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준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식시장에 악재가 생겼다는 게 주식 투자자들의 판단이다. 시장은 이런 우려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세제와의 역차별 문제까지 거론되며 주식투자자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 온 주식시장으로의 '머니 무브'(Money move)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입법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는 시행령 하나가 몰고 온 나비 효과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더불어민주당 조세제도개편특별위원회 등과 카드값 세제 개편안의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부정적 영향이 쏟아지자 후속 대응에 나선 것이다.
세제 개편안에는 상장주식 양도소득세의 대주주 기준을 기존 종목당(시가총액) 50억원에서 10억원을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법상 대주주만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에 대 든든학자금 상환 한 세금을 낸다. 세율은 과세표준 3억원 이하 20%, 3억 초과 25%다. 일반 주주들에게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바꾸면 그만큼 과세 대상자가 늘어난다. 연말 기준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대주주로 분류하지 않는다. 대주주 입장에선 연말에 팔고 연초에 사면 그만이다. 연말에 주가가 은행대출금리 내려갈 수 있는 이유다. 일반 주주는 이를 우려해 먼저 주식을 매도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일반 투자자들은 부동산 세제 등을 거론하며 반발한다.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담기지 않았다. 반면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뿐 아니라 이 대통령 공약인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아르바이트 유급휴가 무엇보다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정부안에 따른 종목당 10억원은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도 되지 않는 가격(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는 등의 지적이 잇따른다. 대주주 상장주식 양도차익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의 장기투자를 막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연말에 주가가 내려갈 우려가 있으면 주식을 장기보유하는 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의 경우 누진세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한 것이고, 주식 시장은 성격이 다르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상장주식 대주주 기준은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대통령령) 개정 사안이다. 시행령이기 때문에 기재부가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후 진행한 입법예고안에 담기지 않았다. 정기국회 제출 전 거쳐야 하는 국무회의 의결 사안도 아니다.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 철회할 수 있는 것이다. 통상 세법 시행령은 연말에 국회에서 세제 개편안이 통과된 후 별도의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요한 시행령의 경우 세제 개편안에 포함해 국회에서 논의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 "역시 대한민국은 부동산이 답인가"…증시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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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변경안/그래픽=김다나
"우리나라는 투자 수단이 부동산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집값 폭등 등 경제에 해악을 끼칩니다. 국민들이 이제는 주식 투자를 통해 중간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주식시장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대통령이 지난 6월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가진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주식 시장 활성화를 통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어 부동산 쏠림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상법 개정안 통과도 그 연장선이었다. 경영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법제화해 투자자 중심 시장 구조로 바꾸려는 신호였다. '이재명식 머니무브'에 시장은 호응했다. 취임 당일 코스피는 2.66% 급등했고 한 달 반 동안 약 20%(6월 2일 2698.97 → 7월 31일 3245.45) 상승했다. 그러나 허니문은 짧았다. 지난달 31일, 첫 세제 개편안 발표가 방아쇠가 됐다. '국장(국내 증시)으로 돌아오는 것은 지능순'이라던 이 대통령의 발언과는 정반대 결과였다. 핵심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10억원 이상 주식 소유 금지법'이란 비판까지 나왔다. 정부는 앞서 윤석열정부 시절인 2023년 말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완화했다. 연말 '매도 폭탄'을 줄이고 증시 이탈을 막겠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 후 입장은 바뀌었다. 이번 정부는 감세에 따른 조세 형평성 훼손과 증시 활성화 효과 미비를 이유로 기준을 되돌렸다. 대주주 기준 강화에 따른 주식시장 하락 우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2017년 말 대주주 기준을 강화했을 때 주가가 올랐고 2023년 말 대주주 기준을 완화했을 때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 기대와 달리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날 증시는 와르르 무너졌다. 지난 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3.88% 급락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최대 낙폭이다.
━ 부동산 세제와 비교되는 주식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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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반발은 부동산 세제와 비교될수록 커진다. 주식은 보유 기간과 상관없이 대주주 양도세 최고 25%가 적용된다. 반면 부동산은 최대 80%까지 장기보유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실제 1주택자는 10년 이상 거주·보유 시 각각 40% 공제가 적용돼 최대 80%까지 양도세가 면제된다. 12억원까지는 비과세 혜택도 있다. 이런 혜택은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는다. 반대로 주식 보유 10억원 초과자들은 보유 기간과 무관하게 매도 시 양도세를 내야 한다. 대주주들이 연말마다 세금 회피를 위해 매도하면 일반 투자자의 주가 하락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는 물론 주식 커뮤니티에는 "대한민국은 역시나 부동산밖에 없다" "부동산→주식으로 머니무브가 일어나기 보다는 주식→부동산의 머니무브가 일어날 만한 개편안" "뭉칫돈을 가진 큰손들은 주식에서 다시 부동산으로 가면서 '(민주당) 코스피 5000 특위'에서 '코스피 2000 특위'로 바뀌게 될 것"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증권거래세율 인상(0.15→0.20%), 시장 기대보다 높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안(35%)이 발표된 것도 주식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 변경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 정부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정부안 수정이 가능한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방안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 대해 "세제실과 정책라인을 중심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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