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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6일 충북 청주의 한 병원. A양(당시 14세)이 계부의 성폭행 여부를 묻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작년 12월쯤 자다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말과 함께입니다. “아버지가 성폭행을 한 게 맞느냐”는 물음에는 “예”라고 답합니다.
2주 뒤 A양의 진술은 180도 달라집니다. 성폭행 피해를 호소하던 입장을 번복한 겁니다. A양은 지난 3월 11일 “(성폭행 피해가) 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답니다. 자신은 성폭행 피해자가 아닌, 친구 성폭행 사건의 참고인일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사건 후 계부 B씨(56)로부터 A양을 분리하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고 봅니다. 성폭행 혐의가 다분한데도 두 사람을 함께 지내게 함으로써 진술을 바뀌게 했다는 겁니다. 당시 A양이 계부와 살면서 겪었을 심적 갈등과 압박감은 공판기록에도 남아 있답니다.
계부, 체포·구속영장 3차례 반려
지난 3월~5월 B씨에 대한 체포·구속 영장이 3차례나 반려된 점은 유족들을 더욱 뼈아프게 합니다. 의붓딸인 A양과 친구 C양이 경찰 조사를 받던 지난 5월 12일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겁니다. “계부에 대한 신병처리가 늦어진 게 화를 자초했다”는 원성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계부 B씨는 A양과 C양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1월 17일 B씨가 자신의 집에 놀러 온 C양을 성폭행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습니다. B씨는 A양을 6~7세 때 성추행한 데 이어 13세가 된 지난해에는 성폭행을 한 혐의도 받습니다.
문제는 계부 B씨에 대한 혐의 입증이 피해자들의 생전 진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피해를 당한 두 여학생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여학생들을 돕는 단체 등은 “수사 및 신병처리 지연 등 어른들의 안일한 대응이 소녀들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합니다.
친구인 C양 유족을 돕는 김석민(50) 충북지방법무사회 회장은 요즘 A양의 성폭행 피해 증거를 수집 중입니다. C양에 대한 성폭행 증거는 유서를 비롯해 친구와 나눈 SNS 대화, 사진, 동영상 등을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는 판단에섭니다.
반면 의붓딸인 A양은 지난 2월에 했던 성폭행 피해 진술을 번복한 상황입니다. “2개월 전에 아버지가 성폭행을 했다”던 진술이 바뀐 겁니다. 당시 A양의 진술은 “지금도 아버지가 화장실을 가면 무서워서 이불을 꾸리고 잔다”고 할 정도로 구체적입니다.
김 회장은 “계부가 화장실을 오갈 때마다 A양이 성폭행에 대한 공포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해당 진술을 들은 후 집 구조를 살펴봤더니 A양의 방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었던 겁니다.
계부와 분리 안된 의붓딸…성폭행 진술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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