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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문제를 겪고 있는 지식산업센터를 용도 변경해 공공 임대형 기숙사나 라이브오피스 등 지역 내에서 필요로 하는 용도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지식산업센터연합회와 G밸리산업협회는 25일 오후 서울 금천구 G밸리 기업시민청에서 '지식산업센터 생존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에 따르면 국내 지식산업센터는 착공 예정 물량까지 포함해 1539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77.3%에 해당하는 1189곳이 서울(391곳), 경기(717곳) 등 수도권에 집중돼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태다.
과거 '아파트형 공장 법인 특수관계자 '으로 불렸던 지식산업센터는 여러 기업이 입주하는 집합건물이다. 2020~2022년 부동산 호황기 때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처로 주목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공급과잉이 발생했고 이후 경기 침체까지 겹치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만성적인 공실은 이미 지식산업센터를 옥죄고 있다.
연합회 최승자 평택지부장은 "지식산업센터마다 공실이 많아 가치가 떨어 우리은행등록금대출 지니 은행들로부터 대출금 일부를 즉시 상환하라고 요구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입주할 수 있는 업종이 법령으로 제한되고 수도권은 지원시설 비중도 30% 이하로 막혀 활로를 찾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지식산업센터 건물에 임대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바람에 직장인의하루5초 나부끼고 있다 사진=이송렬 기자
지식산업센터에 비어있는 곳은 기업의 자리뿐만이 아니다. 연합회 김미숙 용인지부장은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도 텅텅 비어있긴 마찬가지"라며 "산업집적활성화법에서 기숙사 입주 자격을 입주사 근로자로 제한하는 데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탓"이라고 토로했다.
법률무료상담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는 주택이 아니기에 전입신고가 불가하고 확정일자도 받을 수 없다. 만일의 경우에 임차인이 보호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셈이다. 김 지부장은 "지식산업센터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지어지다 보니 입주사 근로자들도 이러한 불이익을 감수하기보단 출퇴근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기숙사를 마냥 놀릴 순 없는데, 그렇다고 외부에서 입주 3천만원 대출 이자 자를 구하려 하면 불법이다. 지식산업센터는 막다른 길에서 불법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주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부터 주택으로 전환해 임차인의 권리가 보장받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자격 조건까지 완화해 지역 내 누구나 거주할 수 있도록 한다면 1인 가구 주거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가 지식산업센터 활용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전문가들은 장기간 공실 문제를 겪고 있는 지식산업센터를 지역 필요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식산업센터를 지역 내 수요에 맞춰 공유숙박부터 라이브오피스, 어린이집, 요양보호시설, 데이케어센터 등 유연하게 전환하면 공간 활용을 효율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지식산업센터 용도변경이 주거용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지역에 따라 필요한 용도로 사용하자는 취지"라며 "젊은 창업가들이 함께 지내며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공유주거와 창업의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고, 관광객을 위한 캡슐호텔 등 공유숙박 공간으로 쓸 수도 있다. 노인들을 위한 저렴한 요양보호 시설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내 수요가 있더라도 이러한 공간을 지금부터 만들기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이 크다"며 "교통의 요지에 이미 만들어진 건물(지식산업센터)을 최대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지역 주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도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이 없어 문제인데, 아파트는 공급탄력성이 낮아 새로 지으면 입주까지 5~15년이 걸린다"며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용으로 전환해 공급한다면 빠르게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용복 지식산업센터연합회장은 "지식산업센터의 공장 비율을 대폭 축소하고 지원시설 비율을 늘리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공공 임대형 기숙사 도입, 오피스텔형 용도 전환 등으로 생활과 산업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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