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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8-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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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경기)=정순민 기자】 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골짜기,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에 고품격 한국정원이 문을 열었다. 우리 정원 문화의 전통과 맥을 다시 잇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품고 탄생한 '메덩골 한국정원'이다.
지난 1일 소프트 오프닝에 이어 오는 9월 1일 정식 개장하는 메덩골 한국정원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를 위해 전남 강진에 있는 백운동 별서정원을 비롯해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 경주의 소나무밭 등을 참조했다. 하지만 전통을 단순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에 맞게 재 연간상여금 해석하고 그 위에 철학과 예술, 그리고 감성을 더했다.
영화 '서편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남도돌담길'
25t 트럭 300대 분량의 돌을 공수해 서민임대아파트 조성한 '메덩내'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첫 공간은 '민초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돌담길과 빨래터, 그리고 서낭당 나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남도돌담길에는 푸른 청보리와 벼, 대파, 들깨, 가지, 고추 등을 심었고, 25t 트럭 300대 분량의 상황버섯자연산 돌을 전국에서 공수해 조성한 냇가에는 김홍도의 풍속화를 참고해 빨래터를 만들었다. 또 '메덩내'라고 이름 붙여진 냇가에는 벼락 맞은 회화나무 한 그루를 심어 예부터 마을 어귀를 지키며 잡귀를 물리치던 서낭당을 재현했다.
옥빛 연못과 정자가 인상적인 ' 학자금대출사금융 용반연'
메덩내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그 끄트머리에서 '용반연(龍返淵)'을 만나게 된다. 옥빛 연못과 섬휘루(蟾輝樓)라는 이름의 정자가 어우러진 메덩골 내 최고의 핫플레이스다.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으로도 손색 없는 이곳 연못에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버들치와 산천어가 떼 확인하 지어 다니고, 연못 한가운데에는 두꺼비를 닮은 서섬암(瑞蟾巖)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신비로움마저 자아낸다.
선비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파청헌'(왼쪽)과 '재예당'
재예당 앞마당에 있는 물고기 모양의 '원주암'
재예당에서 열리는 국악 공연
용반연 바로 옆으로는 '선비들의 풍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파청헌(把靑軒)과 재예당(載藝堂)이 있다. '푸르름을 잡는 집'이라는 의미의 파청헌 앞마당에는 푸른 하늘을 담고 있는 작은 연못 '함소연(咸蘇淵)이 있고, 국악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는 재예당 너른 마당에는 물고기 형상의 원주암(元?巖)이 그림 속 바위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빈 공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바위가 주는 압도감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그에 따른 심미적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게 메덩골 측의 설명이다.
경주 솔밭에 조성된 '문파샘길'
재예당 마당을 지나 메덩골 맨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국인의 정신'과 마주할 수 있는 경주 솔밭과 병산서원을 오마주한 선곡서원(旋谷書院)이 나온다. 경주 솔밭을 이루고 있는 소나무들은 부지 매입 당시부터 있던 것으로, 경주 최부자의 높은 덕망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상징한다. 또 소나무 숲 사이로는 경주 최부자 집안의 마지막 부자로 알려진 독립운동가 최준 선생(1884~1970)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의 호를 따 '문파(汶波) 샘길'을 만들었다.
경주 솔밭을 지나면 나오는 '선곡서원' 취병루
안동 병산서원을 오마주한 '선곡서원' 중정
메덩골 한국정원의 하이라이트는 솔밭 너머에 있는 선곡서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73)의 작품인 선곡서원은 안동에 있는 병산서원을 재해석한 건축물로, 콘크리트 프레임으로 올려 세운 취병루(翠屛樓)와 우뚝 솟아 있는 독락(獨樂)의 탑이 압권이다. 서원 안에는 일종의 강의 공간인 지일당(志壹堂) 외에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재와 작은 카페가 있어 잠시 쉬었다 가기에도 좋다.
식음 공간으로 사용되는 '위버하우스'
최고의 정원을 꿈꾸는 메덩골 정원은 아직 미완성이다. 한국정원과는 또 다른 감성의 현대정원이 여전히 공사 중이어서다. 식음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위버하우스를 제외하면 비지터센터를 겸한 '디오니소스'를 비롯해 니체의 '미로', 플라톤의 '이데아', 어린왕자의 '여정' 등이 아직도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류재용 메덩골정원 대표는 "현재 니체 철학을 바탕으로 조성 중인 현대정원의 공정율이 80~90%를 보이고 있어 내년 4~5월이면 완전 개방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현대정원까지 문을 열어 완전체를 이루면 메덩골 정원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정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정원 #선곡서원 #승효상 #취병루 #메덩골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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