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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마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로제가 직접 기획에 참여한 협업 컬렉션 '푸마X로제 스피드캣'. 스피드캣은 F1 레이싱용 신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푸마의 대표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푸마 제공


세계 주식 기행 : 글로벌 스포츠용품 기업 독일 푸마 [ETR : PUMG]
지난달 중국의 거대 스포츠웨어 기업인 안타스포츠가 글로벌 스포츠용품 기업 푸마 인수를 위한 자문사를 고용하고 구체적인 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된 푸마의 주가가 하루 만에 13% 바다이야기프로그램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푸마의 최대 주주는 현재 프랑스의 럭셔리 그룹 케링의 지주회사인 아르테미스입니다. 약 29%의 푸마 지분을 보유한 아르테미스는 부채 감축 등을 위해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스포츠용품 시장에서는 미국 나이키와 독일 아디다스가 양강 체제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푸마는 그 릴게임모바일 뒤를 이어 3위권으로 여겨집니다. 언더아머, 뉴발란스, 룰루레몬, 아식스 등이 꾸준히 푸마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푸마 매장. 로제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다. /최종석 기자


푸마는 지난해 릴박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2020년대부터 제2의 전성기가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푸마의 매출은 2020년 52억8000만 유로에서 2024년 88억2000만 유로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올해 매출이 지난 9월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59억 7390만 유로를 기록했습니다. 순손실은 2억5700만 유 골드몽게임 로에 달했고, 총부채는 2025년에는 9월 기준 27억1000만 유로로 대폭 급증했습니다. 부채비율이 2024년 말 60.8%에서 2025년 9월 기준 131.5%로 크게 뛰며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매각 소식이 들려온 것입니다.
푸마는 1948년 독일의 루돌프 다슬러에 의해 설립된 77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입니다, 그의 형인 아돌프 다 오션파라다이스예시 슬러와의 유명한 형제간 불화로 인해 탄생했습니다.



푸마 창립자인 루돌프(루디) 다슬러(오른쪽)는 아디다스 창립자인 아돌프(아디) 다슬러의 형이다. 형제의 불화로 두 신발회사로 갈라졌다.


아돌프와 루돌프는 1924년 바이에른주 뉘른베르크 인근 소도시인 헤르초게나우라흐에서 ‘다슬러 형제 신발 공장’을 함께 설립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제시 오언스와 같은 선수들이 다슬러 형제의 스파이크를 신고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악화한 관계로 인해 1948년 두 형제는 결국 회사를 분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아돌프는 자신의 별명인 ‘아디’를 사용해 아디다스를 세웠습니다. 루돌프 역시 자신의 별명을 따 루다를 설립했다가 곧 푸마로 변경했습니다.
푸마와 아디다스의 본사는 따라서 헤르초게나우라흐 내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두 본사 건물은 아우라흐강(Aurach River)을 사이에 두고 서로 약 2km 떨어져 있으며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독일 바이에른 소도시 헤르초게나우라흐에는 글로벌 스포츠 용품 회사의 본사가 두 개나 있다. 사진은 푸마 본사. 아디다스 본사는 오른쪽으로 2km 떨어져 있다. /푸마 제공


이처럼 가까운 지리적 위치로 인해 한때, 이 도시는 주민들이 상대방이 어느 회사 신발을 신었는지 확인하려고 목을 구부정하게 하고 다닌다고 하여 ‘구부정한 목의 마을(the town of bent necks)’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아디다스와 푸마 직원들은 서로 교류하지 않았고, 아돌프와 루돌프가 사망했을 때도 마을 공동묘지의 서로 다른 끝에 묻혔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시간이 흐르면서 해소되었습니다.
푸마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스포츠계에서 유명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급성장했습니다. 펠레, 요한?크루이프, 디에고 마라도나와 같은 축구계의 전설적인 선수들이 푸마 축구화를 신고 활약했습니다.
올림픽 사상 가장 인상적인 현장에서 푸마의 존재감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미국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200m 달리기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멕시코시티 올림픽 메달 수상대에서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린 토미 스미스(가운데)와 존 카를로스(오른쪽). 검은 양말을 신고 푸마 신발을 옆에 벗어둔 것도 역시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표시다.


그 둘은 인종 불평등과 차별에 항의하며 시상대에서 함께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들어 올렸습니다. 푸마의 앰버서더였던 스미스는 시상대에 오를 때 푸마 신발을 벗어 옆에 두고 검은 양말을 보여주며 흑인 억압의 상징을 보여줬습니다.
이 둘은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이후에 국가대표에서 퇴출당하고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용기는 재평가받으며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푸마는 이들을 기려 그때 신었던 신발을 한정판으로 재발매하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에는 힙합과 스트리트웨어 문화가 뜨면서 푸마의 스웨이드 신발이 브레이크 댄서와 힙합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푸마가 스포츠를 넘어선 문화 아이콘으로 부상한 것입니다.



우사인 볼트는 푸마와 커리어 내내 파트너십을 유지했다. /AFP연합뉴스


푸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인 우사인 볼트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습니다. 그가 16세이던 2003년부터 그를 후원했고, 2013년에는 육상선수 역사상 최고액 계약을 맺었습니다. 볼트 또한 다른 경쟁사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푸마와의 의리를 지켰습니다. 그가 2009년 세운 100m 달리기 세계 신기록인 9.58초는 16년째 아직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푸마는 최근에도 리한나, 두아 리파, 제이지 등 유명 아티스트들과의 협업했습니다. 스포츠와 라이프스타일 패션을 성공적으로 융합하며 밀레니얼 팬층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푸마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안타스포츠는 홍콩 증시에 상장되어 있다. 중국 애국 소비 열풍을 타고 2022년 나이키를 제치고 중국 내 1위 스포츠 용품 회사로 올라섰다. /안타스포츠 제공


하지만 이런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인기는 푸마에게 꼭 이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축구, 농구 등 스포츠 분야에서 존재감이 옅어지는 양상입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러닝화 시장에서는 나이키·아디다스가 치고 나가고 온러닝, 호카 같은 신생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습니다.
푸마는 최근 실적 악화를 이유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내년 말까지 약 900명의 일자리를 감축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간소화할 계획입니다 .



푸마의 주가는 지난 1년간 반토막이 났다. /구글 캡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된 푸마의 주가는 지난 12일 21.68유로에 마감했습니다. 최근 1년간 52.6% 하락했습니다. 지난달 15유로대에서 안타스포츠의 인수 소식에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모습입니다.?
올해 초 취임한 아서 홀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유통 전략을 도매 중심에서 자체 매장과 온라인 등 직접 판매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2026년을 전환기로 삼아 2027년부터는 성장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