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 작가의 해돋이 일기 작업 장면. 사진=아트스페이스씨.


제주에 터를 잡고 생태적 관점을 담은 작업을 해 온 허윤희 작가가 '제25회 이인성미술상'을 수상, 내년 2월 22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허윤희: 가득찬 빔' 수상자전을 연다.?
인간 존재 근원과 자연의 순환을 탐구하며 실존적 사유와 생태적 감각을 결합한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허윤희 작가의 30여년 예술 여정을 종합 조명하는 전시다.?
'이인성미술상'은 대구 출신 천재 화가로 불리며 한국 근대미술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이인성 화백(1912~1950)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대구시가 1999년에 제정한 상이다.?
미술관 2·3전시실 러시앤캐쉬 과 선큰가든에서 열리는 허윤희 수상자전은 회화와 드로잉, 조각, 영상 등 약 24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지난 30여 년간의 예술 여정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허윤희는 나무를 태워 만든 목탄을 주 매체로 삼아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하는 회화적 수행을 이어왔다. 그에게 회화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살아내기며, 흔적은 곧 존재 증거다.? 고려저축은행지점
사라짐은 결핍이 아니라 충만의 또 다른 이름으로 그의 작업은 결과보다 과정, 표현보다 존재의 지속에 초점을 맞춘다. 전시는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장 '존재의 증명- 실존의 시작'은 허윤희의 독일 유학 시절 작업을 중심으로 고립과 언어의 단절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 예술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며 존재의 본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질을 탐구한 시기를 다룬다.?

더불어 2001년 남프랑스에서 제작된 대표작 '관집'이 새롭게 재구성돼 선보여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이 실제로 작품 안에 들어가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몰입적 형태로 구성, 죽음을 사유함으로써 삶의 본질을 자각하게 하는 특별한 체험 장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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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일기 Nr.119 Sunrise diary Nr.119, 2024.04.25, Oil paint on canvas, 46×61cm. 사진=대구문화예술진흥원.


두 번째 장 '몸과 시간의 흔적- 목탄 벽화'에서는 신체의 움직임 중국 브로커 으로 그려낸 대형 목탄 드로잉 벽화가 전시된다. 이 대형 벽화는 긴 막대기에 목탄을 묶어 온몸의 리듬으로 그려내는 수행적 행위로, 완성된 그림은 다시 지워진다.?
마지막 장 '생태적 실존- 사라짐과 치유'는 작가가 실존의 문제의식에서 생태적 사유로 확장해 온 여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귀국 이후 재난, 환경 파괴, 멸종 위기 등 현대 사회의 생태 현실을 마주하며, 작업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일깨운다.?
전시 제목 '가득찬 빔'은 작가가 직접 쓴 동명의 시와 작품에서 비롯됐다. 채움과 비움,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함축하는 이 말은 허윤희 예술의 본질을 대변하며, 사라짐 속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태도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허윤희는 2023년 10월 16일 시작해서 지금까지 거의 매일 같은 장소에서 총 260여점의 해돋의 광경을 그린 작품 '해돋이 일기' 중 146점과 제주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사계절에 걸쳐 촬영한 영상도 공개한다.
전시 기간 도슨트 해설, 교육 프로그램, 참여 이벤트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관람료는 성인 기준 1000원이다. 자세한 정보는 대구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윤희는 "이번 전시는 내가 지난 30여 년간 걸어온 삶의 궤적과도 같다. 사라짐과 비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순환하고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흐름을 그리며, 인간과 자연이 서로 닿는 지점을 바라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전시를 기획한 김정윤 학예연구사는 "허윤희의 작업은 사라짐을 통해 삶의 본질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비움 속에 깃든 생명과 회복의 가능성을 조용히 마주하는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