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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서도 드러난 성범죄·2차 가해
작년 4월 임관 일주일만에 ‘악몽’
신고 2주 지나서야 분리 조처
사단 담당관은 “빗물에 자료 유실“
사건 축소·가해자 솜방망이·2차 가해 방치
공군·해군 성추행 사건과 판박이
민간 변호사와 고소 뒤에야 수사
수원지검은 성폭력처벌법 혐의 기소
피해자 올초 극단적 선택 이어 또…
가족 “누군가 죽어야 개선되는 집단”
공군과 해군에 이어 육군에서도 상관으로부터 스토킹과 성추행을 당한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사건 축소·무마, 가벼운 징계, 피해자 신상유출 등 광범위한 2차 가해까지 공군·해군 사건과 판박이였다. <한겨레>는 23일 병원에 입원 중인 피해 부사관을 대신해 피해자 언니를 전화 인터뷰했다. 아무런 처벌 없이 징계만 받고 전역한 가해자는 뒤늦게 민간검찰 기소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육군은 “당시 피해자의 형사고소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ㄱ하사 쪽은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은 바가 없고, (군에서) 의사를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부임 일주일만에 ‘교제하자’던 직속상관…거절하자 스토킹·성희롱·추행
ㄱ하사는 임관 직후인 지난해 4월 육군 한 부대에 배속됐다. 부임 일주일 만에 직속상관 ㄴ중사가 ‘교제를 하자’는 말을 꺼냈다고 한다. ㄱ하사는 그 자리서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그날 이후 ㄴ중사의 스토킹이 시작됐다는 게 ㄱ하사 쪽 설명이다. ㄴ중사는 ‘나와 교제하면 업무에 도움을 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했다고 한다. 새벽에 취한 상태로 전화를 하고, 전화를 받지 않으면 수십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전화를 받지 않자 영외 숙소 앞까지 찾아와 계속 전화를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스토킹만이 아니었다. ㄴ중사는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성경험을 ㄱ하사에게 늘어놓거나 업무 중 은근슬쩍 몸을 만지기도 했다고 한다. 4개월 가까이 직속상관의 성희롱과 추행에 노출됐던 ㄱ하사는 지난해 8월 초 다른 선임의 도움을 얻어 부대에 신고했다.
뒤늦은 피해·가해자 분리…고위간부는 실명 언급하며 2차 가해 부추겨
ㄱ하사 쪽은 상담과 조사를 진행했던 사단 담당관과 법무실 대응이 무책임하고 부적절했다고 지적한다.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할 피해자-가해자 분리 조처는 신고 뒤 2주가 흘러서야 이뤄졌다. 그사이 ㄴ중사는 주변에 억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부대에는 ‘ㄱ하사가 평소 성적으로 문란했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한다. 한 중사는 ㄱ하사에게 ‘어차피 너는 이미지도 좋지 않다. 부대를 소란스럽게 하지 말고 떠나라’고 말했고, 가해자와 절친한 사이였던 다른 간부는 ㄱ하사에게 연락해 진술조서를 보여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피해자를 돕는 간부들은 ‘ㄱ하사를 왜 도와주느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ㄱ하사는 다시 부대 고위간부에게 만연한 2차 가해를 알리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이 고위간부는 면담이 끝난 뒤 ‘위(상급부대)에 알리지 말자. 간부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회유했다고 한다. 이후 이뤄진 전체 간부 교육에서 해당 고위간부는 오히려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ㄱ하사와 ㄴ중사 실명을 언급한 뒤 ‘뒤에서 욕하면 2차 가해로 신고당한다. 욕하고 싶으면 ㄱ하사 전출 뒤에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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