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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AI 육성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형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이끌어갈 5개 팀을 최종 발표했다.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은 조건을 고쳐 재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AI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관심은 진심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는 물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AI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대통령실에는 AI미래기획수석을 만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까지 모두 관련 전문가를 기용했다. 생각해 보면 대통령 후보 시절 자문 역할을 했던 전문가 그룹 '성장과 통합'이 후보의 핵심 정책 구호로 채택했던 것 또한 'AI 잭팟
정부'였다. 이 정도면 AI가 신정부의 핵심 성장 전략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AI는 또 하나의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AI는 생산성과 효율성의 획기적 혁신을 통해 산업구조는 물론,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까지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AI산업 진흥 방안의 목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과 AI 기술의 산온라인릴게임먹튀검증
업화로 AI 세계 3강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정부는 5만 장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한 'AI 고속도로' 구축, 국가대표 AI 기업 육성 및 민관 합작투자 추진과 공공데이터 개방 추진 등을 약속했다. 앞으로 만들 펀드 규모는 100조원으로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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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월17일 정부세종청사 과기정통부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중국 따라가기엔 너무 큰 격차
AI 세계 3강은 정말 달성 가능한 목표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키움증권 주식
현재 AI 기술 수준을 보면 미국이 멀리 앞서가고 있고, 중국이 그 뒤를 쫓고 있다. 그다음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몇몇 나라가 큰 격차 없이 몰려있다.
영국의 미디어 기업인 토터스 미디어의 '글로벌 인공지능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AI 역량은 6위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싱가포르와 영국, 프랑스만 한국 앞에 자리한다. 보스턴부동산전망대
컨설팅그룹이 내놓은 'AI 성숙도'에 대한 보고서는 이보다 평가가 조금 박하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영국과 캐나다, 싱가포르만 '선도국(Pioneer)' 그룹이다. 우리나라는 다음 단계인 '안정적 경쟁국(Steady Contenders)' 그룹에 속한다. 프랑스나 독일, 일본 등과 같다.
지금 시점에 굳이 3강을 꼽는다면 영국이라고 할 사람이 많겠다. 구글 자회사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소인 딥마인드(DeepMind)를 가지고 있고, AI 논문 인용 수는 세계 3위권이며, 1300여 개 AI 스타트업은 유럽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어떤 보고서의 평가에서도 3강을 꼽는다면 빠지지 않고 지목되는 나라다.
그러니까 우리가 AI 3강이 되려면 최소한 영국의 수준은 앞질러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간단한 일은 아니다. AI 역량의 지표라고 하는 데이터센터 숫자만 비교해도 우리는 43개에 불과하지만, 영국은 500개가 넘는다.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모든 보고서가 공통으로 지적하는 우리나라의 취약점은 부족한 투자와 인력이다. 투자 규모나 인력 면에서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할 수는 없다.
미국이나 중국과는 비교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AI 인재 유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네 번째로 인재 유출이 많은 나라였다. 올해도 1만 명 이상의 AI 인재 부족이 예상된다고 한다. 정부가 약속한 'AI 인재 10만 양성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긴다고 해도 인재들이 굳이 우리나라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면 의미가 크지 않다. 투자 규모도 3강을 목표로 하는 나라라고 하기에는 작은 편이다. 우리나라보다 정부가 주도하는 AI 공공투자가 많은 나라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도 영국과 캐나다, 이스라엘, 독일, 인도, 프랑스까지 모두 8개국이다. 일본도 지난해 앞으로 10년간 AI산업에 민간과 정부를 합쳐 500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로 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선정 기업
소버린 AI 개발 나섰지만, 전력망이 장애물
데이터센터 같은 기반 시설도 부족하고, 투자나 인적 자원 측면에서 모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도 3강이 가능하다고 하는 이유는 주로 우리가 가진 제조업을 포함한 산업 기반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을 제외하면 거의 유일하게 반도체 기술력과 함께 AI 서비스의 상용화와 확산에 유리한 네트워크를 모두 가진 나라다. 신기술에 열려있지만 까다로우면서도 적극적인 소비자도 있다. 기업들 역시 AI 기술을 기존 산업에 접목하는 데 열의를 가지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소버린(sovereign·독립적인) AI' 역량을 갖추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우리가 가진 데이터와 기반 시설을 활용해 만들어진, 우리의 문화와 사회, 정치적 환경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AI를 말한다. 'AI 정부'의 추진은 가장 합리적인 수단이다. 의료와 교육, 행정, 국방 등 공공서비스에 먼저 AI를 도입해 민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은 자본력이 취약한 국내 AI 업계에도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물론 수준이 떨어지는 AI를 우리가 만들었다고 억지로 써야 한다면 그것도 바람직하기만 한 건 아니다. 국가대표 AI 모델은 성능도 세계 최고 수준이어야 한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전문 영역을 찾는다면 가능한 일이다. AI 3강이라고 하지만 고만고만한 나라 중에서 3등이라고 자부하는 것과 의미가 있는 3등이 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AI 3강 달성에 가장 큰 장애물은 에너지 공급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는 흔히 말하는 '전기를 잡아먹는 하마'다. AI 기술 발달에 따른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10년 전의 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 체계로는 AI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수 없다. 특히 수도권은 2027년까지 예상 수요보다 공급 가능 전력이 36% 부족하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송배전망 병목 현상은 AI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OECD 최하위 수준인 상황에서 RE100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일본 정부는 전력 공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3년 8.5%에서 2040년 20%로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이기 위해서다. 우리도 전체적인 에너지 공급계획을 재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력산업의 구조 개편과 함께 과감한 송전망 확충, 전기요금 체계 전환이 시급하다.
AI 역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챗GPT-5 출시가 임박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올해부터 AI 에이전트가 현장에 본격 투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AI가 알아서 일하는 시대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우리는 자금도 설비도 인력도 부족하다. 해야 할 일이 많다.??
김상철 경제 칼럼니스트(전 MBC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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