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복궁 밖에서 진행된 수문장 순라의식 모습. 광화문 월대에서 인사동 일대까지 수문장과 수문군, 군악대인 취라치가 행진한다. 국가유산청 제공


추석 연휴를 맞아 경복궁 등 4대 궁과 왕릉 등이 무료로 문을 연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도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추석 연휴 내내 방문객을 맞는다. 올해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 덕에 유무형 전통 유산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관련 전시와 행사가 눈길을 끈다.
국가유산청은 3일부터 9일까지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휴무일 없이 무료 개방한다. 평소 해설사와 함께 예약제로 관람하는 종묘의 경우도 이번 추석 연휴 기간하이리치
에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경복궁에서 궁중 과자와 약차를 맛볼 수 있는 '생과방'과 야간 행사인 창덕궁 '달빛기행' 덕수궁 '밤의 석조전' 등 예약 행사도 예정대로 운영된다. 창경궁은 3일부터 9일까지 효명세자가 아버지 순조에게 올렸던 효심의 연회를 재해석한 '야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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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영녕전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창경궁 명정전 야경.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왕릉은 추석 연휴 다음 날인 10일 휴관하지만, 4대궁과 종묘는 '2025 가을 궁중문화황금성잭팟
축전'이 8일부터 12일까지 열리기 때문에 휴관일 없이 운영한다. 종묘에선 8일 최태성 한국사 강사가 진행하는 '종묘 인문학 콘서트'가 열리며, 창경궁에선 8일부터 12일까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참가자들이 나만의 반려 식물을 만들 수 있는 '동궐 장원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도 참여를 위해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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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별산대놀이보존회는 9일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탈춤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민속박물관은 추석 연휴를 맞아 강강술래 등 민속 공연을 진행한다. 대한종합상사 주식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최근 방문객이 크게 늘어난 국립중앙박물관은 추석(6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 박물관 앞 열린마당에서 전통문화를 활용한 창작공연 '디 아트스팟 시리즈'를 연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유형유산과 무형유산의 만남'을 주제로 하는 정기 행사다. 5일부터 9일까지(6일 제외) 나흘 동안 오후에 국악, 굿, 사물놀이, 줄타기, 탈춤 등을 활용한 공연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국립민속박물관도 6일을 제외한 4, 5, 7일 추석 한마당 '한가위는 민속이지'를 열고 특별 공연과 세시풍속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씨름대회와 삼베옷 길쌈, 강강술래, 처용무, 농악 등을 시연하고 전통한복 '추석빔'을 입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까치호랑이 민화를 그려 손거울을 만들거나 호랑이 부채 종이접기를 하는 등 전통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는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회고전에는 대형 물방울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는 '까치호랑이' 기획전에는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의 모티브가 된 '피카소 호랑이' 민화를 비롯해 여러 까치호랑이 도상 민화가 전시되고 있다. 리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은 6일에 쉬는 서울관을 제외하고 과천관·덕수궁관·청주관은 연휴 내내 문을 연다. 4관 모두 5일부터 8일까지 무료로 개방한다. 연휴 기간 서울관에선 물방울 화가 김창열 작가의 회고전과 현대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을 모은 '올해의 작가상 2025'가 열린다. 덕수궁관에선 '향수, 고향을 그리다'를 통해 김환기·이응노·이중섭 등 한국 대표 근대 회화 작품을 볼 수 있다. 과천관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 작품을 포함한 해외 명작 전시 '수련과 샹들리에'를 선보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까치와 호랑이 캐릭터에 영감을 준 민화들도 추석 연휴에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은 조선 시대 정통 수묵화와 민화에 묘사된 까치와 호랑이 작품에 주목해 '까치호랑이' 기획전을 진행한다. 종로구 가나아트센터도 추석 연휴를 맞아 까치호랑이 계열 호랑이 그림과 호피도 병풍 등을 모은 특별전 '호랑이'를 열었다. 천경자의 대규모 회고전 '내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를 개최하고 있는 종로구 서울미술관은 3일부터 9일까지 휴무 없이 문을 열 예정이다.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바다미술제'를 위해 설치된 김상돈의 조각 '알 그리고 등대'. 부산비엔날레 제공





경남 통영시 삼도수군통제영을 무대로 진행되는 미디어아트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전국 각지에서 예술 축제도 한창이다. 올해는 격년제 행사인 비엔날레 가운데 광주디자인비엔날레·대구사진비엔날레·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청주공예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미개최 해에 열리는 부산 바다미술제 등이 진행 중이다. 각 지역 국가유산에선 미디어아트가 밤 풍경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과 제주의 제주목 관아, 강원 철원의 노동당사, 경남 통영의 삼도수군통제영과 양산 통도사를 무대로 각 유산에 맞는 주제로 미디어아트 행사가 진행 중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