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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역 인근에는 조 사장이 운영하는 커피숍 말고도 경쟁 커피 매장들이 많다. 저가 커피숍도 여럿 있고, 바로 옆 편의점에서도 싼 커피를 팔고 있다. 그런 커피 전쟁터에서 프리미엄 가격으로 승부해 작은 매장에서 성공한 비결은 뭘까?
꿈꾸던 자리에서 시작된알라딘온라인릴게임
창업
조민영 사장은 학교 졸업 후 사무직으로 일했다. 그러나 늘 마음 한켠에는 자신만의 카페를 열어보고 싶다는 꿈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첫 창업은 ‘무작정 도전’이었다. 아차산 등산로 인근,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있는 커피 매장을 인수해 운영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정리했다. 커피숍은 운영이 쉽다고들 한다. 하지만 커피 기계 작동과 고MMF통장
장 관리, 메뉴 개발 등 초보자에게는 하나하나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배운 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리고, 어떤 자리에 들어가서 카페를 해야 하고, 단골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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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토 창동역점 전경. <부자비즈>
서울 창동역 매장은 그가 오래전부터 눈여피에스앤지 주식
겨본 자리였다. 역세권과 아파트 단지가 맞닿아 있고, 저녁이면 먹자골목 손님이 몰려드는 이상적인 입지였다. 장소가 좋다 보니 권리금도 있어 외식업을 하는 이모와 동업하기로 했다. 젊은 나이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가볍지는 않았지만 좋은 자리라는 판단으로 주저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개인 카페가 아닌 프랜차이즈, 그중에서도 ‘취향에 따라 고르는 커피’라는 독특한 포지셔닝을 가진 셀렉토커피를 선택했다. 개인사업을 할 때와 달리 인테리어, 설비, 상품, 메뉴 교육과 개발, 마케팅까지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쉽게 진행됐다. 첫 창업을 개인 창업이 아닌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시작했다면 그 고생을 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후회도 했다. 특히 가맹본사의 창업 프로모션 덕분에 인테리어 비용 절반을 절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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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토 창동역점 내부 전경. <부자비즈>
2023년 8월 문을 연 창동역점은 불과 10평이 좀 넘는 규모지만 하루에도 수십 명의 단골이 드나드는 활기찬 공간이다. 평일 점심에는 주변 직장인으로 북적이고, 저녁에는 술자리를 마친 사람들이 편하게 들른다. 금·토요일에는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불을 밝히며 늦은 시간대 고객 수요까지 흡수한다.
월 매출은 2000만 원을 훌쩍 넘었다. 단순히 유동 인구 덕분만은 아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원두를 고르고, 밝게 맞이하는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계절별로 준비된 디저트와 특별 메뉴를 즐긴다. 작은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경험의 밀도가 곧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조 사장이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창업 초기에는 겨울철 매출이 지금처럼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갈수록 단골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계속 우상향했고 지금처럼 지역 사회에 뿌리내린 사랑방 같은 카페가 되었다.
성공의 비결, 경영학 이론으로 풀다
조민영 사장의 카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차별화(Differentiation)다. 주변에 커피 경쟁점이 많았지만 조민영 사장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내가 이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경쟁자가 들어오면 큰일이지만, 경쟁자가 많은 상권에 내가 들어갈 때는 나름 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조민영 사장이 아메리카노 3000원대 프리미엄 가격으로도 자신감을 가졌던 이유는 취향 따라 원두를 고를 수 있다는 다양한 옵션과 원두에 대한 전문성이었다.
마이클 포터의 경쟁 전략 이론에서 강조하듯 동일한 제품을 같은 방식으로 제공하는 한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셀렉토커피는 브랜드 초기부터 ‘5가지 원두 선택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자기 취향을 존중받는 경험을 제공해온 브랜드다.
다크 초콜릿 같은 묵직한 원두, 견과류 풍미가 가득한 고소한 블렌드, 산뜻한 산미를 가진 화사 원두까지 고객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커피를 고를 수 있다. 이 작은 선택권은 곧 ‘나만의 커피’라는 브랜드 충성도를 만들어 든든한 단골층을 구축한 비결이다. 취향 따라 고르는 원두는 특히 30·40대 젊은 고객층에게 인기가 좋다.
취향별 원두를 제공하기 위해 셀렉토커피에는 전자동 커피 그라인더가 4대나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고객이 고른 원두를 선택해 커피를 만든다. 가맹본사에서는 종류별로 다양한 원두의 신선도 관리를 위해 소포장으로 원두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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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토 창동역점 커피 그라인드. <부자비즈>
둘째는 서비스 마케팅(Service Marketing)이다. 조민영 사장은 “일은 가르칠 수 있지만 친절은 가르치기 어렵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직원 채용 단계부터 태도를 중요하게 본다. 이는 서비스 마케팅 7P 이론 중 ‘People’ 요소를 강화한 사례다. 하지만 아무리 신중하게 채용해도 아르바이트생과 사장의 서비스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픈과 마감은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겨도 중요한 시간대에는 반드시 직접 고객을 응대하려고 노력한다. 조민영 사장이 약속이 있는 날은 사촌언니가 매장을 관리한다.
셀렉토 창동역점의 고객은 다른 지역보다 연령층이 높은 편이다. 점심시간 대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많이 와 20·30대도 많지만, 그 외 시간대에는 아날로그 세대인 40대 이상이 많다. 그래서 단골 고객과 친구처럼 대화하고, 고령층 고객에게는 부모 세대를 대하듯 따뜻하게 응대한다. 이 방식은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관계 관리(CRM)로 이어졌다. 가족처럼 대화를 나누는 단골들이 많다. 단골들은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매장을 지탱하는 충성 고객으로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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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토 창동역점 간판. <부자비즈>
셋째는 경험 경제(Experience Economy)다. 셀렉토 창동역점은 공간 전략과 경험이 좋다. 가맹본사에서 작은 매장을 매우 효과적으로 설계했다. 가게 오른쪽 면에 주방을 일자로 배치해 창을 만들고, 매장에 들어오지 않아도 테이크아웃 주문이 가능하게 했다. 왼쪽 면으로 붙박이 소파를 배치했고 그 앞에 테이블을 두었으며 창 쪽으로 1인석 바를 만들었다. 그래서 최대 인원을 수용하면서도 넉넉한 공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인테리어도 인근 커피숍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띈다. 크림 베이지색의 고급스럽고 심플한 인테리어가 돋보이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매장으로 오르는 계단 옆 공간을 활용해 봄·가을에는 거리와 행인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작은 야외 테라스도 설치했다. 또 인근 꽃시장에서 생화를 구매해 매장을 장식한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아니라, 예쁜 인테리어, 작은 테라스, 매일 비치되는 생화 같은 요소들이 고객의 감각적 경험을 자극한다. 이는 조셉 파인과 제임스 길모어가 말한 ‘경험을 파는 시대’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고객은 단순히 음료 한 잔의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서의 체험 가치를 소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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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토 창동역점 메뉴. <부자비즈>
넷째는 가격을 낮춰 대량으로 판매하는 대신 높은 단가와 가치 차별화를 통해 수익을 확보한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싸서 사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어서 사는 것”이라는 인식을 주는 ‘가치 기반 가격’(Value-Based Pricing) 전략이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1500원 대신 3200원에 팔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원가 때문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원두 선택권·서비스 차별화가 프리미엄 가치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프리미엄 프라이싱 전략의 장점은 인건비를 절약하고 운영도 더 심플해진다는 점에 있다. 가격을 파괴해 많이 팔면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를 추구해야 해 일이 더 힘들어지고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반면 프리미엄 프라이싱 전략은 적은 고객이어도 다양한 경험·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면서 높은 마진을 남기는 구조인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 관점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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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토 창동역점 베이글 메뉴. <부자비즈>
다섯째는 제품 다각화(Product Diversification)다.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사이드 메뉴와 커피에 곁들일 수 있는 다양한 베이커리와 디저트는 객단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가맹본사에서 매장 구성을 효율적으로 해서 작은 매장이지만 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내점 고객들은 대부분 커피만 마시지 않고 사이드 메뉴를 곁들인다. 주부들이 함께 오면 여러 가지 케이크나 빵을 곁들이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이드 메뉴가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완하고,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 메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여섯째는 시장 지향적 경영이다. 창동역 1번 출구는 관공서도 있고 주점도 많아 늦은 시간까지 고객층이 있다. 조민영 사장은 이런 상권의 특성을 반영해 매장을 평일 새벽 1시, 금·토는 새벽 2시까지 운영한다. 다른 매장들이 문을 닫은 시간에 영업을 하는 것은 상권 내 고객에게 특별한 서비스다. 또 점심시간 이후 매장을 찾는 40·50대 이상의 고객에게 친밀감을 주는 따뜻한 응대도 상권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일곱째는 개인 매장이 아닌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아직 젊은 나이라 창업자금이 넉넉하지 않았던 조민영 사장은 창업 당시 가맹본사의 지원으로 인테리어비를 50% 지원받은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맙게 생각한다. 또 개인 매장을 운영할 때는 시즌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커피 제조와 서비스에만 신경 쓰면 돼 신메뉴 개발에 대해서는 걱정할 게 없다. 요즘 갈수록 카페들의 메뉴 경쟁이 치열해져 계절별 신메뉴, 커피와 곁들일 과자와 베이커리류가 매출을 견인하는 데 중요한데, 그 고민에서 해방되니 고객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또 개인 매장을 운영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커피 기계의 고장이었다. 당장 영업을 해야 하는데 설비 관리에 문제가 생기면 물어볼 데도 없고 발만 동동 굴렀다. 무엇보다 개인 매장을 할 때는 혼자라는 외로움이 컸다. 반면 프랜차이즈는 궁금하면 언제든지 슈퍼바이저에게 물어볼 수 있고 슈퍼바이저가 정기적으로 매장을 방문하기 때문에 혼자가 아닌 함께 뛰어주는 파트너가 있다는 든든함이 있다.
젊음과 끈기가 만든 길
20대는 ‘배움의 시기’로 여겨진다. 친구들과 좋은 곳을 다니며 젊음을 즐기고 싶은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민영 사장은 20대를 창업과 성장의 시기로 전환했다. 긴 시간 동안 매장을 지키며 휴일 없이 몸소 서비스의 중요성을 체득했다. 친절을 기반으로 한 고객 관리, 본사와의 협력적 관계, 가족과 함께하는 안정적인 운영 구조까지 그녀의 매장은 작은 공간에서 성과를 만들어가는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조민영 사장의 말처럼 창업은 회사 생활보다 힘들고 개인 시간은 줄어들지만 그만큼 성취감은 크다. 열심히 한 만큼 성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또 매일 매장을 찾아주는 고객과 관계를 맺는 일이 즐겁다. 중요한 것은 상권과 브랜드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고객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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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영 셀렉토 창동역점 사장. <부자비즈>
치열한 카페 시장에서 오피스빌딩이 즐비한 상권도 아니고, 매장 규모도 작고, 경쟁자가 많은 곳에서 프리미엄 가격으로 월 20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입지 선정의 전략, 차별화된 고객 경험, 서비스 중심의 운영, 그리고 계절별 특화 상품이 결합된 결과다. 경영학 이론으로 해석할 수 있는 체계적 전략 위에 고객과의 따뜻한 관계가 더해져 비로소 지금의 성과가 만들어졌다.
조민영 사장은 아직 20대 후반이지만 그녀가 운영하는 작은 카페는 한국 카페 산업의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보여주는 생생한 실험실이다.
카페 공화국이라 불리는 이 나라에서 그녀의 작은 매장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차별화된 경험과 진정성 있는 서비스만이 결국 단골을 만들고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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