왔다는 신모(남성·70대)씨는 "나도 고향이 그쪽(보령)인데 거기서 이런 인물이 난 게 얼마나 좋은 일이냐"라며 "장동혁은 충청의 아들"이라고 장 후보를 추켜세웠다.
이어 신모 씨는 "(장 후보에게) 극우 같은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 그게 무슨 극우냐. 쟤네(더불어민주당)들이 빨갱이지"라며 "그걸 때려 잡으려면 (장 후보와 같은 대부이자 ) 쎈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대전 서구 도마동에 거주한다는 강모(여성·50대)씨는 "장 후보가 좋으니까 여기에 왔다. 똑똑하고 잘 생기고 좋은데 이유가 어디 있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우 논란 같은 프레임을) 왜 장 후보에게 뒤집어 씌우느냐. 그렇게 엮으니까 자꾸 (내부 갈등과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며 장 후보를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역시 강성파로 분류되는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적잖은 당원들도 '바꿔 싹 바꿔! 김문수가 한다'는 걸개를 내걸고 그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이유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대전 서구 변동에 산다는 강모(남성·70대)씨는 "김문수는 청명해서 좋다. 대선 나와서 유세할 때 보니까 이 사람이 거짓이 없는 것 같더라"라고 김 후보를 향한 극찬을 쏟아냈다.
충북 보은군에서 왔다는 김모(여성·70대)씨도 "김문수는 사람이 진솔하고 정직하고 미담만 나오지 않느냐"라며 "김 후보는 경기도지사도 했지, 국회의원도 했지 않나. 나머지는 밥벌이하려고 나온 거 아니냐"라고 김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열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13일 대전 서구 배재대 스포렉스홀에서 열린 8·22 전당대회 대전·호남 합동연설회장 앞마당에서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장동혁·김문수·안철수·조경태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혁신파로 세몰이를 하고 있는 조경태 후보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충북 청주시에서 왔다는 남모(여성·50대)씨는 "조경태는 혁신과 개혁의 아이콘"이라며 "조 후보 처럼 항상 소신있게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해야만 국민의힘에 진정한 미래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남 씨는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쪼그라든 이유는 계엄을 계몽이라고 하고 탄핵에 반대해서 극우들에게 표를 구걸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며 "그런 사람들에겐 당을 못 맡긴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조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대전까지 왔다는 함모(여성·50대)씨는 "조경태는 합리적이고 바른말만 하고 6선이어서 이름이 잘 알려진 정치인"이라며 "다른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은 해산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를 응원하는 당원들 역시 그가 가진 '혁신적인 이미지'를 지지의 이유로 꼽았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신모(여성·40대)씨는 "안철수가 제일 혁신적이지 않느냐. 조 후보는 좀 가짜인 것 같고 안 후보가 진짜 혁신인 것 같다"며 "(김문수·장동혁 후보 같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과 어떻게 같이 가겠느냐. 쳐낼 사람은 2선 후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광역시에서 대전까지 안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올라왔다는 송모(남성·60대)씨는 "안철수가 제일 정확하다. (정치) 경험도 많고 똑똑하고, 이래저래 당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안철수 말고 없다"며 "나도 호남에서 왔지만 호남에서 국민의힘 달고 정치하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다. 다 같이 힘 모아서 같이 가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 그걸 하려면 안 후보 말곤 없다"고 강조했다.
지속된 극우 논란과 윤어게인 논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당원들도 있었다. 유성구에 거주하는 신모 씨는 "윤 전 대통령이나 전한길 씨를 우리가 언급해야 하나. 그들이 극우가 아니면 누가 극우란 말이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의 함모 씨도 "전한길 씨는 당원이라 인정하고 싶지도 않다"며 "지도부가 왜 징계 안하고 차일피일 미루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장 후보를 지지하는 대전 서구 강모 씨도 "전한길은 왜 물어보느냐. 그분이 장 후보랑 무슨 상관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조 후보를 지지하는 청주에서 온 남모 씨도 이날 김건희 여사가 구속된 것을 가리켜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 계엄 때 학생이었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이번에 군대도 안 갔다온 대통령이 자기 와이프 살리겠다고 계엄한걸 TV로 보면서 참 코믹했다"며 "진짜 배신자는 윤건희(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다. 본인들이 직접 좌파 오야붕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연설회장 안으로 들어온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배신자' 프레임을 두고 크고 작은 다툼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김 후보 지지자들과 조 후보 지지자들은 비표 수령 문제를 두고 말다툼을 벌였고, 현장을 촬영하러 온 유튜버들 사이에서 신경전이 격해져 육두문자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을 본 대전 중구에서 왔다는 박모(남성·50대)씨는 "당이 잘되자고 이렇게 시간 내서 축제라고 하는 전당대회를 하는데 갈등만 더 깊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나고 어떤 일이 더 벌어질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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