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유지 기자·Gemini
"흉기 소지한 적 없습니다. 지문 감정해 보십시오. 성관계는 자연스럽게 하게 된 거고요."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의 한 법정,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부장 윤원일)에서 성폭행 사건을 공소유지하던 도윤지(38) 검사는 범행을 부인하는 피고인 A씨의 태도에 분노를 느꼈다. 피고인에게 공소사실을 다툴 권리는 있지만, A씨는 반성 대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만 이어갔다.
'피해자가 접점도 없던 A씨와 화간을 했다고?'
A씨가 받는 혐의는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도
체리마스터모바일 강간과 주거침입강간. 이미 수사 과정에선 그가 과거에도 주거침입강간으로 유죄 선고를 받았던 범죄 전력이 드러났다.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 소지하고 있던 과도로 위협한 정황도 확인된 상황이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거짓말을 밝혀내고 양형에 반드시 반영되게 하겠다'고 도 검사는 속으로 되뇌었다.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5월 대낮에 일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면식도 없던 피해 여성의 주거지에 침입해 과도를 휘둘러 반항을 억압한 뒤 강간하고 3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흉기로 쓰인 과도를 A씨가 사전에 소지한 채 피해자의 집에 침입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이 쉽지 않단 점이었다. 도 검사는 피해자의 진술과 수집된 증거 기록을 면밀히 분석하기 시작했다.
공판에서 A씨
릴게임손오공 는 "과도는 피해자 집에 있던 것으로, 손을 묶은 케이블 타이를 끊기 위해 사용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지문 감정을 하자고 먼저 나섰다. 범행 당시 장갑을 꼈던 터라, 과도에서 본인의 지문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또한 그는 폐쇄회로(CC)TV에 잡힌 반짝이는 물체에 대해선 "흉기가 아니라 금속 소재 손목시계"라고 주장했다.
온라인야마토게임 A씨가 본인의 흉기를 소지하고 피해자 집에 침입했다는 점을 밝히는 건 계획범죄의 고의를 입증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이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이 높아져 중형 선고가 어려워지는 건 물론, 구성요건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 수사 기록 속 활자를 따라 범행을 재구성하던 도 검사는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야마토게임예시 .
그래픽=이유지 기자·Gemini
'긴장했을 테니 장갑을 꼈더라도 땀이 배어나와 유전자 정보(DNA)는 검출될 수 있지 않을까?' 범행 과정에서 칼날에 피해자 DNA가 남았을 가능성은 있었다. 그러나 과도의 손잡이에서 A씨 DNA가 검출되면 소유자는 분명해진단 판단이었다. 1심 최대 구속기간인 6개월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도 검사는 즉시 대검찰청에 지문·DNA 감정을 의뢰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과도의 손잡이에서는 A씨의 DNA만이 검출됐다. 칼날에서는 피해자의 DNA가 확인됐다. 지문은 나오지 않았다. 도 검사는 '혹시 A씨의 금속 시계 주장을 탄핵할 만한 증거가 있지 않을까' 의심하며 앞서 경찰에서 송치하지 않은 체포 장면 CCTV도 요청했다. 1초 미만의 짧은 순간, 화면에 시계가 포착된 것을 확인했다. 그의 시계는 금속이 아닌 고무 재질이었다.
찰나였던 만큼 시계의 재질은 대검 화질개선과 영상 감정을 통해 명확히 할 수 있었다. 특히 CCTV 확보와 감정 결과 회신은 최후 심문을 앞두고 급박하게 이뤄졌다. 선고 전 마지막 공판기일은 지난해 11월 19일이었는데, CCTV가 도 검사 손에 들어온 건 그 이틀 전. 도 검사는 대검 과학수사부 감정관에게 사정을 설명했고, 감정관은 요청을 받아들여 감정을 신속히 진행했다.
그렇게 공판 하루 전날 극적으로 감정 결과가 도착했다. 도 검사는 이를 토대로 피고인 심문을 철저히 준비할 수 있었다. 공판 당일, A씨는 도 검사가 새로 제시한 증거도 부인하며 끝까지 버텼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4일 A씨에게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과도와 CCTV 감정 결과가 핵심 증거로 작용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이 큰 점을 고려해 심리치료 비용이 지급될 수 있게 지원했다.
공판 단계에서 도 검사의 충실한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진실은 묻히고, A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 선고가 어려웠을 수 있다. 도 검사는 14일 이와 관련한 본보 질의에 "검사가 기소 전·후를 불문하고 변화하는 피의자·피고인의 주장에 즉시,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면 실체적 진실 발견이 요원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는 "단지 피해자의 이야기를 믿고, 법률의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자 했을 뿐"이라며 "다른 모든 검사들도 같은 마음일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순간에도 전국에서 피해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수많은 검사들이 있다는 점을 국민께서 알아주신다면 보람있게 계속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