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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에서 배임죄 문제에 총대를 메는 의원들이 없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1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배임죄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진보 지지층을 의식한 여당이 그동안 배임죄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기업 때리기’ 법안만 줄줄이 통과시키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단 의미다.
이 대통령이 나서자 당에선 바로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향후 이 대통령이 ‘즉시 가동’을 천명한 당일빠른대출 정부의 경제형벌 합리화 태스크포스(TF)와 협의해 배임죄 남용 방지 등을 신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이달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된 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부터 상법에 포함된 특별배임죄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여러 루트를 통해 민주당에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득세 감면 해당 조항은 형법상 배임죄 조항과 이중처벌 문제가 있을뿐더러 범죄 구성요건이 모호해 수사기관의 임의적 판단이 개입되고 경영 판단을 과도히 제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을 동시 추진하며 기업인들의 부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배임죄 처벌 부담을 낮추지 않는다면 균형이 맞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대통령실 내부에도 있었다고 한다.
개인파산신청후 그러나 민주당은 특별배임죄 폐지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 개혁과 주식시장 정상화란 명분을 걸고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기업을 ‘도와준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없다는 정치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래도 진보 진영 지지층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의원 캐피탈이자싼곳 들이 모두 일사불란하게 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다. 당의 논의 과정에서 특별배임죄 처리는 정무적으로 단계를 따로 나눠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예전과 달라 법안에 대해서도 국민이 바로바로 자신의 의사를 밝힌다. 그런 여론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특별배임죄 폐지는 공포된 상법 개정안에 포 시중은행연봉 함되지 못했다. 나아가 여당은 이달 들어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은 물론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4%→25%)까지 추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 대통령이 나선 것은 여론이 악화되는 흐름을 돌려놔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악화일로인 국가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선 처벌 위험성 탓에 위험 감수를 꺼리게 되는 기업 숨통을 일부라도 터 줘야 한다는 것은 이 대통령의 오랜 소신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에서 “배임죄가 남용되며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 제도적 개선을 모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경제 질서를 바로잡는 것과 기업인이 부당한 처벌을 받지 않게 하는 것은 함께 갈 수 있는 건데, 여당 의원 사이에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나서지는 않는 ‘이중성’이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이 나서서 배임죄를 정리해줬으면 이 대통령이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시킨다고 당이 움직이는 구조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나서자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바로 반응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대통령 전날 발언을 언급하며 “배임죄 남용 방지 등 규제 합리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특별배임죄 폐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은 김태년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상태다. 김 의원은 “특별배임죄 폐지와 관련해선 여야 간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이 돼있기 때문에 이번달이 꼭 아니더라도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바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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