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업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첫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오는 30일 개최한다. 스테이블코인이 바꿔놓을 수 있는 카드 결제 생태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카드사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반면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카드망을 대체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두 회사는 수년 전부터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고,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가상자산 카드 결제를 지원하거나 가상자산을 담보로 하는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창원직장인밴드 비자의 가상자산 총책임자 카이 셰필드는 최근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기존의 결제 시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 간편한 카드 결제 넘기엔 인프라 부족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카드망을 대체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결제 시스템의 압도적인 효율성과 신뢰다. 카드사는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수천만 가맹점과 대학원 학자금대출 POS(판매 시점 정보 관리 시스템) 네트워크를 다져왔고, 카드나 간편결제 이용자들이 1초 안에 결제를 완료할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장의 필요나 강제가 아닌 이상 지금도 편리한 시스템을 뒤엎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매 상점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이 화폐와 동일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와 취급액 함께 소비자와 상점 모두가 자신의 디지털지갑(월렛)에 대한 이해와 인프라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 송금을 위한 주소를 틀리거나 자신의 월렛 프라이빗 키를 분실하면 결제는 물론, 환불 절차도 복잡하고 해킹을 당해 지갑의 모든 디지털 자산을 잃어버리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카드 결제의 경우 결제 이후 환불 등 분쟁 처리에 대한 고객 보호 체 햇살론캠코 계가 마련되어 있고 AML(자금 세탁 방지)·KYC(고객 확인 제도) 등 글로벌 보안 기준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결제한 금융 소비자들은 결제 후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방안이나 구제를 신청할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재 카드 결제보다 큰 효용은 없으면서, 복잡한 절차가 추가되는 것뿐이다. 햇살론대출또한 레돗페이를 비롯해 최근 결제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사례를 보면 선불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충전해 놓고 결제되는 방식이 사용된다. 신용 공여 기능이 없이 즉시 결제되는 체크카드와 유사하다. 반면 카드사의 수익은 대부분 신용카드를 통한 수수료 수익과 카드론, 현금 서비스 등 대출 상품에서 발생한다. 당장 카드업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 국내 카드사 위협하는 건 ‘페이업체’ 실제로 현재 활용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주 용도는 결제가 아니다. 비자의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대부분 고액 송금에 사용되고 있으며, 일반적인 소액 소비·일상 결제에는 활발히 쓰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가 지난 21일 내놓은 스테이블코인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유통량은 지난 18개월 사이 두 배로 증가했으나 여전히 약 300억달러(약 41조원) 규모의 거래만 처리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자금 흐름의 1%에 채 미치지 못한다. 이를 토대로 맥킨지는 스테이블코인이 주로 결제용이 아닌 교환을 위한 중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사용에도 기존 법정화폐로 다시 교환하는 통로(오프램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사 윌리엄블레어 역시 지난달 투자 메모를 통해 “상인들이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상거래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 활용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고액의 국외 송금과 자금 이동에 용이하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신흥 시장에서 금융 포용 확대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마스터카드는 최근 미국 파이저브(Fiserve)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FIUSD를 마스터카드의 1억5000만 가맹점에 결제 옵션으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 카드사에 스테이블코인 자체보다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를 비롯한 지급 결제사가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자산을 기반으로 1대1 비율로 발행되기 때문에 담보 자산인 충전금 규모가 클수록 발행 여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현정환 동국대 통상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지급결제사들의 선불금이 4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능해지면 이들은 선불금을 스테이블코인화 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 국내 카드사들은 업계 숙원인 지급결제 전용 계좌를 건의하는 등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조회 : 1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