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자주 놀러 오지만 한옥마을이나 시장 같은 유명 관광지를 주로 찾지, 박물관에 가본 적은 없죠.”
지난해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박물관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전북의 박물관은 이 흐름의 수혜를 크게 입지 못하고 있다.
박물관 수요 증가와 전시 공간의 변화 등으로 젊은 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전국 14개 국립박물관은 지난해 누적 관람객 1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전북의 국립전주박물관과 국립익산박물관은 2025년 각각 누적 관람객 47만 9703명, 40만 2001명을 기록했다. 14개 박물관 중 각각 8번째, 11번째에 그치는 실적이다.
40만 명대가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다. 다만 전북을 찾는 관광객이 매년 1억 명에 육박하는 。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립전주박물관은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과 같은 도시 안에 있으면서도 관광객의 동선이 이어지지 못해, 전북 관광산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 관람객은 2024년 51만여 명에서 2025년 47만여 명으로 6.8% 감소했다. 주요 방문층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와 50대의 비중이 높았고, 외국인 비중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람 수요는 외부보다 지역민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2023년 국립전주박물관 조사에 따르면 전체 관람객 중 도내 방문객 비율은 47%에 달했고, 전남·광주를 포함한 호남권으로 넓히면 60~70%에 이르렀다.
2025년 전국 국립박물관 별 관람객 수 /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중소도시지만…100만 방문객 노리며 몸집 키우는 ‘다윗’ 박물관들
모바일 바다이야기 게임 다운로드
그러나 모든 지방 국립박물관이 지역민 수요에만 기대는 구조는 아니다. 인구가 채 10만 명도 되지 않는 중소도시에 자리하면서도 연간 100만 관람객을 목표로 힘을 키워가는 곳들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제외한 13개 지방 국립박물관 가운데 특히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은 곳은 경주, 부여, 공주 등이다.
주목할 만한 곳은 충남 부여와 공주다. 부여군은 인구 5만 명대의 소도시지만 국립부여박물관 관람객 95만 명을 기록했고, 공주시 역시 인구가 9만 명 후반대에 불과하지만 국립공주박물관 관람객은 86만 명가량에 이르렀다. 이들의 선전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 왕도 복원 사업과 역사유적지구를 연계한 관광, 금동대향로를 앞세운 전용 전시관 리노베이션 등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지역 축제와의 연계를 통해 관람객을 빠르게 늘렸다.
특히 국보 백제 금동대향로 단 한 。만을 전용 공간에 배치한 전시관은 개관 이후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향’과 ‘음(音)’을 활용한 몰입형 관람도 국립부여박물관만의 특별한 요소로 꼽힌다.
국립공주박물관 역시 무령왕릉과 충청권역 개방형 수장고라는 특성을 살려 독특한 정체성을 뽐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국립부여박물관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람객이 48.6% 늘었고, 국립공주박물관도 같은 기간 46.7% 증가했다.
△전북 박물관이 도약하려면…“지역 연계, 전북의 색 찾는 과정 필요”
박경도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지역 국립박물관이 부진한 원인으로 전북 관광의 ‘당일·원도심 편중’ 구조를 지목했다
릴게임백경
. 박 관장은 “외지인이 전북을 방문할 때 당일 여행이 많고, 한옥마을·남부시장 등 잘 알려진 원도심에 체류 시간이 집중되다 보니 외곽에 위치한 박물관까지 오는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짧은 체류 시간 속에서 박물관이 자연스레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는 진단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은 관광 수요가 몰리는 한옥마을·남부시장과 물리적으로 먼 곳에 있다. 투어버스 노선이 있더라도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 구조는 관광객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박 관장은 박물관이 도시 관광 동선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교통·노선·축제·브랜드를 묶어 ‘전북만의 박물관 루트’를 설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박물관의 연계가 필수라는 인식도 분명히 했다. 박 관장은 “과거 지자체와 연계하자는 이야기가 여러 번 있었지만 본격적인 시도는 아직 없었다”며 “민선 9기 출범 시.에 지방정부와 지방 국립박물관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주와 전북의 정체성을 박물관이 어떻게 콘텐츠로 엮어낼 것인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경주나 부여가 ‘역사의 고도(古都)’라는 강력한 배경을 가진 반면, 전주는 판소리·무형유산·백제·조선 왕실의 본향·서예·출판·한지 등 서로 다른 문화 요소가 겹쳐 있어 ‘무엇을 내세울지’부터 고민해야 하는 도시다.
박 관장은 “초기에는 조선왕실 본향, 선비문화, 백제문화 등 여러 브랜드를 시도하다 오히려 혼선이 있었다”며 “이제는 전북세계서예비엔날레 등과 연결되는 서예 문화를 핵심 브랜드로 정착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서예를 통해 왕실 기록 문화, 출판·인쇄, 종이·한지까지 확장할 수 있어 전주·전북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성장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등과 연결되는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