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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닭의 시대가 프라이드치킨으로 넘어가면서 우리의 닭요리는 꽤 다양해진다. 닭백숙은 옻닭·닭도리탕·찜닭과 연동된다. 그리고 각종 한방재료가 총출동한 궁중닭백숙 등으로 특화된다. 삼복 때는 단연 삼계탕이 절정의 인기를 얻는다.
청송의 신촌과 달기약수는 '주왕산 약수삼계탕' 특수를 일으킨다. 지금은 고인이 된 '금산삼계탕'의 김창민은 개그맨 전유성을 전속모델로 기용해 '꼬꼬아지야'로 종횡무진했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안동찜닭' 돌풍, 덩달아 닭도리탕, 그리고 춘천발 닭갈비가 세몰이를 한다해저이야기사이트
. 웰빙음식 붐을 겨냥, 전복과 문어 등 해산물이 가미된 '프리미엄 황제탕 백숙'도 인기를 끈다.
◆가창의 3인방 닭여인
대구의 백숙문화는 닭개장과 시너지 효과를 올렸고 특히 서울, 약전, 대동, 금산 등 대구를 대표하는 삼계탕 브랜드들도 백숙 특화에 일조했다.
예전의 백숙은 삼베보자기에 찹쌀 등 온갖 모바일황금성
잡곡을 넣고 솥에 넣어 푹 고아냈다. 그런데 밋밋한 백숙문화를 한 단계 버전업시킨 식당이 있다. 바로 대구 궁중한방백숙의 신지평을 연 가창면 삼산리 '큰나무집'이다. 조갑연은 백숙집 아줌마에서 백숙분야 명인이 된 뒤 전통음식연구가로 변신했다. 첫 출발은 1989년. 북구 복현동 영진전문대 근처에 '성화궁중약백숙', 1990년 현재 자리로 왔다. 2002년부블랙홀3D 릴게임
터 고령의 성실축산, 축산과학원 등의 도움을 받아 토종닭 복원에 동참한다. 덕분에 2006년부터 토종닭으로 요리할 수 있게 된다. 2008년 '우리맛닭'이란 인증서를 갖게 된다. 그런 공로 덕분에 대한명인회의 백숙분야 명인이 된다.
가창 대일생수 근처에 있는 '토담집'은 옻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영란은 최정산 자락에 옻나무를 키우고 있100%수익나는주식은패턴이있다
다. 여느 백숙집과 달리 잡곡죽을 내지 않는다. 오직 찹쌀밥과 옻국물, 묵은지와 날된장과 참기름 정도만 낸다. 본래 맛에 집중하기 위해서란다. 대구 옻닭의 출발은 대덕식당 언저리에 있었던 '맹산옻닭'이다. 이 집 주인 아들이 바로 장정일 시인의 사부로 알려진 박기영 시인이다. 그의 아버지가 지역에선 처음으로 그럴듯한 옻닭을 선보인다. 박기영 시인은 지금 충오션파라다이스 다운
북 옥천 옻특구에서 옻문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달성군 가창
큰나무집 바로 옆에 있는 '돈마실'의 윤영숙. 그녀는 솔잎이 들어간 돼지구이에 이어 2탄으로 '솔잎조림닭'을 론칭한다. 솔잎조림닭은 전통 간장조림닭의 변형인 것 같다. 마늘, 양파, 생강, 12가지 한약재 등을 넣고 4시간 우려내고, 거기에 특제간장소스와 솔잎식초를 적당량 넣고 이틀간 숙성시킨다.
◆닭도적
다소 생소한 메뉴가 있다. 계적(닭도적)이다. 대구는 안동권과 비슷하게 도적을 가장 주된 제물로 여긴다. 예서(禮書)에는 '편적'(片炙)이라고 하여 계적(닭)·육적(쇠고기)·어적(생선), 이렇게 3적을 각각 올리게 돼 있다. 이들 3적을 모아서 적틀에 고임 형태로 높이 쌓는 것을 '도적'이라고 부른다. 도적의 높이는 무려 40㎝에 이르며 다른 제물과 달리 남성들이 직접 마련한다. 안동 지역 도적의 가장 큰 특징은 고임 형태를 잘 유지하기 위해 '관적(串炙)', 곧 꼬치를 이용한다는 사실. 도적을 쌓을 때는 우모린(羽毛鱗)의 원칙에 근거하여 적틀의 가장 하단에 바다의 생선, 중단에는 육지의 짐승, 상단에 하늘의 새를 배치하는데, 이는 하늘·땅·바다로 구성된 우주적 질서를 상징한다.
특히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남평문씨 세거지는 기제사 때 계적을 빠트리지 않는다. 통마리 닭을 가볍게 삶은 뒤 토간장을 네 차례 발라 연거푸 조려낸다. 자연 속속들이 간이 배어들어 맛이 그만일 수밖에 없다. 닭과 꿩의 내장으로 만든 담백한 내장탕국도 별미다.
그런데 70년대 앞산 안지랑계곡에서 발원한 닭도리탕, 2000년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안동 야채찜닭도 계적의 변형으로 보인다.
◆대구 닭도리탕
사람들은 안동이 찜닭의 고향인 줄 안다. 아니다. 대구가 그 원형을 갖고 있다. 1991년 대명동 계명동캠퍼스 근처에 오픈한 '또이스'가 앞산 닭도리탕을 조금 응용한 '대구식 찜닭'을 선보인다. 현재 안동찜닭과 크게 다르지 않다. 90년대초만 해도 안동 구시장 안에선 안동찜닭이란 말이 나돌지 않았다. 고작 몇몇 가게가 야채찜닭을 팔고 있는 정도였다. 그게 2000년 서울로 올라가 안동찜닭 '봉추'로 알려지면서 안동은 단숨에 찜닭의 메카로 각인된다. 안동 사람들도 대구에 그 원형인 닭도리탕 전통이 있다는 사실을 거의 모른다.
안동찜닭의 성장 과정을 알려고 하면 대구에서 처음으로 매콤한 닭도리탕이 등장한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된다. 대구의 닭도리탕은 동인동찜갈비와 비슷한 변형이었다. 기존 고춧가루와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매콤한 찜갈비 같았던 닭백숙을 매운 고추와 큼직한 감자, 마늘과 고추장, 간장 등을 소스로 해 매콤한 닭볶음탕으로 변용시켰다. 당시 그 음식을 술안주로 해서 고도리를 치는 사람이 워낙 많아 대구식 닭볶음탕이 어느날부터 '닭도리탕'으로 불리게 된다.
현재 앞산 닭도리탕 전통은 안지랑계곡이 공원화 되면서 사라졌다. 무허가 업소도 덩달아 사라졌다. 마지막까지 그 시절 메뉴를 팔고 있는 데가 상인동 '과수원집'이다. 대명동 남구9동 주민센터 바로 앞산철판찜닭(대표 김성규)도 간장을 베이스로 하지 않는 매콤한 추억의 퓨전 닭도리탕 같은 맛을 선보였다. 안동찜닭 스타일이 아니다. 꼭 닭전골 같았지만 아쉽게도 폐업하고 말았다.
◆진주식당 닭곱창볶음
칠성시장에서 40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진주식당'의 명물인 '닭곱창볶음'. 한때 대구의 이런저런 재래시장 한 코너에 어김없이 닭곱창 요리가 진을 쳤다. 그런데 어느새 모두 사라지고 칠성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게 됐다. 닭곱창볶음은 닭도리탕 영향을 받아 탄생한다. 이 요리는 70년대 전국 최강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막강했던 대구 시내 여러 재래시장에서 태어났다. 특히 칠성시장 닭거리에서 가장 영롱하게 피어난다. 60년대부터 칠성시장은 서문시장, 남문시장 등과 함께 대구의 대표적 닭시장으로 발돋움한다. 족발골목과 어물전과 맞물려 닭전거리가 형성된다.
칠성시장 닭곱창볶음의 리더격인 '진주식당'. 거기를 찾기 전에 닭 부산물을 파는 골목부터 둘러 보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닭 취급 업소는 의성, 성일, 칠성, 이화 등 10여 군데였다. 한창 때는 30집 이상이 몰려있었다. 닭곱창은 일반 육계는 안 된다. 반드시 알 생산을 중단한 '폐계'여야만 한다. 그래야 곱창이 일정한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 초창기엔 매운맛보다 단맛이 강했는데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매운맛이 강세다. 주문을 하면 맵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젠 조류독감 등으로 인해 예전에는 맘껏 유통됐던 닭곱창이 제한적으로 유통된다. 그래서 곱창의 끄트머리에 붙은 꼬타리만 사용한다. 그 꼬타리에 염통, 알집, 닭똥집 등도 함께 섞어 볶는다. 다들 내장에 포도송이처럼 달려 있는 계란 직전의 유란처럼 생긴 노란 알집을 가장 궁금해 한다. 이젠 닭곱창이라기보다 '닭내장볶음'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청도시장 내
◆청도 여정식당
청도시장에 가면 '전설의 닭집'이 하나 있다. 한때 토박이에겐 상어 피편 잘하는 주막으로 널리 알려졌다. 술집이 사양길이라 서둘러 옻닭집으로 변신을 한 바로 '여정식당'이다. 한때 주막이었다. 이 주막을 알려면 '납딱바위 정서'부터 알아야 된다. 현재 청도역 옆에 납딱바위 쉼터가 있다. 예전 그 바위는 넓고 평평해 길손 쉰 명은 너끈하게 앉아 쉴 수 있었다. 노거수와 찬물이 나오는 샘까지 있어 과거 보러가는 선비, 각종 공물을 지고 청도를 통과하는 역인과 보부상 등에겐 최고의 랜드마크였다. 밀양에서 올라오는 길손도 납딱바위까지 오면 정오 때가 되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경부선 철도 건설 때 납딱바위는 철거된다. 이를 안타까워하던 군민들이 1998년 역전도로 4차로 확장공사 때 바위 흔적을 찾아 자연석 일부를 놓고 쉼터로 조성했다.
식당 한쪽 벽에 사용하는 13가지 약초를 진열해놓았다. 옻나무, 헛개나무, 대추, 영지버섯, 뽕나무버섯, 쑥, 들국화, 구기자, 육모초, 잣나무 등이다. 주막이 사양길이라 자연스럽게 옻닭집으로 넘어왔다. 요리과정이 너무나 치밀하고 힘들어 보인다. 3일마다 약물을 빼내야 한다. 일 있는 날은 오전 4시에 기상. 잘 말린 참옻을 알맞은 굵기로 쪼개 3시간 고아내 옻물을 만들고 거기에 약초 달인 물을 섞는다. 큰 백철솥에 모두 15마리의 토종닭을 6ℓ약물로 2시간30분 끓인다.
청송 신촌약수터
달성군 가창
◆별별 닭요리
청송 신촌약수터 근처에 있는 신촌식당은 닭불고기에 백숙을 매칭시킨 '닭불백숙'을 개발해 화제가 된다.
군위 의흥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닭불고기'라고 적힌 현수막이 여러 곳에서 펄럭이는 것이다. 의흥시장 닭불고기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춘천닭갈비와는 많이 다르다. 춘천닭갈비는 커다란 팬 위에 갖은 채소를 넣고 양념해 볶는 것이지만, 닭불고기는 양념에 버무린 닭을 숯불에 구워먹는 것이 최고의 조리법이다. 물론 팬에 볶아먹어도 되지만 불맛이 더해져야 특유의 풍미와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선지해장국 명가 '대덕식당'도 옛날식 간장조림닭의 비법을 갖고 있다. 의성군 단밀면사무소 바로 근처에 가면 마늘 소스향이 일품인 마늘닭을 파는 주영자마늘닭(옛 삼미통닭)도 매스컴을 탔다. 가창 '생수정'은 양념과 간장 버전의 '닭숯불갈비'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wind30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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