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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99’는 묘한 긴장을 품고 있다. 가득 찼으나 넘치지 않았고, 끝에 다다랐으나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한 경계의 수다. 시인이자 달아실 출판사의 편집장인 박제영이 펴낸 새 시집 ‘아흔아홉 개의 달과 아흔아홉 번의 겨울’은 그 경계에 서서 부르는, 시(詩)를 향한 지독한 연가이자 반성문이다. 무엇보다 이 시집은 그가 애착을 갖고 이어온 ‘달아실선’의 아흔아홉 번째 시집이라는 점에서 한 시대를 함께 건너온 동료 시인들에게 보내는 ‘안부의 서신’이기도 하다.



시집을 관통하는 정서는 ‘그 릴게임한국 리움’과 ‘기다림’이다. 시인은 시집 곳곳에서 ‘애인’을 호출한다. “애인의 안부를 묻는 동안 아흔아홉 번의 겨울이 지나갔다”고 덤덤히 고백한다. 여기서 ‘애인’은 단순히 사적인 연인을 지칭하는 은유가 아니다. 그것은 그가 평생을 바쳐 짝사랑해 온 시이자, 그 시를 쓰는 시인들이며, 끝내 도달하지 못한 언어의 세계다. 99권의 시집을 만드는 동안 수많은 시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인을 세상에 소개하고 떠나보낸 편집자로서의 그는, 이제야 비로소 멈춰 서서 ‘자신의 언어’를 되묻는다. “아흔아홉 번 무너지도록 애인은 끝내 돌아오지 않을 테지요”라는 구절은 되돌릴 수 없는 세월에 대한 회한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숙명에 대한 외침으로 읽힌다.



바다신2게임 시집 속에서 시인은 스스로를 ‘문장수선공’이라 부른다. “고장 난 문장을 수선해드립니다”라는 간판이 걸린 골목 어귀의 낡은 가게. 그곳이 바로 시인의 자리다. 고장 난 문장을 고치고, 부서진 언어를 깁는 행위는 언어의 폐허 속에서 다시 말의 싹을 틔우려는 안간힘이다. 애인의 안부를 묻는다는 것, 그것은 결국 다시 시를 믿겠다는 시인의 나지막한 게임릴사이트 독백이자 선언인 셈이다. 그는 시집 말미에 “그래도 당신들이 있어서 다시 꿈을 꾸어봅니다”라고 적었다. 영원히 다다를 수 없는 꿈이라 할지라도, 동료 시인들과 함께라면 “다시 꿈꿀 수 있겠다”는 그의 고백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무용한 혁명을 멈추지 않겠다는 가장 시적인 선언이다. 결국 100번째 시집 ‘디아스포라의 발자국-러시아 시편’을 펴내며 치열 골드몽사이트 했던 시적 투쟁이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그 자축의 자리가 13일 오후 3시 카페 올훼의 땅에서 마련된다. 달아실 刊. 133쪽. 1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