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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수도권 팀 선수 A가 한화전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경기 중 방해 행위가 심하다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선수 아닌 코칭스태프 이야기였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한 외국인 코치들이 상대가 집중해야 하는 순간 큰 소리를 낸다고 했다. 이 선수는 “뭐라고 하는지 모를 소리로 엄청 떠든다. 갑자기 ‘빽’ 하는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우리 투수가 투구 동작 들어갔을 때도 그러고 우리 타자가 타이밍 잡아야 될 때 그러기도 한다. 고의로 그런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화 코칭스태프가 내는 정체불명 소음에 불만을 가진 선수단은 한둘이 아니다. 야구 선수 대부분은 그라운드 멀리서도 바로 들리도록 혀로 ‘취취’하고 부르는 소리에 익숙해 습관적으로 반응한다. 수도권의 다른 팀 선수 B는 “세트포지션 들어갔을 때 갑자기 ‘취취’ 하는 소리를 낸다. 휘파람을 불고 난리가 아닐 때도 있다”고 했다.
수도권 팀 포수 C는 “올시즌 내내 그랬다. 주로 상대 투수가 던질 때 하는 것 같다. 입으로 내는 뭔 이상한 소리들이 있다. 단순히 파이팅을 내는 게 아니라서 ‘사인을 내주고 있는 건가’ 생각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 선수는 “지난번에는 우리 선발 투수가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는데, 투구 동작 들어가니까 한화 쪽 코치들이 ‘슬라이더! 슬라이더!’ 하고 소리를 쳤다. 어이가 없었다. 당연히 우리 투수도 엄청 화가 났었다”고 했다.
다른 팀의 선수 D는 “투수가 투구판에서 발을 뺐을 때는 어떤 파이팅을 내고 소리를 질러도 상관 없다. 하지만 세트포지션에 들어갔으면 조용히 해줘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야구에서는 그때는 서로 집중하는 시간이다. 야구가 어디서는 그렇게 다른가. 그 잠깐 시간에 그러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해야 하느냐”며 “우리 팀은 한화와 경기 전이면 미팅 때 ‘저러는 거 신경쓰지 말고 경기에 집중하라’고 코칭스태프로부터 주문이 나오기도 한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들도 한화 더그아웃의 ‘입’을 피하지 못한다. 타석에 섰을 때 스페인어로 “병살이다”라고 소리치는 초등학생 수준의 야유에 직통으로 불쾌감을 느낀 선수도 있다.
지난 26일 잠실 두산-한화전에서 4회초 두산 투수 최원준과 포수 박세혁이 한화 더그아웃을 노려보고 양측 신경전이 벌어진 이유도 같다. 두산은 이미 25일에도 같은 상황을 겪었고 26일에는 경기 전 자제해달라고 직접 요청했으나 또 같은 상황이 나오자 폭발했다. “무관중 상태라 (상대 소리가 너무 잘 들려)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심판진의 이날 설명은 틀렸다. 특정 팀의 비슷한 행위에 복수의 상대들이 불쾌감을 느끼며 ‘방해받는다’고 공통된 주장을 계속 하고 있다. 반복되는 상황은 결코 해프닝이 아니다.
더그아웃의 파이팅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소속팀 동료들을 향한 것이어야 한다. 가끔은 기싸움을 펼치며 상대를 자극하는 야유도 필요할 때가 있다. 다만 해도 될 때와 하면 안 될 때를 지켜줘야 한다. 방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는 순수 한 파이팅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여러 상대들이 방해받았으니 한화는 결국 방해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A 선수는 “얼마 전 대전에서 굉장히 심한 날이 있었다. 오죽하면 경기 뒤 한화 선수 둘이 찾아와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했다. 소속 팀 선수조차 납득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대신 사과할 행동을 감독과 코치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난생 처음보는 한화 코칭스태프의 방해 행위는 공교롭게도 ‘수베로 사단’이라 불리는 외국인 코칭스태프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베로 감독은 상대 불만을 인지하고도 “나는 이렇게 해왔다”며 또 반복했다. 선수 D는 “미국에서도 과연 이런 식으로 했을까, 절대 아닐 것 같다”고 했다. 심지어 역시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KIA 감독마저도 지난 5일 대전에서 9회말 마무리 정해영의 투구 중 결정적 카운트에서 수베로 감독이 스트라이크존 항의로 흐름을 깨자 고의성을 의심해 경기가 끝났는데도 심판진에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선수 B는 “KBO리그를 우습게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같은 시선 역시 오해라면 한화 코치진은 오해받을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너무도 비상식적인 행위이기에 명문화된 규정이 KBO에는 없다. ‘경기 중 선수단 행동 관련 지침’의 ‘4. 경기 중 관객, 심판, 상대구단 선수단에게 위화감과 불쾌감을 주는 언행 금지’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제재규정이 없다고 ‘더티플레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라운드에서 투수, 타자, 포수가 보고 듣는 것은 심판도 보고 들을 수 있다. 경기를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하려면 한화 벤치에는 분명한 제재가 필요하다.
http://n.news.naver.com/sports/kbaseball/article/144/0000763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