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이 연일 수출 기록을 고쳐 쓰고 있습니다.
전통의 '화장품 강국'인 프랑스와 미국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파리의 콧대 높은 유명 백화점에서도, 길가의 수퍼마켓에서도 이젠 한국 화장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선 새로 출시되는 스킨 케어 제품 중 미국산은 줄고 오히려 'Made in Korea'가 크게 늘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우리 화장품은 2021년 세계 수출 3위를 달성했는데, 올해 4월에는 미국을 처음으로 앞질러 2위에 오르는 기쁜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김주덕/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바다신2다운로드 교수(전 보건복지부 화장품산업발전기획단장)] "무역 역조가 심한 산업이었는데 2012년도에 처음으로 화장품 수출이 수입을 앞지르게 된 거예요. 2023년에 세계 수출 3위국을 계획했는데 (이미) 2021년에 세계 수출 3위국이 됐어요. 누구도 화장품 산업이 이렇게 크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

# '출구는 없다' 릴게임갓 미국 톱스타도 반한 매력

지난 8월 프랑스 르몽드 기사입니다.
"스킨 케어 분야에서 시트 마스크는 음악 분야에서 K팝이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K뷰티의 효자 상품은 시트 마스크입니다.
연예인들이나 드라마의 인기도 한 몫했지만, 외국인들은 하루에 하나씩 쉽게 떼고 백경게임랜드 붙일 수 있는 편의성에 열광합니다.
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기초 관리 제품과 주름 개선 제품, 자외선 차단제도 꾸준한 평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좋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외국 화장품에 비해 가벼운 발림을 꼽습니다.
미국 톱스타들도 릴게임갓 이런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카디비/미국 래퍼] "나처럼 화장 안 한 것 같이 보이는 비밀을 알고 싶어? 바로 이거야. 이거 BB크림이야. 그냥 사, 사란 말야."
요즘 가볍게 필요한 것만 골라 바르는 '스키니멀리즘(스킨+미니멀리즘)'이 추세인데, 한국 화장품이 딱 들어맞는 겁니다.

릴게임사이트추천# 국책사업도 아닌데 '세계 2위'

한국 화장품 업계가 써 내려간 역사는 세계 1위 프랑스와는 조금 다릅니다.
프랑스는 1990년대 정부가 화장품·향수 산업을 국책 사업으로 지원하면서 크게 발전했는데요.
산업, 학문, 연구를 특화한 산업단지를 만들고 규제를 대폭 풀었습니다.
이때 로레알, 겔랑 같은 브랜드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고요.
프랑스에 여행 가면 약국에 들러서 화장품을 살 수 있잖아요?
이때 일명 '약국 브랜드' 비쉬, 라로쉬포제 같은 브랜드가 이름을 알렸습니다.
[김주덕/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전 보건복지부 화장품산업발전기획단장)]
"왜 화장품을 쓰면 노화가 더디게 일어날까 이런 기본적인 것을 연구를 하거든요. 우리나라 아모레나 LG 같은 경우는 연구원이 한 600여 명 되는데, 로레알 같은 데는 4500명이 되고 거기서 차이가 나는 거예요."
반대로 한국 화장품은 K-문화의 부상과 함께 예상치 못한 급성장을 이뤘습니다.
몇몇 대기업 외엔 제조사와 브랜드가 따로따로인 OEM, ODM이 주를 이루고 있어 국가적으로 기초 연구에 더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기능성 화장품 규제가 강하고 광고 표현도 자유롭지 않은데, 이런 까다로운 기준이 품질을 높이는 데는 일부 도움이 됐지만 빠른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도 받습니다.
또 화장품의 선전, 의외로 정치적인 영향도 큽니다.
2010년 대 1차 K-뷰티 붐은 중국 시장 때문에 가능했지만 중국 젊은 세대가 애국심을 강조하며 중국산을 고집하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친밀한 외교 관계를 유지했던 미국으로 시장을 넓혀 갔고 K팝의 인기와 함께 일본, 동남아에 이르며 시장 다변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다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때 오히려 중소 브랜드가 틱톡 등 SNS 마케팅에 성공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2차 K-뷰티 시대가 열렸습니다.

# '정치적 올바름'도 정면 돌파

한국 화장품, 큰 벽에 부딪힌 시기도 있었습니다.
한류와 함께 본격적으로 소개된 한국 화장품이 커버력과 품질이 좋지만 다양한 피부색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한 겁니다.
[미스 다시/뷰티 유튜버] "이게 한국에서 가장 어두운 파운데이션이래요."
그런데 화장품 업체들은, 오히려 기회로 삼았습니다.
[미스 다시/뷰티 유튜버] "(한국 화장품 업체에서) 20개 호수를 보내줬어요. 43호 딥 코코인데요. 이건 맞을 것 같아요. 대박. 이거 완전 내 피부 같네."
까만 피부부터 흰 피부까지 모든 인종이 쓸 수 있는 제품군을 늘려가면서 '정치적 올바름'을 고려하는 '착한 화장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남자 아이돌 같이 부드러운 이미지를 지닌 남성 모델을 기용하는 방식도, 전통적으로 강한 남성성을 내세운 서구의 뷰티·패션 문화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사례로 평가됩니다.
성 중립적인 상품과 모델을 소개하고 비건 등 친환경 제조를 약속하며 윤리적 만족감을 주는 업체도 늘고 있습니다.
'정치적 올바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 세계 젊은 소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계엄, 관세에도 정면 돌파 중인 '소프트 파워'

불과 1년 전, 한창 성장하고 있던 K팝·K뷰티 사업에 우려가 쏟아졌었죠.
당시 외신들은 한국의 계엄 사태를 거론하면서 우리 문화 산업에 타격이 될 거라고 진단했습니다.
올해엔 미국발 관세도 악재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화장품 수출 실적은 고공행진 중입니다.
올해 3분기까지의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늘었습니다.
로이터는 "관세 압박 등 무역 환경 악화에서도 미국 내 한국 화장품이 강세"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의존하던 대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SNS 마케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던 중소 브랜드들도 유행에 휘청일 수 있는 만큼, 체질적 약점은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JTBC 백민경입니다.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