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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스톡 톺아보기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인공지능(AI) 버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수백년에 걸친 시장경제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금융 버블의 고점 징후를 파악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버블의 붕괴 사례에서 관측되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유동성의 축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혹은 레버리지 규제로 인해 자산시장의 돈줄이 끊길 때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대표적 사례가 1980년 발생했던 은 가격의 폭등과 폭락이다. 1974년까지 온스당 4달러 밑에서 거래되던 은값은 7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황금성오락실








그래픽=이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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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의 전설적인 석유재벌 해롤드슨 라파예트 헌트의 두 아들은 수십억 달러의 재산과, 한때 최대 석유회사였던 플래시드 오일을 물려받았다. 헌트 형제는 70년대 초부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10년간 45억 달러 상당의 은을 사들였다. 형제가 은을 사기 시작할 때 온스당 1.5달러였던 은 가격은 헌 사이다쿨접속방법 트 형제의 사재기로 1980년 1월 17일 온스당 5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자 규제당국이 개인의 은 보유량을 제한하는 등 규제에 나서고, 당시 볼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정책금리를 한때 22%까지 인상하는 강력한 통화긴축 정책을 펼치며 은 가격의 상승세는 꺾이고 말았다. 결국 1980년 3월 27일 목요일, 이른바 야마토게임장 실버 목요일(Silver Thursday)에 은값이 온스당 10.8달러로 50% 폭락하면서 헌트 형제는 10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이후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헌트 형제에게 은 시세 조종 혐의로 1000만 달러 벌금을 부과했고, 헌트 형제는 1988년 5억 달러의 부채를 진 채 파산 보호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1980년 은 가격 10원야마토게임 의 붕괴 과정에서 잘 나타나듯, 자산가격의 급등세를 꺾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통화긴축 및 규제당국 개입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공급의 폭발적인 증가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중반 어느 기업가가 일본에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에 불과하다면 주식시장에 공개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기업을 상장하는 이유는 자본을 조달하기 위함인데, 주식 한 주의 기대수익률(주당순이익/주가×100)은 10%인 반면에 당시 일본의 은행금리는 2.5%에 불과하니 주식을 상장하는 것보다 은행에서 대출받는 게 훨씬 이익이다. 주식시장이 침체해 상장기업의 PER이 낮을 때는 기업의 증자나 상장이 크게 줄어든다.









그래픽=이현민 기자







반면 주가가 높아지면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1989년 말 일본처럼, 상장기업 평균 PER이 67배에 이르고 채권금리가 6%를 넘어선다고 생각해보자. 기업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1.5%(=주당순이익/주가×100)에 불과한데 채권금리는 6%를 넘어서고 있다면, 최고경영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 자명하다. 재빨리 상장한 후 증자하는 게 가장 성공적인 전략이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 돈을 채권이나 예금에 넣어두는 게 기업을 경영하느라 애쓰는 것보다 훨씬 남는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시장금리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 주식 공급은 무한히 증가한다.

지난 2021년 하반기를 고비로 강력한 주가 상승세가 멈췄던 이유도 주식 공급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었다. 컨설팅 업체 EY는 2023년 미국 상장 공모액이 230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으로 추정하는데, 2021년에는 1560억 달러에 이르렀다. 여기에 2022년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이 가세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은 2008년 이후 가장 강력한 약세장에 진입하고 말았다.
이상의 두 가지 요인을 통해서 보면, 미국 증시는 ‘경계’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 주식 투자의 기대수익보다 채권금리가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해, 앞으로 주식 공급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숫자로 나타나는 지표만으로 버블의 붕괴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케인스가 이야기한 것처럼 “당신의 공매도 증거금은 버블 붕괴 전에 소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량화된 지표 이외에 심리적인 지표, 특히 진실과 거리가 있음에도 대중에게 널리 받아들여지는 그럴듯한 내러티브가 퍼지는지 여부에 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00년 미국 정보통신 버블 당시에 벌어진 웃지 못할 사건이 있다. 미국 소도시 베어스타운 투자클럽의 부인들은 1984년부터 1993년까지 연간 23.4%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미투자협회에 보고함으로써 엄청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베어스타운 투자클럽의 놀라운 장기 성과엔 거짓이 섞여 있었다. 그들이 보고한 수익에 매월 적립한 회비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투자 원금 100달러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 해도 본인 돈을 25달러 추가하면 수익률은 25%가 되는 셈이다. ‘뉴스매거진 시카고’의 셰인 트리치 기자가 이 사실을 밝혀냈지만, 베어스타운 부인을 편드는 사람이 들고일어났다. 투자 업계의 영웅을 욕보이려는 나쁜 의도를 가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오히려 더 우세했다.
이 사례가 보여주듯, 만장일치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때 자산시장의 미래는 밝지 않다. “돈이 복사되는데 왜 투자하지 않지? 바보인가?” 같은 이야기가 널리 퍼질 때, 자제력이 손쉽게 고갈되며 투자자는 가격이 적정한 레벨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글로벌 언론에 소개된 한국 투자자의 투자 행태는 매우 걱정스럽다. 주가 상승을 의심하지 않고 3배 혹은 5배 레버리지 상품에 올인하는 모습이 새로운 유형의 베어스타운 투자클럽 사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