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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치실의 모습
ⓒ 나눔과나눔
시신을 보관하는 곳, 안치실은 대부분의 고인이 거쳐 가게 되는 곳입니다. 사망하고 난 뒤 24시간 동안은 화장을 할 수 없거든요.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인을 어딘가에는 모셔두어야 합니다. 보통의 경우 안치실에 머무르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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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장례는 통상 3일 동안 치러집니다. 그 중 마지막 날은 보통 장지로 이동하는 날이니 그마저도 반나절을 꼬박 채우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정서상 이곳에 시신을 오래 보관하지 않습니다. '차디찬'은 안치실이라는 단어 앞에 흔하게 붙는 수식이거든요. 화장장 부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4일장, 5일장을 치렀다는KSTAR우량회사채 주식
기사에는 사랑하는 가족을 안치실에 오래 두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는 유족의 인터뷰가 따라옵니다.
우리는 숨을 거둔 고인의 육신을 빨리 보내주어야 합니다. 화장이든, 매장이든 사회적으로 합의된 적절한 방법을 통해서요. 안치실에 3일 이상 모셔두는 것은 그렇게 적절한 방법으로 떠나보내지 못하고 이승에 고인을 묶어두는 잔인한 일이 될 수 있습니sk컴즈 주식
다.
그런데 이런 안치실에 오래 머무는 고인들이 있습니다. '무연고 사망자'입니다. 평균적으로 '무연고 사망자'의 안치 기간은 약 한 달입니다. 3일을 꽉 채우지 않는 다른 고인에 비해서 10배 넘는 시간 동안 안치실에 모셔져 있는 셈입니다.
'무연고 사망자'가 되기까지
왜 '무연고 사망자'의 안치 기간오션파라다이스7게임
은 평균 한 달이나 소요될까요? '무연고 사망자'의 긴 안치 기간은 행정 처리에 걸리는 시간과 비례합니다. '무연고 사망자'란 사망한 고인의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거나, 연고자가 있으나 거부·기피한 경우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누군가 사망했을 때, 그를 '무연고 사망자'로 확정 짓기 위해서는 연고자를 찾는세우글로벌 주식
과정이 필수로 수반됩니다. 고인이 병원에서 사망한, 이른바 병사라면 병원은 고인을 장례식장 안치실로 모시겠지요. 그 후 장례식장은 연고자가 나타나길 기다릴 것이고요. 나타나지 않는다면 지자체에 '무연고 사망자' 행정 처리를 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고인이 병원 밖에서 사망해 변사로 구분되었다면 그때는 경찰이 개입합니다. 범죄 유무를 가리고 연고자를 찾아 사건의 경위를 설명한 후 시신을 인수할지 묻습니다. 여기서 시신을 인수하게 되면 그걸로 끝입니다. 가족이 장례를 치를 테니까요. 하지만 피치 못할 이유로 인수를 할 수 없다면, 이후에는 지자체로 공문이 넘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무연고 사망자' 행정 처리 공문이 지자체로 넘어오게 된 이후에는 연고자를 찾는 일이 시작됩니다. 경찰이 이미 연고자를 찾았던 경우라도 지자체에서 다시 한번 찾게끔 되어 있습니다. 지자체 공무원은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해 고인의 배우자를 찾고,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해 부모와 자녀를 찾고, 제적등본(예전의 호적)을 발급해 형제자매를 찾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시신 인수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공문에 바로 응답해 주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거든요. 만약 공문에 바로 응답해 연고자 모두가 시신위임서를 작성하거나, 시신을 인수하겠다고 하면 이후의 소요가 많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응답이 없다면 14일을 기다려야 합니다. 14일 이후에도 응답이 없다면 시신 인수를 기피한 것으로 확정할 수 있거든요.
이 모든 과정을 거친 이후에 장례를 치를 연고자가 없다면 고인은 마침내 '무연고 사망자'가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바로 안치실을 떠날 수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지자체는 시신을 화장할 장례식장이나 위탁 업체 등에 공문을 보내야 하고, 장례식장과 위탁 업체 등은 공문을 받아 든 후에야 화장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연고 사망자'가 적은 지자체라면 여기서부턴 통상적인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서울의 경우는 다릅니다. 하루에 네 분, 많으면 여섯 분의 '무연고 사망자'를 화장해야 하므로 공문이 접수된 후 화장되기까지 5일에서 7일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사는 것도 힘든 세상인데, 죽음마저 버겁고, 죽음 이후의 마무리마저 힘듭니다.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에는 더 그렇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 글에 적힌 행정 절차의 예시는 특별한 일 없이 무탈하게 진행됐을 때라는 점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무수히 많은 변수가 발생합니다. 고인의 사인이 범죄의 영역이라면 수사가 길어지는 동안 안치 기간도 늘어나게 됩니다. 어떤 때는 병원이나 장례식장이 '무연고 사망자' 행정 처리 의뢰 공문을 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안치되어 있었던 고인도 있고, 길게는 3년 동안 안치되어 있던 고인도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병원이나 장례식장이 지자체에 행정 처리를 의뢰하지 않는다면 지자체는 고인의 존재를 알 길이 없습니다. 이런 경우엔 사망신고도 같이 늦어지게 되니까 고인은 죽었지만, 죽은 사람이 아니게 되는 겁니다.
모두가 바라는 것
▲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중 서울시립승화원에서 고인을 화로로 봉송하고 있다
ⓒ 나눔과나눔
"안치실에 있는 친구가 매일 꿈에 나타났어요. 여기 너무 춥다고, 도와달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 추운 곳에서 오랫동안 있게 해서 너무 미안해요. 미안해서 한 달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에 참석한 사별자들은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지자체와 안치실을 운영하는 장례식장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자체가 안치료를 지급하지 못하거나, 예산을 편성해 일부 지급하더라도 장례식장 입장에선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무연고 사망자'의 안치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법률과 지침이 정한 행정 절차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사망자 앞에 '무연고'라는 수식을 붙일 때 우리는 아주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연고자를 철저하게 찾아 의사를 묻는다는 것은, 혹시라도 고인의 마지막을 놓칠 수도 있는 이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당장 떠오르는 생각은 14일의 기다림을 단축하는 것입니다. 공문을 받아 든 연고자가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살펴볼 여지는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14일이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행정 업무에서 소요되는 시간도 확연히 줄어들 것입니다. 어쩌면 한 달이라는 평균 안치 기간에서 일주일 정도를 단축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가장 이상적인 해법은 우리가 죽음과 장례에 대해 터부시하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하며, 미리 의사를 밝히고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오는 것입니다. 그런 세상이 온다면 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겠지요. 자신이 '무연고 사망자'가 될 것이 걱정인 사람은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세상,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장례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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