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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의 수입차 관세(25%) 시행이 3개월을 넘기면서 우려했던 부작용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미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한국GM은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고 대미 자동차 수출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GM은 체질 개선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고 현대차·기아는 현지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여력이 없는 중소 부품사의 경우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호소가 커지고 있다.
한국GM 관세 부담 글로벌 본사우량주식
절반…올해 판매 81% 美 시장 의존
4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글로벌 본사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정책에 따라 연간 40억~50억 달러(약 6조 원 안팎)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며 이 중 한국GM이 부담하는 몫은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 수준으로 절반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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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직격탄을 맞게 된 건 그만큼 전체 생산에서 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 49만 대를 판매한 GM 한국사업장은 국내 판매량이 2만 대에 그쳤고 나머지 47만 대는 모두 해외 시장에 수출했다. 이 중 미국 시장이 41만 대로 가장 많았다. 전체 판매량의 83%, 수출량의 89%를 미국 시장에 의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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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GM은 2022년 9년 만에 흑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지난 4월 3일부터 부과된 수입차 25% 관세에 미국 판매량이 많을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역설에 직면했다. 올해에도 대미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 1~4월 미국 판매량은 12만 6000대로 전체(15만 4000대)의 올쌈바
81%, 수출(14만 8000대)의 85%를 차지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현대차·기아 美 판매 수입 비중 65%…도요타(51%)·혼다(35%)보다 높아
현대차·기아도 연간 10조 원 상체리마스터 공략
당의 관세 부담이 본격화될 처지에 놓였다. 양사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되기 전 2~3개월 치 완성차 재고를 미국 현지에 확보했다. 지난 4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약 두 달간 미국 내 판매 가격 인상은 없다고 단언한 배경이다.
그러나 양사 재고는 이달부터 모두 소진된다. 재고가 소진되면 현대차·기아는 관세를 내고 미국에 완성차를 수입해야 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 중 수입 비중은 65%로 경쟁사인 △도요타(51%) △GM(46%) △혼다(35%) △포드(21%)보다 높았다. 교보증권은 현대차·기아의 연간 관세 비용을 각각 6조 원과 4조 원으로 추정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해외 판매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지난해 723만 대를 판매한 양사는 국내에서 124만 대를 판매했다. 나머지 598만 대는 모두 해외 시장에서 팔았는데 미국 시장이 170만 대로 가장 많았다. 전체 판매량의 23%, 해외 판매의 28%를 미국 시장에 의존한 것이다. 관세 시행으로 미국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양사의 글로벌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한국GM 부평2공장 유휴부지 매각…현대차·기아 '美 생산→美 판매' 조정
관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먼저 한국GM은 전국 9개의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 2공장 내 유휴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중형 세단 '말리부'가 생산됐던 부평 2공장은 해당 차량의 단종으로 2022년 이후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직영 서비스센터를 통해 이뤄졌던 고객 지원은 386개의 협력 정비센터로 대신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생산 거점을 재조정하는 한편 부품 현지화를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한다. 지난 4월 중순 그룹 차원의 관세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해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에 판매되는 현대차 중형 SUV '투싼'을 미국 앨라배마 공장으로 이전하고,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던 캐나다 판매 물량을 멕시코로 넘겼다. 한국산 대미 수출 차종도 미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 현지 생산 물량도 점차 늘리기로 했다. 지난 3월 준공식을 개최한 미국 조지아주(州) 소재 현대차그룹 신공장 'HMGMA'는 당초 생산능력(캐파)이 연간 30만 대였으나, 이를 50만 대로 높인다. 생산 차종도 전기차 단일에서 벗어나 내년부터는 하이브리드차를 혼류 생산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36만 대)과 기아 조지아 공장(34만)에 HMGMA까지 합하면 양사의 연간 미국 캐파는 120만 대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미국 판매량(170만 대)의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기아와 한국GM이 미국 판매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인상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4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하루아침에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며 "특히 저가 라인에선 3000달러, 4000달러씩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해당 수요층은 자동차를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가 아이오닉5를 조립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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