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가 복잡한 셈법에 들어갔다.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호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압박과 중국의 자체 반도체 육성 강화라는 부메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료의 말을 인용해 중국으로 향하는 H200이 대만 TSMC에서 생산된 뒤 미국 본토에서 국가안보 심사를 거쳐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방식으로 관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8일(현지
백경게임랜드 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H200의 대중 수출을 허용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단, 판매액의 25%를 미국 정부에 지불해야 하고, 중국 등 승인된 고객에 한정해 공급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동시에 최신형 모델인 ‘블랙웰’과 내년 출시될 ‘루빈’은 이번 완화 조치에서 제외돼 여전히
릴게임하는법 중국 수출이 금지된다.
H200은 기존 중국 전용 저사양 모델 ‘H20’보다 성능이 2배 이상 높은 고사양 AI 칩으로, 5세대 HBM(HBM3E) 6개가 탑재된다. 다만 엔비디아의 최상위 제품군인 블랙웰과 루빈보다는 한 단계 아래 급이다.
HBM 물량은 늘지만…“25% 수수료, 결국 한국에 압박 올 수도”
황금성릴게임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H200 칩 한 개에는 HBM3E 6개가 필요한데, 현재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는 주력 업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다.
국내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H20 주문 중단으로 묶였던 상당량의 HBM 물량과 수출 손실이 H200 수출 허용으로 일부 회복될 수 있다
황금성릴게임사이트 ”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블랙웰 울트라’와 내년 ‘루빈’에 HBM3E 12단을 공급하기로 한 SK하이닉스는 추가 H200 수요까지 흡수할 경우 단기 실적 개선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업계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우선 두 기업 모두 내년 HBM 물량을 이미 완판한 상태라 당장 대량 공급 여력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엔비디아가 25% 수수료 부담을 부품 공급사에 전가할 가능성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H200을 팔 때마다 매출의 4분의 1을 미국 정부에 수수료(관세)로 내야 하는 셈이라, 마진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HBM은 AI 칩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라 엔비디아 입장에선 납품 단가 인하 압박이 불가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H200 판매액의 25%를 미국에 내야 하는 구조라 엔비디아가 메모리 공급 단가를 깎으려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물량은 늘어도 남는 건 적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내부 통제·국산 칩 육성'이 변수
중국의 대응도 변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H200 구매 기업에 대해 내부 승인 절차를 도입하고, 자국산 칩으로 대체할 수 없는 사유를 설명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공업정보화부(MIIT)가 공공부문에서 H200 사용을 제한하거나, 국산 칩 우선 사용 원칙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앞서 엔비디아 H20 칩에 대해서도 “비밀 접근 경로(보안상 백도어) 위험이 있다”며 사용 자제를 주문하는 등 미국산 칩 의존도 줄이기에 나선 바 있다. 이러한 기조를 고려하면 H200 수출 허용에도 불구하고, 실제 중국 내 수요가 시장의 초기 기대만큼 폭발적으로 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더 근본적인 위협은 중국의 ‘AI 반도체 자립’ 가속이다. 화웨이는 이미 자체 AI 칩 ‘어센드(Ascend)’ 시리즈로 엔비디아 A100·A800 대비 80~90% 수준의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올해 출시한 어센드 910C는 엔비디아 H100에 근접한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파운드리 SMIC는 미국의 극자외선(EUV) 장비 제재에도 불구하고 7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고, 내년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1월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절충안' 최종 승자는 누구?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블랙웰 수출 전면 허용과, 첨단 AI 칩 완전 금지 사이에서 나온 절충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FT와 블룸버그 등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나치게 강한 수출 규제가 오히려 화웨이 등 중국 토종 기업의 첨단 칩 개발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부추겼다는 판단 아래, H200만 선별적으로 푸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중국으로 수출될 AI 칩이 미국에서 별도의 안보 심사를 받는 이례적 구조”라며, 대만→미국→중국으로 이어지는 우회 수출 구조가 향후 미·중 기술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내년 ‘루빈’ 출시를 앞두고 H200 재고를 중국 시장에 소화할 수 있게 된 엔비디아가 이번 딜의 최대 수혜자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일각에서는 “중국의 AI 경쟁력을 되레 키우는 자살골”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반대로 “중국의 미국 의존도를 유지하면서도 관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젠슨 황·트럼프식 현실주의”라는 평가도 공존한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H200 수출로 한국의 HBM 공급이 일부 늘어나겠지만, 미래를 보면 중국의 기술 추격과 미국의 새로운 규제가 동시에 다가올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건 ‘특수’에 들떠 있는 게 아니라, 미·중 사이에서 우리 기술·공급망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설계하느냐를 점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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