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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9-2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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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뉴스1) 김예원 기자
"사망! 사망!"
가슴팍에 부착한 주머니에서 경고음과 함께 '사망' 소식이 떴다. 전투 시작 10여분 만에 발생한 일이다. 건너편 단층 건물에서 보이는 적군과 서로 동시에 격발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이 한 발 더 앞섰던 모양이다.
뒤늦게 건물 벽에 등을 대거나 탱크 뒤로 몸을 숨겨봤지만 이미 날아간 목개미들의모임
숨은 되돌아오지 않았다. 사망 경보음과 더불어 하늘에선 매캐한 연기와 포탄 굉음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게임이나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다.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열린 마일즈(MILES) 장비 훈련의 일부다.
마일즈 장비는 레이저 발사 및 감지기를 이용해 실제 교전을 가능하게 하는 모의 군사 훈련 도구다. 강원 홍천에 위치화일약품 주식
한 과훈단에선 해당 장비를 활용해 실제와 유사한 모의 전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투 능력을 점검한다. 국내 생산이 제한된 일부 부품을 제외하면 장비부터 상황 통제 시스템까지 모두 한국 기술로 만들어진 'K-과학화' 훈련인 셈이다.
훈련장 전체 규모는 120.7제곱키로미터(㎢)로, 여의도의 41.6배 규모다. 장비는 총 8만 5000여점이 황금성나비
구비돼 있는데, 약 5000명의 인원이 동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같은 여단급 규모의 과학화 훈련이 가능한 국가는 미국, 이스라엘을 제외하곤 한국이 유일하다. 지금까지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등 68개국의 해외 군대가 이곳을 거쳐 갔다.
과학화 전투, 실제 전장 생생하게 구현…중상 입으면 총도 못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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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군의 전투 노하우와 기술이 집약된 이곳을 방문해 전문대항군연대(훈련 시 적군 역할을 맡아 전투 대응력을 높이는 부대)의 도움으로 30분간 실제 훈련을 체험해 봤다. 훈련 장비는 군복과 전투모, 조끼와 K2C1 소총, 탄창 등으로 구성된다.
전투모와 조끼엔 총 7개의 레이저 감지기가 부착되며, 총기에서 나온 레이저가 감지되황금성사이트
면 △경상(응급처치 후 임무 수행) △중상(군의관 치료 후 보충 병력 활용) △사망(후송 및 영현 체험) 중 하나로 분류돼 후속 조치를 받아야 한다. '중상' 이상의 부상이면 총구에서 레이저가 나가지 않는 등 현실적 요소가 반영돼 있다.
전 장비를 착용한 무게는 약 10㎏ 수준으로, K2C1 소총만 해도 4㎏ 내외다. 마일즈 장비 착용 후 교관의 도움을 받아 시험 사격을 실시했다. 고작 2발을 발사한 것뿐인데도 팔과 어깨가 뻐근해 사격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체감 무게가 상당했다. 어깨에 총을 메고 걷는 것도 쉽지 않은데, 전시 상황에서 한 발이라도 제대로 쏠 수 있을지 걱정이 밀려왔다.
체험은 시가지 훈련장 중 일부 공간을 대상으로 30분간 진행됐다. 주유소와 복층 건물에 각각 꽂힌 상대의 깃발을 먼저 가져오는 팀이 우승이다. 15분간의 배치 및 작전 토의 후 공포탄이 하늘에서 터지면 30분간의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다.
포탄이 하늘에서 끊임없이 터지고, 총소리가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현장은 실제 전장을 방불케 했다. 전투원들을 따라 건물에서 건물로, 장애물에서 장애물로 이동할 때마다 어디서 레이저탄을 맞을지 몰라 전전긍긍했다. 귀가 먹먹한 상황에서 벽에 등을 붙이고 총 끝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제대로 고쳐잡는 것도 버거웠다. 훈련은 어느 쪽도 서로의 깃발을 빼앗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고작 30분을 뛰어다녔는데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25일 강원도 인제군 육군 과학화훈련단(KCTC) 도시지역훈련장에서 열린 제3회 국제 과학화전투 경연대회(K-ICTC)에서 다국적 연합군 장병들이 건물 내부 대항군과 교전하고 있다. 2025.9.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시가지·산지 등 다양한 지형 복합 대비…훈련 데이터, 전투력 향상에 활용
실제 훈련은 훨씬 더 혹독한 조건에서 진행된다. 육교, 복층 건물, 아파트 등으로 구성된 시가지뿐만 아니라 산지 등 훈련장의 여러 지형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며, 장갑차, 가족 보행 로봇 등 다양한 전력들이 투입돼 실제 전투 상황을 고스란히 구현한다. 계단이나 육교에 바싹 붙어 총구만 외부로 내민 채 난사하거나, 위장 잎사귀를 부착한 채 산지를 이동하는 등 실전과 유사한 전투가 이뤄진다.
이날 오후 6·25 전쟁 75주년을 맞아 미국·뉴질랜드·우즈베키스탄 등 외국군 3개 참가팀과 한국군 군단 및 사령부를 대표하는 6개 팀으로 편성된 '다국적군 연합전투'가 대표적인 예시다. 이번 전투는 약 1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전문대항군 연대 1개 중대가 방어, 다국적 연합중대 2개 중대가 공격을 맡아 훈련을 수행했다.
공격 부대는 드론을 활용해 경계 지역에 대한 정찰을 실시, 적의 배치를 식별 후 한국군의 K242A1 장갑차와 미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을 동원해 화력 지원을 실시했다. 뉴질랜드와 한국군으로 구성된 소대는 여러 기동로를 활용해 경계 지역 확보에 들어갔으며, 우즈벡 소대는 산지를 통해 목표 지역으로 접근, 교전을 이어가며 건물 내부에 진입하는 등 순차적으로 목표 1·2 확보에 성공했다.
육군은 훈련에서 도출된 데이터와 교전 및 평가 방식들을 실제 전투력 증강에 활용하기 위해 2023년부터 매년 '국제 과학화 전투 경연대회'(K-ICTC)를 진행한다. 올해 대회는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으며, 4개국 9개 팀의 장병 270명이 참여해 국가 대항 전투를 실시했다. 육군은 목표 달성 여부와 생존율, 교전 수칙 준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대회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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