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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가동 기한 40년을 넘겨 멈춰 선 고리 원전 2호기의 10년 가동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222차 회의. 위원장과 위원 8명이 참석해 고리 2호기 사고 관리 계획과 재가동 허가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위원들에게 지진·해일·강우·강풍 같은 자연재해나 항공기 테러에도 충분히 안전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자 한 위원이 “항공기 충돌로 인한 세슘 137 방출량에 대한 평가가 들어 있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원안위 관계자는 “인위적 테러 행위는 확률을 구할 수가 없기 때문우리파이낸셜 주식
에 영향 평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위원들 사이에 찬반 공방이 이어지면서 4시간 이상 이어진 심의에서 고리 2호기 재가동 여부는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다음 달로 미뤄졌다.
그래픽=양진경
이재명 정부가 모바일 바다이야기
신규 원전 건설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가운데 원안위가 40년 가동 기한이 끝난 원전 재가동 심사 결론을 미루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허가가 났어도 재가동 준비 기간이 필요해 빨라야 내년 상반기 재가동이 가능했는데,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다. 현재 고리 2호기를 비롯해 10기의 10년 재가동 연장 심사가 진행 중인데 줄줄이 연기될 수밖주식전문가
에 없는 상황이다. 원전 업계에서는 “탈원전을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 때도 원안위가 북한 장사정포 공격이나 비행기 테러를 이유로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를 5년 가까이 미뤘던 것처럼 재가동 심사를 미뤄 사실상 탈원전 효과를 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가 안전성 3년 검토했는데…
고리 2호기 재가동 심의 안파워스톡
건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기술적 안전성을 3년 이상 심사했고, 이를 심의한 원안위 산하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가 “허가 기준을 만족한다”며 회의에 올린 사안이다. 하지만 대부분 원전 비전문가로 구성된 원안위원들이 구체적인 기술적 내용을 문제 삼으며 공방을 벌이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기수 위원은 “회의가 매우 비효율적으로 진행된다.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에서상승전환
기술적 검토를 거쳐 올라온 안건은 특별한 하자를 발견하지 못하면 인정을 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시간) 끄는 것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이렇게 통과 안 시키고 자꾸 지연하는 것이 원전 설비를 노후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산 기장군의 한 마을에서 바라본 고리원전 (오른쪽부터) 1,2,3,4호기의 모습./김동환 기자
문제는 이처럼 결론이 미뤄지면 10년 재가동 승인이 나더라도 재가동 기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10년 연장은 가동을 중단한 시점부터 계산한다. 승인이 늦어질수록 재가동 기간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2023년 4월 가동 중단한 고리 2호기는 오늘 당장 승인을 받아 재가동해도 이미 허비한 30개월을 뺀 7년 반 정도만 가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리 2호기를 포함해 현재 한수원이 계속 운전 신청을 해놓은 원전은 총 10기다. 설비 용량 기준으로 국내 전체 원전의 30%에 달하는 비율이다.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신청이 늦었던 것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여파였는데, 이번 심의에서 일부 위원은 재가동 신청 기간이 늦었던 점을 문제 삼으며 통과에 부정적이었다.
◇다음 달 회의엔 원자력 전문가 위원 부재
원안위는 다음 달 23일 회의에 이번 안건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음 달 12일 임기가 끝나는 제무성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와 김균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위촉연구원은 참석할 수 없다. 원안위 위원 중 원자력을 전공한 위원은 두 사람뿐이다. 다음 달 원안위 회의에선 원자력 전문가 위원들이 없는 상태에서 고리 2호기 재가동 여부를 다루게 된다. 표결에 부쳐도 안건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원안위 위원은 총 9인으로 구성된다. 국무총리가 제청하는 위원장과 사무처장(위원장 제청)이 상임 위원이고, 다른 7명은 민간 비상임 위원이다. 비상임 위원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명씩 추천하고, 위원장이 정부를 대표해 3명을 제청한다. 다음 달 국민의힘 추천 위원 2명과 민주당 추천 위원 1명의 임기가 끝나면 결원 위촉이 연말까지 어려울 수도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자력 비전문가 위원들이 원전 발목을 잡는 원안위 회의는 구조 자체부터 문제”라며 “이재명 정부가 에너지 믹스를 표방하며 기존 원전은 쓴다고 말하지만, 원안위가 원전 수명 연장을 미루는 방식으로 사실상 탈원전과 같은 결과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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