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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1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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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머신 무료게임 ㅱ 고전릴게임 ㅱ∨ 19.rpa216.top ┵사진의 빙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모레노 빙하의 크기는 여의도 면적의 80배에 이른다. 거대한 항공모함 같은 빙하 앞에 서니, 인간은 아무 존재감 없는 모래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Felipe Cruz 남미를 여행하려면 큰 결심을 해야 한다. 결심을 하고 나서도 실행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 한국에서 가는 데 비행기 두세 편을 갈아타며 적어도 이틀이 걸린다. 현지에 도착해도 목적지까지 가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먼 곳까지 간 김에 여러 나라를 둘러보아야 가성비 있는 여행이 되기 때문이다. 남미에 오는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은 3개월 이상 장기 여행을 하는 이들이 많다. 필자는 5개국을 45일간 다녔는데, 그야 중소기업진흥원 말로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빨리빨리' 다녀야 했다. 지구 반대편인 남미는 우리나라가 여름일 때 겨울이다. 남미 여행의 최적기는 그곳의 여름인 11~3월이다. 필자는 그곳의 겨울인 8월에 가서 날씨 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사람이 드물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8번째로 큰 나라다. 국토의 서쪽은 안데 토마토저축은행 스산맥을 국경으로 칠레와 길게 접하고 있다. 안데스산맥은 남쪽으로 갈수록 만년설이 쌓인 고산지대와 빙하에 덮인 호수, 황량한 초원지대, 피오르드fiord가 나온다. 피오르드는 빙하에 깊숙이 깎여서 만들어진 U자형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와서 만들어진 해안선을 뜻하는 지질학 용어다. 이 서늘한 기후대를 파타고니아Patagonia라고 부른다. 유급휴가확인서 피츠로이로 올라가는 첫 언덕에서 바라보는 대자연.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거침없이 자유롭게 몸을 휘두르며 내려가는 부엘타스 강물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우리는 얼마나 막힘이 많은 인생을 살고 있는가. 여기서 이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여행자가 많다. 나도 그랬다. 재입학생 빙산·빙하·빙호 천국 마젤란이 남미의 끝인 이곳에 왔을 때 원주민들의 몸이 커 보여서 '큰 발'이라는 뜻의 '파타곤'으로 불러 유래한 지명이다. 파타고니아는 지형이 험하고, 기온이 차가우며, 바람이 심하게 불어 사람이 살기에 불편하다. 대신 청정한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래서 이 지역에만 30여 르노sm7 노바 개의 국립공원이 지정되어 있다. 그중 하나가 로스 글라시아레스Los Glaciares국립공원이다. 로스 글라시아레스국립공원은 지리산 면적의 15배(7,269㎢)에 달한다. 글라시아르Glaciar가 빙하를 뜻하는 것처럼, 공원의 절반 이상이 수많은 설산과 빙하와 빙하호수로 이루어져 있다. 국립공원의 북쪽 피츠로이산과 남쪽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각각 별개의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도 될 만큼 세계적인 명성과 독보적인 풍경을 갖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 국립공원 남쪽에는 서울시 면적의 두 배가 넘는 아르헨티노호수(1,446㎢)가 있고, 호수 남쪽에 도시 칼라파테Calafate가 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칼라파테까지는 비행기로 3시간, 버스로 42시간이 걸린다.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의 거점도시인 푸에르토 나탈레스까지는 버스로 6시간 거리다. 파타고니아의 대표 명산 피츠로이. 스위스의 마터호른, 히말라야의 마차푸차레와 함께 세계 3대 미봉이라 칭송받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사진 Wirestock 세계 3대 미봉 피츠로이 칼라파테에서 북쪽 피츠로이 산으로 가든지, 남쪽 모레노 빙하로 가든지 드넓은 평원 가운데로 도로가 관통하는데, 도로 주변의 초원에서 파타고니아를 상징하는 동물인 과나코 무리가 풀을 뜯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큰 사슴 같기도 하고, 작은 낙타 같기도 하다. 이들의 로드킬(차 사고)을 막기 위해 도로 양쪽에 철망을 길게 설치했는데, 철망을 넘다가 높은 철조망에 걸려 그대로 말라죽은 사체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피츠로이를 오르는 여정은 산악마을 엘찰텐El Chalten에서 시작된다. 엘찰텐은 '구름이 피어오르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구름에 가린 날이 많지만, 맑은 날에는 시내 어디에서나 피츠로이 봉우리 몇 개가 조망된다. 버스터미널에 붙어 있는 관광안내소와 시내의 남쪽 외곽에 위치한 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서 자세한 산악정보를 안내한다. 인구 1,000여 명의 엘찰텐은 스위스 마을을 옮겨온 듯 예쁜 건물에 이름난 식당이 많은데, 소가 많은 나라답게 소고기 스테이크가 일품이고 가격도 착하다. 시내에는 큰 개들이 영역 싸움을 하느라 으르렁대며 몰려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에게는 거의 무관심하다. 대부분의 남미 도시에서 개는 인간과 가까이 살되, 그들 나름의 '독립적인 사회'를 만들어 산다. 이곳부터 '피츠로이 등산로'라는 조형물을 통과하는 한국의 국립공원 레인저들. 이곳부터 바람결이 다르다. 엘찰텐을 베이스캠프로 다양한 난이도의 탐방로가 10여 개 있는데, 피츠로이 다음으로 유명한 세로토레Cerro Torre(3,102m)산을 빼놓을 수 없다. 왕복 24km 코스다. 쉬면서 가벼운 워킹을 하고 싶다면 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하는 콘도레스Condores 탐방로를 권한다. 부드러운 경사의 언덕을 걸으면서 엘찰텐 마을과 하늘의 독수리를 구경하는 왕복 2시간 코스다. 피츠로이는 다윈이 여행했던 비글호의 선장 이름이다. 피츠로이산 정상(3,405m)에 솟은 여러 개의 화강암 봉우리는 스위스 마터호른, 히말라야 마차푸차레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3대 봉우리라고 불린다. '신이 빚은 조각품'이다. 계속 솟아오르는 것처럼 역동적이고, 가슴을 깊이 파고들며 심장을 쿵쾅쿵쾅 때린다. 피츠로이는 칠레의 명산 '토레스 델 파이네'와 서로 남미 최고의 명산이라고 경쟁하는 라이벌로,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가까이 있는 두 명산을 이어서 여행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피츠로이전망대까지는 10km다. 처음 9km는 지리산 능선을 걷듯 한라산 구릉을 걷듯 부드러운데, 마지막 1km는 설악산 희운각에서 소청봉만큼이나 급경사의 너덜길이다. 날씨가 좋으면 걷는 내내 피츠로이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오지만,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다. 특히 겨울에는 구름과 눈보라가 많고, 눈이 쌓여 길이 구분되지 않아 중간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많다. '엘찰텐은 트레킹의 수도'라는 글과 함께 표지판 위에는 피츠로이 봉우리들을, 옆에는 세계유산 심볼마크를 그려 넣었다. 입구에서 4km 거리에 있는 카프리호수에서 산 위를 올려다보고 기상이 나쁘면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다. 정상에 가지 않더라도 사방으로 하얀 눈에 뒤덮인 봉우리를 둘러보거나, 공중에 떠있는 듯한 산중호수에 마음을 적시거나, 유장하게 흘러가는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트레킹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피츠로이전망대에서 일출을 보려면 새벽 일찍 출발하거나, 정상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포인세노트Poincenot 캠핑장에서 야영해야 한다. 현지에서는 아침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드는 피츠로이 연봉을 '불타는 고구마'라고 표현한다. 내게는 상어 이빨이나 공룡의 등처럼 보인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봉우리를 모아놓은 듯하다. 전망대 아래의 로스 트레스Los Tres 호수에 봉우리들이 반영된 모습까지 볼 수 있다면 더 없는 행운이다. 길을 내려서는데, 올라오는 사람마다 "기상이 어떠냐? 길 상태는 좋냐?"고 묻는다. 나도 처음인 이역만리 아득한 산에서 도움말을 하려니 쑥스럽고도 기뻤다. 힘들게 올라서는 어떤 사람의 손을 끌어주며 우리말로 "안녕하십니까!" 했더니 일행들 모두가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깔깔 웃어댄다. 즐거운 내리막이다. 피츠로이 봉우리들을 조망하는 전망대. 비행기를 몇 번 갈아타고 먼 길을 돌아왔건만, 구름이 잔뜩 끼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수없이 보아왔던 사진 풍경(위 사진)을 머릿속에서 꺼내 피츠로이 방향에 그려 보았다. 사진 arto marttinen 기후변화에 저항하는 마지막 빙하 칼라파테를 벗어난 승용차가 멀리 하얀 설산의 연봉을 향해 1시간쯤 달려가자, 그 끝에 거대한 빙하가 마치 정지된 파도처럼, 정박한 항공모함처럼 떠억! 나타난다. 사진으로 수없이 보아왔지만, 실제로 나타난 비현실적인 경관과 압도적인 스케일 앞에서 사람들은 그저 넋을 놓고 한동안 말이 없다. 페리토 모레노Perito Moreno 빙하다. 여의도 면적의 80배에 달하는 '우주' 앞에서 인간은 그저 먼지 크기에 불과하고, 빙하가 만들어진 수만 년 세월 앞에서 인간은 그저 눈 깜빡할 정도의 순간만을 존재할 뿐이라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칼라파테에서 모레노 빙하로 가는 도로 풍경. 눈 덮인 산, 황량한 호수, 차갑고 을씨년스러운 날씨 등 전형적인 파타고니아 도로다. 관광객은 여름(11월~3월)에 많지만, 사람 없는 대자연에 푹 빠지려면 황량한 겨울(6-8월)도 괜찮다. 모레노 빙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빙하라고 불린다. 지구 온난화로 줄어들고 있는 다른 빙하들과 달리, 수증기가 얼어서 계속 만들어지고 있어서 늘 일정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남미의 저항 정신을 닮아서, 기후변화에 저항하며 '마지막 빙하'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모레노 빙하의 겉면은 우윳빛이지만, 겉면이 무너지고 갈라진 틈으로 보이는 속살은 '투명하고 푸르스름한' 색깔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빙하는 물이 언 수빙水氷이 아니라 눈이 쌓이고 다져져 만들어진 설빙雪氷이다. 그래서 빙하 속 압축된 공기가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것이다. 과나코Guanaco는 낙타과에 속하는 동물로 파타고니아 일원의 초지에서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낙타보다는 사슴에 가까운 날렵한 몸매에 얼굴이 유순하다. 빙하 일부가 무너져 내릴 때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는데, 그 이유는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쿵! 쿵!"하는 소리에 놀라서, 더불어 새로이 드러난 빙하의 시퍼렇고 푸르스름한 빛에 놀라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보지 못하는 이 투명한 푸른색을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지 난감하다. 청남색? 비취색? 깨끗한 푸른색? 슬프도록 푸른색? 표현하기 어려운 색이다. 신비로운 모레노 빙하를 구경하기 위해서는 돈 좀 써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심한 국가답게 공원입장료는 매년 올라서 2025년 6월 기준 환율로 약 5만4,000원이고, 유람선을 타고 빙하를 가까이 보는 1시간 투어는 7만2,000원이다. 빙하 위를 걷는 미니 트레킹(9시간 중 빙하트레킹 1시간)은 45만 원, 빅 아이스 트레킹(12시간 중 빙하트레킹 3시간 이상)은 100만 원이 넘는다. 피츠로이 등산로에서 만난 마젤란 딱따구리. 암컷보다 화려한 수컷의 머리와 깃이 빨갛다. 먹이를 찾기 위해서, 그리고 영역 표시를 하기 위해 진동음이 깊이 울리도록 나무를 쪼아댄다. 수천 년 나이의 빙하얼음 조각을 넣은 위스키 한 잔을 마시는 희귀한 체험. 이런 거금을 주고 '걷는 고생'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했는데, 정원이 정해져 있어 성수기에는 예약하기 어렵다. 유람선을 타고 가까이 본 빙하의 측면은 빙하가 팽창하는 힘에 의해 쪼개지고 부서지면서 길쭉한 봉우리나 왕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무덤덤한 표정의 빙하가 "우루루~쿵!"하고 무너지면, 내 가슴에도 "쿵!"하는 느낌이 전달된다. 빙하 앞에는 무너진 파편들이 유리창의 잔해들처럼 호수 위에 떠서 어딘가로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서서히 흘러가는 유빙流氷을 보면, 부모로부터 떨어져 나와 방랑에 나서는 어린아이를 보는 것처럼 애잔하다. (위) 보트를 타고 가까이 본 코발트빛 제국. (아래) 빙하 아래 호수에 빙하의 파편들이 푸르스름한 색을 내며 홀연하게 떠있다. 빙하 주변의 기상은 너무 변덕스럽다. 햇빛이 쨍할 때 유람선을 탔건만, 사방이 어두워지더니 금방 진눈깨비를 동반한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밀려온다. 덜덜 떨면서도 기념사진을 찍는 순간 미소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 서둘러 배 안으로 들어간다. 머리도 옷도 금방 젖어, 더 지나면 나 자신이 빙하가 되지 않을까 하며 파타고니아 날씨를 호되게 체험한다. 피츠로이산과 모레노 빙하를 일견하며 파타고니아의 정수를 맛본 뒤 남미의 남쪽 끝 우수아이아Usuaia로 향한다. 중간에 버스를 한 번 갈아타고 칠레로 나갔다가, 배를 타고 마젤란 해협을 건너, 다시 아르헨티나 땅으로 들어가 17시간을 간다. 그곳에 홍콩영화 '해피 투게더'에서 세상의 슬픈 기억들을 다 털어버리자고 했던 '세상의 끝 등대'가 있다.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이 소멸하며 마지막 풍경을 남긴 '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이 있다. 크램폰을 신고 천년의 빙하 위에 올라서서 펭귄처럼 걷는다. 트레킹 종료 즈음에 가이드가 1,000년 얼음 조각을 넣은 위스키 한 잔을 권한다. 사진 Caio Portela. 남미의 최남단 도시 우수아이아를 걷다 보면,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사랑했던 여인 에바 페론을 기념하는 작은 광장을 만난다. 에바 페론 동상 앞에 서니 그녀를 기리면서 마돈나가 불러 세계적으로 히트했던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Don't cry for me Argentina. 나는 절대로 여러분을 떠난 적이 없어요I never left you." 모레노 빙하를 둘러보는 5개 코스의 탐방로가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빙하를 보면서, '저렇게 거대한 '얼음 대륙'이 있는데 왜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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