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논리에 교육의 본질이 또다시 밀려났다. 미래교육지구(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결국 예산 전액 삭감으로 2년 연속 멈춰 섰다. 교육 소외 지역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공교육을 보장해 달라는 절박한 요구는 외면당했다. 지역소멸과 인구 유출에 대응하고자 학교와 마을이 손을 맞잡았지만, 도의회 심의 과정에서 아무런 질의와 논의도 없이 예산은 잘려나갔다. 결국 설명 가능한 이유는 하나뿐이다. 교육보다 우선한 것은 왜곡된 정치 논리였다.




지난 9월 경남도의회 도민공감홀에서 열린 '마을교육, 도민에게 길을 묻다' 릴게임야마토 토론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정민 기자


확산되던 교육협력 모델…조례 폐지에서 예산 삭감까지
경남형 미래교육지구 사업은 2017년 김해에서 '행복교육지구'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2022년에는 도내 18개 전 시·군으로 확산됐다. 미래교육지구 사업은 학 우주전함야마토게임 교와 마을이 협력해 학생들이 지역 안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 모델이다. 학교와 마을, 교육청과 지자체가 함께 지역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경남교육청과 각 지자체가 1대1 매칭 방식으로 예산을 투자해 운영됐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2021년 7월 '경상남도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가 제정됐다. 이 조례는 사업 추진의 법적 릴게임무료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2024년 11월, 경남도의회는 해당 조례를 폐지했다. 조례 폐지는 도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의힘 도의원들이 주도했다. 폐지 사유로는 '정치적 중립성 훼손' 등이 제기됐다. 조례가 폐지되자, 본예산에 편성됐던 69억 원 규모의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2025년 추경에서도 32억 8700만 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쿨사이다릴게임 , 일부 자율적으로 운영 중인 학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사업이 멈췄다.
도의회는 삭감 명분으로 '예산 편성의 타당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제시했다. 이미 조례를 폐지한 도의원들이 다시 절차적 문제를 들어 삭감을 단행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의회는 이달 16일 정례회 본회의에서 내 릴게임몰메가 년 경남도교육청의 미래교육지구 운영 예산 26억 36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 예산은 이미 교육위원회 예비심사를 통과한 상태였다. 하지만 1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아무런 질의나 논의 없이 전액 삭감이 결정됐다. 본회의에서도 그대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단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어 삭감을 당론으로 정했다.




지난 8월 양산 동면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양산교육연대' 창립식 모습. /문정민 기자


"아이들 미래를 잘랐다" 정부 기조와도 역행
경남교육청은 도의회가 해당 예산안을 가결한 직후 "정책 성과에 대한 검증과 숙의 없이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의회의 기본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지역 맞춤형 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2026년 교육부 추진 과제로 확정하였으며, 지역 소멸 등 시대적 과제를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을 통해 지역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 정책을 펼치려 하고 있다"며 "미래교육지구 예산 삭감은 정부의 정책 기조와 흐름을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좋은교육감만들기경남시민연대와 김준식 전 지수중학교 교장, 송영기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 전창현 전 경남도교육청 교육활동보호담당관과 함께 15일 경남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문정민 기자


일부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 특히 군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사업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있었다. 학교 현장에서도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업은 농산어촌 학생들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인구감소 지역과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농산어촌 등 교육 소외 지역에서 방과 후 돌봄, 주말 체험 활동, 협력학습 기회를 제공하며 교육 사각지대를 메워 왔다.
그러나 조례 폐지와 예산 삭감이 반복되면서, 이러한 최소한의 공교육 안전망마저 무너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교육청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교육단체들도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좋은교육감만들기경남시민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등은 예산의 전면 복원을 촉구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정쟁 속에서 교육이 희생됐다. 도의회는 공교육의 책임을 포기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외면한 정치적 선택을 했다"며 "예산을 삭감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삭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럼, 사람과 교육' 등 교육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서를 내며 도의회를 규탄했다. 이들은 "도의회의 오늘 결정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며 "누가 아이들의 교육을 외면했는지, 누가 공교육의 책임을 방기했는지, 누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경남의 미래를 포기했는지 우리는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도민과 함께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