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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8-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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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대통령은 가짜 뉴스로 사회적 통합을 이뤄낸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이 기상천외한 여론조작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다.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곤두박질쳤던 '성추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대외對外 작전을 총괄하는 CIA는 야당의 집요한 추궁에 입장이 곤란해진다 현대차2우b .
결국 CIA는 "알바니아와 전쟁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은 이제 종식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발표로 야당을 달랜다. 전쟁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CIA 발표에 국민들의 관심은 다시 대통령의 성추문으로 옮겨간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내리막을 탄다.
대통령의 성추문을 덮고 그의 재선 성공을 위해 '해결사'로 영입한 별내지구kcc스위첸 브린(로버트 드 니로 분)은 다시 바빠진다. '가짜 전쟁' 조작으로 1차 위기를 넘긴 브린은 2차 위기에 '가짜 영웅' 조작으로 대응에 나선다. 그의 '스토리텔링'은 다음과 같다.
알바니아와의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눈부신 전공을 세운 한 미국의 영웅이 미처 알바니아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적지인 알바니아에 홀로 남았다는 안타까 상가매매 대출 운 가짜 뉴스를 만들어 선전하기 시작한다.
전쟁에도 유난히 열광하지만 '영웅담'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미국인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다. 미국의 '영웅 앓이'는 유별나다. 슈퍼맨, 배트맨, 아이언맨, 아쿠아맨 등등 수많은 할리우드의 '맨'자 돌림 영웅 시리즈가 그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전쟁영웅이 적진에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일(dis 우체국 희망적금 card ed like an old shoes)'은 있을 수 없다는 여론이 다시 한번 용솟음친다.
브린은 간교하게도 백악관 앞 나뭇가지에 헌신짝 한 켤레를 걸어놔 미국인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다. 곧 미국 전역에서 나뭇가지마다, 그리고 도로의 전깃줄마다 미국인들이 낡은 신발들을 내걸고 영웅의 귀환을 기원한다.
유명 포크 해외주식담보대출 가수는 '낡은 신발(Old Shoe)'이라는 노래를 발표한다. 알바니아에 헌신짝처럼 내버려진 미국의 영웅을 당장 구출해오라는 전 국민의 들끓는 요구가 대통령에게 향한다. 이제 대통령은 그 함성에 멋들어지게 응답하면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영웅 한명도 단일화하지 못한 채 분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영웅 구하기' 열정이 정점에 달했을 때, 브린은 국방부에 미국의 영웅이 되기에 적당한 군인 1명을 추천해 달라고 은밀한 부탁을 한다. 국방부는 낡은 신발 열풍을 고려해서 '신발(shoe)'과 발음이 비슷한 '슈만(Schu mann)'이라는 이름을 가진 하사(우디 해럴슨 분)를 추천한다. 슈만이라는 이름에 꽂혀서 선발한 이 사람은 군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흉악무도한 정신질환자였다. 국방부는 이 슈만을 특별사면해서 석방한다.
브린과 모츠(더스틴 호프먼 분)가 슈만을 인수받아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 한적한 시골에 비상착륙하고 모두 천행으로 살아남았다. 그런데 영웅 슈만은 그 혼란 중에도 인근 주유소에서 주유소 주인 딸을 강간하다가 주인의 총에 맞아 즉사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한다.
브린이나 모츠 모두 당황할 법도 하지만, 선수들은 쉽게 당황하지 않는다. '영웅 스토리'를 현장에서 수정한다. '슈만은 알바니아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한 상태였으며, 극적으로 구출돼 돌아오던 중 결국은 숨을 거뒀다'고 발표하고 미국의 영웅을 떠나보내는 엄숙하고 화려한 국가 장례식을 기획한다.
생환한 영웅보다 시신으로 돌아온 영웅에게 국민들은 더욱 열광한다. 슈만의 영웅담은 오히려 죽음으로 완벽하게 완성된다. 국민들의 마음은 다시금 슈만이라는 이 영웅을 중심으로 뭉친다.
슈만이라는 국민적 영웅을 구출해 그의 고향에서 잠들게 해 준 대통령은 89%의 전무후무한 지지율로 당선된다. 89%의 지지율이라면 '사회통합'이 완성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미국은 슈만이라는 조작된 영웅을 통해서 사회통합을 이룬다.
토마스 칼라일(Thomas Carlyle)은 그의 「영웅숭배론(On Hero, Hero-Worship, and Heroic in Historyㆍ1841년)」에서 "영웅숭배라는 것이 조금은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이 사회통합과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현실을 짚는다.
슈만은 결코 영웅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진정한 영웅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가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보이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다. 칼라일은 영웅은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일 뿐이라는 관점을 보여준다.
미국은 '균점均霑(고르게 젖다)' 사상이 약하고 개인주의가 강한 사회답게 항상 영웅을 환영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균점사상이 강하고, 개인주의를 배척시하는 사회여서 영웅에게 인색한지도 모르겠다. 아마 국민 대다수가 합의하는 영웅은 이순신 장군이 거의 유일할 듯하다. 이승만 대통령도, 백선엽 장군도, 김구 주석과 홍범도 장군도 감히 영웅의 자리를 넘보지 못하게 하는 국민이다.
미국의 '영웅 앓이'는 유별나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광복 80주년이 되는 해다. 뉴라이트 논란으로 퇴진요구까지 받는 독립기념관장이 광복 80주년 경축사에서 "광복을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제2차세계대전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주장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의 독립이 '연합군의 선물'로 얻어진 것이라면 무수한 독립의 영웅들을 독립에 공헌한 일이 없으니 당연히 설 자리가 없다.
광복절은 미국의 은혜에 감사하고 충성을 다짐하는 날이 돼야 한다. 대신 그들의 자리에 반공의 영웅들을 세우고 싶은 모양이다. 그런 '반공의 영웅'들은 또 다른 국민들이 받아들일 것 같지 않으니 딱한 일이다. 이래저래 온전한 영웅 한명 탄생하기 어렵다.
태생적으로 사회통합이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다문화·다인종 사회인 미국이 수많은 '영웅 만들기'를 통해 어느 정도 통합을 이루고 유지해 나가는 반면, 사회통합이 당연해 보이는 단일민족 국가라는 대한민국이 국민적 영웅도 단일하지 못하고 분열하는 것이 못내 안타까운 요즘이다.
김상회 정치학 박사｜더스쿠프sahngwhekim53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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