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대구 용계초등학교에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영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는 문제가 틀리면 답과 지식을 알려주고, 비슷한 문제를 내줘서 그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게 탄탄히 기초를 올려주는 것 같아요.”
AIDT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한지 한 달이 지난 대구 용계초등학교 4학년 임성호 군의 말이다. 10일 교육부가 올해부터 선택적으로 도입한 AIDT를 대부분의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구의 초등학교·중학교 교실의 풍경은 ‘서책형 교과서’를 사용하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랐다.
이날 대구 용계초등학교와 덕화중학교에서 만난 교사와 학하나대투CMA
생들은 AIDT를 활용해 조별 토론, 과제 수행, 영어 발음 연습, 영어 발표, 수학 퀴즈 등을 진행했다. 완전하진 않더라도 교사와 학생이 AIDT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개별 맞춤형 수업이 이뤄졌다.
수학 수업에 참여한 용계초등학교 학생들은 AIDT를 통해 각자 문제를 풀고, 서로의 문제 풀이 과정에 댓글을 달고 잘 푼 학생에게는 ‘바다이야기규칙
좋아요’를 눌러줬다. 일방적인 수업이 아닌 ‘소통’을 중시하고, 그룹 활동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다. 교사는 AIDT를 통해 학생이 정답을 맞혔더라도 문제 풀이 과정이 틀린 것을 확인하고 학생별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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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수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용재 기자


3학년 이가원 양은 “AIDT는 수학 문제를 풀고 틀린 답을 바로 알려줘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라며 “틀린 문제, 다른 문제, 나아가서 시험 문제까지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해당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수학 수업을 진행한 10년 차 교사 이동엽 선생님은 “기존 서책형 교과서의 경우 똑같은 것을 반복하다 보니 학생들이 지루해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AIDT를 활용하다 보니 학생들이 더 몰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며 “기존에는 결과물만을 통해 개별적으로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했다면, AIDT를 활용할 때는 학생 개인별로 무엇이 부족한지 바로 평가하고 이해하는N뮤직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영어 수업 역시 서책형 수업과는 완전히 달랐다. 개인별로 지급된 AIDT 태블릿에 아이들이 영어 문장을 녹음하면 AIDT는 학생 개인별로 영어 발음을 채점해 준다. 해당 학생의 발음 점수가 낮을 경우 재차 녹음을 요구하고, 높은 점수가 나올 때까지 맞춤형으로 연습을 시키는 식이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왜 0점이 나왔지’ 하면서 스스로 다시 녹음을 해보기도 하고, 낮은 점수가 나온 옆자리 학생을 도와주기도 했다. 일부 태블릿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학생의 경우 해당 수업 교사가 개별적으로 지도해 주자 금방 수업에 적응하기도 했다.



10일 오전 대구 용계초등학교에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용재 기자


이날 오후 방문한 대구 덕화중학교의 AIDT 활용 수업도 이와 유사했다. 중학교 AIDT 활용 수업 현장은 초등학교와는 달리 사뭇 진지하면서도 더 높은 참여도를 보였다.
수학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교사가 AIDT를 통해 내주는 ‘스피드 퀴즈’에 참여하면서 게임 하듯이 수업에 몰입했다. 학생들이 화면만 쳐다보며 수업을 진행해 ‘디지털 과몰입’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현장에서는 공통으로 학생들이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칠판을 통해 수업을 진행했다.
덕화중 1학년 박지우 양은 “종이로 공부할 때는 교과서에 문제가 적어서 한계가 있었는데, AIDT를 사용하니 교과서에 없는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다”라며 “AIDT를 사용하니 학원을 안다니더라도 예습과 복습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10일 오후 대구 덕화중학교 임선하 수학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김용재 기자


다만 AIDT를 도입시키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장벽도 여전하다. 도입 과정이 복잡하고, 교사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우선 학생들을 AIDT 전용 플랫폼에 ‘가입’ 시키는 것이 문제다. AIDT를 활용하기 위해선 이메일 인증 등을 거쳐 ‘교육 디지털 원패스’, ‘인공지능교과서 포털 로그인’, ‘교과서 별 개인정보 제공 동의’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용계초 최희정 교사는 “디지털 원패스를 가입시키는 과정에서 업무량이 좀 가중되는 게 고충이었다”라며 “아이별로 개인정보 동의를 얻고 안내를 다시 해야 하고 하는 과정이 약 한 달 정도 필요한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임성호 군 역시 “아이디와 비번을 외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 기기가 먹통이 되는 등 인프라 문제도 발생하기도 한다. AIDT 활용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AIDT 태블릿이 종종 느려질 때가 있어서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 교육부는 대책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개인정보 동의를 한 번에 처리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과정을 간소화해 교사들의 고충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기가 먹통이 되거나 하는 인프라 문제는 접수되는 대로 바로바로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10일 오후 대구 덕화중학교에서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영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AIDT 확대 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자율 선택’으로 시행되는 올해 전국 학교에서 신청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보고 2학기 전 추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실제로 교육부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 평균 AIDT 도입률은 33%에 그친다. 시도별 차이도 천차만별이다. 대구는 AIDT 도입률이 100%지만, 세종의 경우 도입률이 8%에 불과하다.
AIDT 활용 학교 현장을 방문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DT는 수업 자체를 크게 전환하는 도구”라며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문제없이 능숙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니 이 정책이 현장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활용 수업을 처음 참관했는데 아이들이 정말 즐겁게 수업하는 모습이 너무 좋은 것 같다”라며 “AIDT를 잘 만들고 보급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활용해서 교사들이라고 보기에 앞으로 AIDT를 활용할 모든 교사께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