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기업이미지. 스마일게이트 제공


'로스트아크' 등으로 유명한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는 2024년 게임 접근성 테스터(Tester)라는 직무를 만들었다. 신작 게임 출시 전 접속 문제 등을 시험해 보는 개발자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이 직무는 시각·청각·지체장애인도 불편함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스마일게이트는 이 자리에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현재 네 명이 근무 중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이 역할을 만든 것은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니다. 이 회사는 2022년 "좋은 콘텐츠를 즐기려는 욕구엔 국경·연 모바일야마토 령·장애·성별 등 제한이 없다"며 국내 최초로 D&I(다양성·포용)실을 새로 뒀다. 장애인 등이 게임을 할 때 겪는 문제를 풀어 고객층을 넓히기 위한 전략도 담았다. D&I실은 이듬해부터 장애인들이 겪는 애로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패널 제도를 운영했는데 모집이 쉽지 않았다. 장애인 게이머가 많지 않았고 외부인인 이들에게 개발 중인 게임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카카오야마토 받을 수도 없었다. 이에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활용해 게이머를 직원으로 뽑은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에서 근무하는 게임 접근성 테스터들. 스마일게이트 뉴스룸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게임문화포럼 바다신게임 '에서 발표자로 나선 최한나 스마일게이트 D&I실 팀장은 "게임 접근성 테스터는 회사가 개발 중인 게임에 피드백을 제공하고 최신 게임의 접근성 관련 동향을 파악해 회사에 공유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에서 게임 접근성 테스터로 일하고 있는 한지수 주임은 "접근성 문제를 개선하는 데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청각장애인인 그는 '리그 황금성사이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이머를 준비했으나 접근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꿈을 포기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한 주임은 "멀리서부터 소리를 내는 적의 위치를 파악할 수도 다른 플레이어와 실시간 소통을 할 수도 없었다"고 했다.
초기 단계지만 스마일게이트는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게임 접근성 개념 사아다쿨 과 사례'를 전자책(e북)으로 발간한 게 대표적. 최 팀장은 "D&I실이 만들어진 2022년만 해도 국내에 게임 접근성 관련 연구 자료가 아예 없었다"고 했다. 또 같은 해부터는 접근성 문제를 개선한 인디 개발업체에 개발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퍼즐 액션 어드벤쳐 '모노웨이브'를 제작한 스튜디오BBB를 비롯한 여섯 곳이 2억3,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최 팀장은 "핵심 접근성 문제 약 서른 건을 개선했다"며 "또 다른 게임사도 우리를 따라 게임 접근성 테스터라는 직무를 만들었다"고 했다.
백민정 스마일게이트 다양성·포용 최고책임자(CDIO)는 "콘텐츠 기획과 제작 전반에서 게임 접근성 개선 관점을 녹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부산=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