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핀 세계 평화의 꽃, 눈과 얼음의 축제 동계올림픽이 오늘(23일) 막을 내렸습니다.
스포츠의 제전이지만 음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빙판 위 예술, 예체능의 황금 조합이라 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이 그 정수죠. 자신이 가진 기술과 표현력을 돋보이게 해 줄 곡 선정 작업이야말로 이 종목의 막후 전쟁일 겁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만큼 적잖은 선수들이 이탈리아 작곡가나 가수의 곡을 골랐습니다. 차준환 선수는 이탈리아 작곡가 에치오 보소의 연주곡 'Rain, in Your Black Eyes'에 맞춰 연기했습니다. 지난 2020년, 48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요절한 보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소가 연주한 피아노 분산화음은 희고 검은 음표가 돼 마치 애달픈 진눈깨비로 빙판 위에 흩뿌려지는 듯했습니다.
일본 피겨의 무서운 기세도 이탈리아의 선율 위로 행진했습니다. 17세 신성 나카이 아미는 1954년 이탈리아 고전 영화 '길'의 테마곡을 택했습니다. '달콤한 인생', '8과 2분의 1'로도 유명한 이탈리아 명장 페데리코 펠리니가
바다이야기무료 연출한 이 영화의 음악은 '대부', '태양은 가득히'로 이름난 이탈리아 작곡가 니노 로타의 작품이죠.
후배에게 일본 피겨의 미래를 물려준 25세 선배도 이탈리안 멜로디를 골랐습니다. 평창과 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을 맞은 사카모토 가오리. 그가 고른 곡은 석별의 노래, 'Time to Say Goodb
릴게임가입머니 ye'였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영국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과 호흡을 맞춰 부른 노래. 단순한 이별가로 머물 애수의 정서를 가히 장엄과 초월의 경지로 끌어올린 명곡입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안드레아 보첼
릴게임골드몽 리가 공연하고 있다. EPA연합
보첼리의 곡을 고른 이는 또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선수 키릴로 마르삭. 러시아와 전쟁에 참전 중인 부친을 위해 'Fall on Me'란 곡을 택한 겁니다. 이 곡은 안드레아 보첼리가 아들 마테오 보첼리와 함께 부른 곡입니다. 마르삭은 "아버지가 전선에서 이 음악을
릴게임사이트추천 보내 주셨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함께 연결돼 있고,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이탈리아산(産) 멜랑콜리를 여러 나라에 수출한 안드레아 보첼리…. 그는 1958년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작은 농촌 마을인 라야티코에서 태어났습니다. 선천성 녹내장으로 시력이 안 좋았죠. 열두 살 때는 축구공에 머리를 맞는 사고까지 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시각 장애를 안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시각이 희미해진 안개의 자리에 청각의 성을 또렷하게 세웁니다. 그 성이 훗날 수만 명, 수억 명의 가슴을 울리는 이탈리아의 청각적 랜드마크가 되죠.
보첼리는 어려서부터 음악가가 되길 꿈꿨습니다. 하지만 먼저 택한 직업은 법조인이었죠. 피사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해 국선 변호사로 활동합니다. 하지만 오랜 꿈의 물길을 거스를 순 없었습니다. 법정을 떠나 무명 가수로 활동하던 때, 이탈리아 대표 팝 가수 주케로의 곡 'Miserere'를 부른 것이 제작자의 눈에 띄어 데뷔하게 됩니다.
보첼리의 레퍼토리는 오페라 아리아와 팝송을 자유자재로 넘나듭니다. 아리아는 더 대중적으로, 팝송은 더 웅장하게 채색해내고 말죠.
이번 올림픽 개회식(현지시간 이달 6일)의 절정도 보첼리의 아리아가 찍었습니다.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실린 세기의 아리아,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말라·'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도 알려진 곡)였죠. 피날레에서 '승리하리라!(Vincero!)'라 포효하는 보첼리의 감긴 두 눈. 그것은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을 메운 7만 관객을 넘어 인류를 향해서, 다음과 같이 토로하는 듯했습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 이 하늘 아래 지금 숨 쉬는 모두가, 승리하리라!'
임희윤 문화평론가(전 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