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일본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겐시가 첫 한국 공연을 하고 있다. 요네즈는 이날 공연에서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영상을 내보내며 노래하는 연출로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지난 22일 인천 영종도 끝자락에 있는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 앞은 일본 톱스타 요네즈 겐시의 첫 한국 콘서트 첫날 무대를 보러 온 20대 관객들로 북적였다. 지난해 10월 예매 개시 직후 이틀치 2만2,000여 석이 곧바로 매진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이 공연은 국내 음악시장에서 날로 지분을 키우고 있는 J팝의 현주소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日 요네즈 겐시 내한공연,
야마토게임방법 20대가 64.8%
요네즈는 2009년 보컬로이드(실제 사람 목소리 데이터에 음표 정보를 입력해 음원을 만드는 프로그램) 프로듀서로 음악을 시작해 2012년 정식 데뷔했는데, 작사?작곡?편곡?믹싱?연주?가창은 물론 영상과 아트워크를 직접 제작하는 천재 아티스트로 국내에도 적잖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록 성향이 강한 팝 음악을 중심으로 다
황금성게임동영상 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그는 이날 공연에서도 2시간 동안 감각적인 영상과 조명을 배경으로 히트곡들을 쏟아내며 음악적 재능을 펼쳐 보였다.
일본 드라마 ‘언내추럴’ 삽입곡으로 J팝 뮤직비디오 최초로 유튜브 누적 재생 수 9억 회를 돌파한 ‘레몬’을 비롯해 ‘레이디’ ‘킥 백’ 등 히트곡에선 ‘떼창’이 터져 나왔고, 일본어로만 건네는 인사말
해저이야기사이트 에도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으로 화답했다. 그는 “한국 관객이 어떤 느낌을 받아줄지 조금 불안했지만 오늘이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날”이라고 했다.
그가 데뷔 13년 만에 한국을 처음 찾은 건 최근 국내 20, 30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J팝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 23일까지 이틀간 요네즈의 공연을 찾은 관객은 20대가 64.8%로
LG하우시스 주식 압도적이었고 30대가 18.4%, 10대가 10.1%였다. 지난 1년여 사이 아도, 요아소비, 킹 누, 오피셜히게단디즘, 미세스 그린 애플, 후지이 가제 등의 단독 콘서트가 줄을 이었는데 이처럼 일본 차트를 좌지우지하는 동시대 톱스타들의 내한공연 러시는 1998년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다음 달엔 '일본의 아이유'로 불리는 아이?이
주식정보카페 내한공연을 하고, 남성 싱어송라이터 유우리도 5월 한국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연다. J팝 붐을 타고 박효신의 '눈의 꽃' 원곡으로 유명한 나카시마 미카도 데뷔 24년 만에 5월 첫 내한공연을 한다.
디지털 플랫폼 재편에 해외 노리는 J팝
일본 싱어송라이터 아이?. 엠피엠지 제공
아직도 TV나 라디오에선 거의 접할 수 없는 일본 대중음악이 국내 청년 문화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것은 매체 환경 및 일본 음악 산업의 변화 때문이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이 등장하기 전만 해도 일본 음악의 주요 전달 창구인 일본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을 공식 유통경로로 접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었고, 일본 기획사들이 CD 판매 하락을 우려하며 스트리밍 제공을 꺼린 탓에 해외에서 유튜브나 음원 플랫폼에서 일본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접하기도 쉽지 않았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주류 매체로 떠오르는 사이 일본 음악 산업에선 아이돌 그룹들이 힘을 잃고 밴드와 싱어송라이터 중심으로 재편됐다. 세계 음악 산업 2위 규모인 일본 내수 시장에 치중하던 일본 아이돌 음악계도 최근 들어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적응하며 세계 시장을 제패한 K팝이 적잖은 자극이 됐다.
K팝 연구자이자 동아시아 근현대사 연구자인 야마모토 조호 일본 리쓰메이칸대 강사는 본보와 온라인으로 만나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음악 산업의 흐름 속에 일본의 폐쇄적 구조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며 글로벌 전략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K팝의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 SNS를 활용한 글로벌 팬덤 구축, 다국어 콘텐츠 전략 등이 일본 기획사에 강한 자극이 됐고 한국 현지에서 직접 배우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팝 요소 넣어 한국 진출하는 일본 아이돌
J팝 최대 기획사였던 자니스의 몰락과 맞물리며 한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 기획사도 늘고 있다. 일본 대형 기획사 에이벡스는 지난 26일 일본인으로 구성된 보이그룹 원 오어 에이트(One Or Eight)를 선보였고, 앞서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도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를 세워 일본 걸그룹 코스모시를 국내 데뷔시켰다.
일본의 8인조 보이 그룹 원 오어 에이트가 26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한국 데뷔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신곡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흥미로운 건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회사들이고 K팝의 요소를 적극 도입해 제작한 아이돌 그룹들인데도 정작 한국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은 무척 조심스럽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 기업의 문화적 특징도 있지만 한국 시장 진출이 궁극적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 오어 에이트 멤버 네오는 이날 간담회에서 “K팝과 J팝, (서양) 팝 모두의 영향을 받아 우리만의 음악을 만들고 싶다”면서 “월드 투어를 돌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강사도 “일본 기획사들이 한국을 통해 일본인 그룹을 데뷔시키는 이유는 한국 시장 자체를 목표로 삼는다기보다 ‘K팝을 통한 데뷔’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일종의 인증 수단 또는 브랜드 가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 시장은 단순한 목적지가 아닌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경유지”라고 설명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