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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에게 1심에 이어 징역 1년 구형 정 감독 "특수 건조물 침입이라는 형법적 틀, 또 다른 형태의 검열"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을 취재하다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의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또다시 징역 1년형을 구형했다. 정 감독 측은 경찰 야마토게임 의 수사, 검찰의 기소, 정 감독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1심 판결 모두 잘못됐다며 공소 기각 또는 무죄를 주장했다.

26일 서울고등법원 제8형사부 심리로 정윤석 감독에 대한 마지막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검사는 정 감독이 폭동을 일으킨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의 대치를 지켜보다 법원 건물로 들어가 촬영하다 체포된 것을 두고, 릴게임종류 다중에 의해 평온이 깨진 상태에서 주거 등에 침입해 불법성을 증대시킨 것도 침입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또 1심 재판부가 정 감독에 대한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며 단순 건조물침입죄만 인정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것을 두고 범행의 중대성, 행위 태양, 다른 공동 피고인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항소심 재판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부에 징역 1년형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정 감독 측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공소 기각 또는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먼저 검찰의 기소는 실제 정 감독 소재·일시와도 불일치함에도 그를 폭도들과 한 데 묶어 기소했다며 “소추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한 자의적 공소권 행사로서 위법하다”고 했다. 예컨대 공소 사실에는 정 감독 등 피고인들이 지난 바다이야기슬롯 해 1월19일 오전 3시경 서부지법에 들어갔다고 돼 있으나, 실제 정 감독은 자택에 있다 오전 3시38분경 택시에 탑승해 법원으로 이동했으며 법원 인근에서 1시간가량 상황을 지켜보다 오전 5시15분께 내부에서 '펑' 소리를 듣고 이미 열려 있는 법원 입구로 들어가 상황을 기록했다고 했다.
같은 현장을 취재한 JTBC 취재진은 서부지법 내부 골드몽 에서 폭동 현장을 실시간으로 촬영했고 이를 통한 보도가 각종 증거로도 사용된 반면, 정 감독의 취재 목적이나 기록 활동은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정 감독 촬영본은 JTBC 다큐멘터리에도 일부 활용됐다. 정 감독 측 변호인단은 헌법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고 국제 규범에 따라 저널리스트의 권리가 보장된다고 짚었다. 앞선 1심에서 검사가 징역 1년형을 구형한 뒤 박찬욱·김성수 감독 등 영화인 2781명, 일반 시민까지 1만5000여 명이 정 감독 무죄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지난 1월19일 오후 서부지법 내부가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정 감독 측은 경찰의 체포와 이어진 수사 과정도 위법하다고 했다. 정 감독은 폭동을 벌인 이들이 체포되기 시작한 뒤에 현장에 도착했고 경찰도 정 감독을 현행범 체포 대상으로 판단하지 않았으나, 정 감독이 체포되는 과정에서 얼굴 등에 45차례 최루액이 분사됐다는 것이다. 체포 통지서에 '주거침입'으로 돼 있던 혐의가 '공동 주거 침입'으로 바뀌고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과정에선 정 감독 측 변호인이 추후 2차 조사를 받기로 했으나 추가 조사 없이 공소 제기가 이뤄졌다고도 했다.

정 감독 변호인은 변론을 마무리하며 “피고인의 촬영은 폭력과는 다르다”며 “피고인은 예술인이자 언론인인 저널리스트로서 공권력을 신뢰하는 바탕 아래 객관적인 위치에서 폭력에 개입하지 않고 촬영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침탈 행위에 가담한 자들은 엄격하게 처벌되어야 한다. 다만 그 엄정한 처벌 속에서도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공소 제기만으로, 유죄를 선고 받은 것만으로, 무고한 피고인은 고통을 받고 있다. 이는 밖에 있는 예술인, 수많은 저널리스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 참여한 정 감독은 직접 최후 진술에 나서 “저는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 권력에 의해 블랙리스트로 낙인 찍혀 배제되었던 예술가”라며 “10년이 지난 지금 저는 특수 건조물 침입이라는 형법적 틀에 갇혀 또 다른 형태의 검열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술가의 용기가 유죄가 된다면 앞으로 닥쳐올 또 다른 국가적 위기와 재난 앞에서 그 어떤 창작자들도 용기 내어 진실을 마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 재판은 한 개인의 유무죄를 가리는 것을 넘어 우리 시대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세우는 역사적 판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 감독은 “예술가로서 지켜왔던 제 삶의 원칙은 굉장히 단순했다. 바로 '나를 지키고 남을 돕는 것'”이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가 가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기준이 바로 법치주의다. 하지만 예술가로서 지켜봤던 한국 사회는 언제나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라며 “법의 관대함이 강자에게 쏠리고 약자에게 원칙을 강조하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것을 수십 년 동안 오랜 시간 지켜봤다”라고 했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헌법적 가치인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는 진정한 문화 국가임을 증명할 수 있도록 재판장님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결 부탁드린다”고 했다.
재판부는 내달 24일 정 감독과 서부지법 폭동에 가담한 이들에 대한 선고기일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