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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8-28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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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0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빈소 일곱 곳이 차 있었다. 각 빈소에서 안내하고 있는 발인 장소는 모두 달랐다. 성남, 서울, 인천, 화성, 심지어 충남 천안까지, 발인하는 과정에서 들르는 화장터가 모두 제각각이었다. 의정부는 시에서 운영하는 화장장이 없어 장례를 치를 때마다 멀리 다른 지역의 화장장을 찾아다녀야 한다. 의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근 양주, 포천, 남양주, 가평 등 경기 북동부 지역은 지자체가 마련한 별도 화장장이 없어서 매번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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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장 부족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 지역은 더하다. 서울 두 곳, 인천 한 곳, 경기도는 네 곳이 전부다. 이마저도 2021년 경기도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이 개장하면서 숨통이 트인 결과다. 단순히 고령화 때문만은 아니다. 다양한 요인으로 화장장을 찾는 이들이 늘었지만, 공급은 뒷받침하지 저축은행제2금융권 못하고 있다.
장례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풍습 중 하나다. 2001년 한 해 전국에서 24만2000여 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화장을 한 이들은 9만3000여 명, 전체 사망자 가운데 38.5% 수준에 그쳤다. 당시에도 ‘전국 산천에 묫자리가 부족하다’는 뉴스가 등장했지만, 주식담보대출방법 여전히 사람들은 매장을 선호했다.
22년이 지난 2023년, 한 해 사망자는 35만2000여 명으로 늘었다. 고령화와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결과다. 그런데 이 기간에 화장률 역시 덩달아 증가했다. 2023년 화장한 이들(내국인 기준)이 무려 32만7000여 명에 달했다. 20여 년 사이에 화장 농협카드 연체 횟수가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사망 시 화장을 택하는 이른바 ‘화장률’은 92.9%까지 늘었다(〈그림〉참조). 망자의 시신을 관째로 땅에 묻으며 슬픔을 달래던 모습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 되었다.
사망한 시신만 화장하는 것은 아니다. 화장장을 찾는 이들 중에는 가족의 장지를 이장하는 경우도 많 카드연체신용불량자 다. 이때 발생하는 화장 수요를 ‘개장 유골’이라고 하는데, 화장장에서 이들의 비율도 상당하다. 2023년 기준 총 화장 건수는 45만여 건으로, 이 가운데 11만9000여 건이 바로 이 개장 유골이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일반 시신 화장보다 개장 유골 화장이 더 많을 정도다. 2023년은 윤달이 끼어 있어 특히 개장 유골 화장 수요도 많았다. 이는 올해 여름(7월25일~8월22일)도 마찬가지다.
화장 시설(화장장·화장로) 증설은 한계가 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여 있는 수도권은 물론, 일부 광역시에서도 화장장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여름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해마다 날이 추워지는 12월과 1월에는 사망자의 수가 증가한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는 계절에는 화장장 수요가 그만큼 늘고, 일시적으로 3일장 대신 4일장을 치르는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화장장 부족 문제가 전국적으로 대두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3만1000여 명이 사망한 2022년, 일시적으로 연간 사망자 수가 37만2000여 명으로 급증했다. 갑작스러운 사망자 증가는 전 세계에 ‘화장장 부족’ 문제를 야기했는데, 한국도 이를 피할 수는 없었다. 자연히 화장장마다 관할 지역 외에 다른 지역의 화장 수요(관외 화장)까지 감당하게 되면서, ‘5일장’을 치르는 경우도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그런데 일시적일 것이라 생각한 화장장 부족 문제는 팬데믹이 잦아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인구가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팬데믹 이후에도 연간 사망자 수가 눈에 띄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경계 내에 있는 유일한 화장장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설립 당시 서울 강남권 주민들의 격한 반대에 직면했다. 이곳은 최근 화장로를 증설하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화장장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신을 화장할 수 있느냐’에 따라 ‘용량’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은 하루 59구를 화장할 수 있었는데, 8월18일부터 이 용량이 평균 85건으로 늘어났다. 종전에는 화장로(화구)가 11기였지만, 4기를 추가해 15기로 확장한 덕분이다. 시신 한 구를 화장하는 데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화장장 한 곳이 있더라도 화장로가 몇 기인지, 하루에 몇 시간 동안 화장장을 운영하는지(회차)에 따라 화장 용량이 결정된다.
이토록 어려운 화장장 증설
그나마 서울추모공원의 경우, 설계 당시부터 화장로 증설을 염두에 둔 덕분에 화장 용량을 늘릴 수 있었지만, 이런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추모객들을 원활하게 맞이하고(주차·교통망), 이들이 원활하게 이동하며(추모 동선 확보), 화장하는 동안 대기하는 공간까지 장사 시설 인프라에 포함된다. 1구당 화장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서울의 경우 시신 한 구당 화장 시간을 1시간40분까지 줄인 상태다), 추모객의 동선을 최적화하며, 화장로를 최대한 늘린다 하더라도 특정 화장장이 늘릴 수 있는 ‘하루 화장 가능한 시신’은 제한적이다. 결국 화장로보다 급한 건 화장장 증설이다.
화장장 증설은 지역의 염원이자 풀기 어려운 숙제와 같다. 기피 시설 가운데 ‘님비(NIMBY)’ 현상이 가장 강한 시설이 화장 시설이다. 일부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화장장이나 교정 시설 같은 기피 시설 유치를 지역의 돌파구로 삼는 경우도 있지만(〈시사IN〉 제872호 ‘우리 동네 ‘화장장’에 놀러 오세요’ 기사 참조),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서는 여전히 반발이 거세다.
앞서 언급한 경기 북부 지역도 화장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미 20년 전부터 추진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국면마다 지역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기 일쑤였다. 2006년 가평군에 경기 북동부 지역을 위한 화장장 건립 논의가 시작되었으나 무산되었고, 2011년에는 포천시가 광역 화장장을 유치하려 했으나 이 역시 주민 반대로 백지화되었다. 2020년에는 가평시가 주도해 가평·남양주·포천·구리 등 4개 지역이 함께 사용하는 화장장을 만들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가평군 내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2022년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되었다.
최근에는 양주시가 구리·남양주·동두천·의정부·포천시와 함께 사용하는 화장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양주시는 백석읍 방성1리에 화장로 12기를 갖춘 화장장을 추진 중인데, 입지 지역이 아닌 화장장 ‘인근 지역’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직선거리 3~4㎞ 떨어진 신도시 아파트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지역 정치권(시의회 등)에 영향을 미친다.
개별 지역에서 화장장을 반대할 때에는 시신을 화장하는 공간에 대한 반감이 가장 앞선다. 여기에 몇 가지 논리가 추가된다. 화장장이 생길 경우 발생하는 교통문제, 소각 매연에 대한 반발, 주택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공포도 주민 반대의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지자체마다 화장장을 지을 때는 해당 지역에 발전기금과 같은 ‘당근’을 함께 내놓지만, 직접적 지원 대상이 아닌 ‘인근 지역’은 반대 목소리를 더 키워왔다. 이는 단순히 도시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화장장 건립 추진이 도시와 도시의 갈등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이천시는 인접한 여주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화장장 건립이 한 차례 불발된 적이 있다. 2020년, 이천시는 부발읍 수정리에 화장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이곳은 여주시와 가까운 지역이었다. 화장장을 반대한 여주시민들이 ‘이천 화장장 입지 반대 시민대책위원회’까지 출범시키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이천시는 2023년 해당 지역에 화장장을 지으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이천시는 올해 4월, 상대적으로 여주시와 떨어져 있는, 도시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호법면 단천리에 화장장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웃 도시’ 반대로 추진 중단하기도
수도권 지자체 간 협력 사례로 꼽히는 화성시 함백산추모공원도 개장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경기도 화성·군포·안양·시흥·안산·광명·부천 지역이 공동으로 설치한 장사 시설이지만, 수원 경계와 가깝다는 이유로 수원 서부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부지 선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화장장을 하나 만드는 데에는 보통 10년 넘는 시간이 걸린다. 부지를 선정하고, 지역에 돌아가는 지원금 규모를 결정하고, 인근 지역의 반대를 해소하고 나서도 건립 기간이 3년 이상은 걸린다. 현재 포화 상태인 화장장을 늘리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화장장을 적극적으로 만들더라도 향후 10년간은 부족 문제가 지속된다. 이 기간에 ‘장례 대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등장한다. 사망자 증가가 이미 예정된 미래라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2~2052년)’에 따르면, 5년 뒤인 2030년 전국 사망자 수는 41만여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지역은 경기도다. 이 추계 데이터에 따르면, 경기도는 2024년 하루 209명이 사망하지만, 2030년에는 그 숫자가 260명으로 늘어난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당장 5년 내에 하루 50여 구를 소화할 수 있는 화장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후에도 수요는 더 늘어난다. 10년 뒤인 2035년에는 하루 304명, 15년 뒤인 2040년에는 하루 358명 꼴이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증설한다 하더라도, 구조적으로 대란을 피하기 어렵다.
2022년 5월 국회입법조사처는 ‘초고령사회 대비 화장 시설 설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화장장 부족 문제를 이렇게 지적한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단순히 거주인구 대비로만 화장 시설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실제 사망자 수도 가장 많은 지역이며, 우리나라에서 노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어서 초고령사회 대비도 시급한 지역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연간 사망자 수는 2052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화장장 문제는 초고령사회 초입부터 인구 감소의 끝자락까지도 지속될 ‘30년짜리 문제’다.
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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