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



“직원이 ‘0’명에 가까워질수록 회사의 경쟁력도 높아집니다.”

인공지능(AI)이 인간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믿음은 새롭지 않다. 애사심 없는 직원보다 24시간 군말 없이 일하는 AI가 더 낫지 않던가. 그 결과 절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은 실직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양극화가 펼쳐진다면? 주물공장 노동자에서 첫 소설로 ‘30만부’ 베스트셀러 작가로 도약한 1985년생 김동식 작가의 신작 ‘보그나르 주식회사’(요다출판사) 일부다. 릴게임추천
23일 문학출판계에 따르면 김 작가의 ‘보그나르 주식회사’를 비롯해 AI가 바꿀 미래사회를 예견한 소설이 꾸준히 출간 중이다. 가짜뉴스와 실시간 감시를 다룬 조지 오웰 ‘1984’, 대량살상무기를 묘사한 조너선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좀 더 가깝게는 팬데믹과·핵겨울 이후의 생존을 다룬 코맥 매카시 2006년작 ‘더 로드’, 우한 바 바다이야기하는법 이러스를 예견했다는 평을 받은 딘 쿤츠 1981년작 ‘어둠의 눈’ 등 문학은 현실보다 먼저 미래를 포착해온 장르였다.
‘보그나르 주식회사’는 AI로 인한 딜레마와 패러독스를 첨예하게 다룬 문제작으로, 단편소설 18편을 한 권에 담았다. 단편 ‘AI 상속법’이 그렇다. 이 소설은 ‘AI 와이프’에게 전 재산을 상속하기로 결정한 김 회장을 다 바다이야기무료머니 룬다. AI 와이프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김 회장의 의지는 확고한데, 이유는 이렇다. “그녀는 제가 죽은 뒤에도 영원히 저를 사랑할 것이고, 그렇다면 저는 영원히 살게 되는 것입니다.”
상속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로봇 제조사 주가가 폭등하고, 김 회장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AI 휴머노이드 제조사는 대외비로 ‘로봇 상속 대응팀’을 신설한다. 릴게임사이트 김 회장 사망 후 ‘헌터’들은 김 회장의 AI 와이프를 찾아내려 한다. 탈취와 조종이 가능하다면 그야말로 ‘로또’란 생각에서다. 그러나 김 회장의 ‘와이프’는 사냥감이 아니라 사냥꾼이지 않던가.
다른 단편 ‘AI 노벨상’은 석학급 학자들이 죄다 AI 도움으로 노벨상을 수상하는 사회를 그렸다. 초기만 해도 인간과 AI의 노벨상 수여 기여도 릴게임 는 ‘7대 3’ 정도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AI 공헌도는 90% 이상이 된다. 알프레드 노벨이 무덤에서 통곡할 일이라며 시위대는 피켓을 든다. “노벨상을 인간에게!”
노벨위원회는 AI 노벨상 수상 금지를 결정하지만 훗날 결국 한 가지 상만큼은 원칙을 깬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초인공지능을 호명한 것. 선정 사유는 다음과 같았다.
‘인류를 멸종시키지 않음.’(170쪽)



김동식 작가의 ‘보그나르 주식회사’는 AI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세상을 그린다. 그림은 AI와 노벨상을 제시어로 만든 이미지. [챗GPT]



책 ‘보그나르 주식회사’의 보그나르는 작중 AI를 만든 회사명으로, 이 책엔 AI 없이 한 달 살기에 성공하면 상금이 100억원인 세상(단편 ‘그런가’), 복지 시스템을 AI의 무작위 선택에 의존하는 국가(단편 ‘가장 공평한 복지’) 등 논쟁작이 가득하다.

지난 10월 출간된 ‘멋진 실리콘 세계’(문학동네)도 미래를 사유하는 단편소설집이다. ‘삼체’의 작가 중국 류츠신, 일본 SF 작가 후지이 다이요를 비롯해 한국 작가까지 총 8인의 단편이 수록됐는데 표제작인 단편 ‘멋진 실리콘 세계’에서 전윤호 작가는 AI에 잠식돼가는 인간 심리와 미래 징후를 문장 위에 호출한다. 내용은 이렇다.
‘AI 친구’를 제공하는 서비스 도입 후 사람들의 AI 중독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규제에 나선다. 통칭 ‘실리’라 불리는 AI 친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데, 화자 ‘나’는 규제망을 피하는 불법 실리를 접한다. ‘리나’로 이름 붙은 비인증 실리는 사용시간 제한에서 자유로웠고, 야한 농담엔 부끄러워할 만큼 인간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나’는 인간 여자친구인 소라의 임신 소식을 듣고 가정을 이룬다. 딸 시아, AI 친구(실리) 리나, 그리고 육아 로봇 엠마까지 함께. 어느 날, ‘비인증 실리’의 위험을 알리는 해커가 ‘나’를 방문하고, 리나는 칼을 들고 맞선다. AI 친구로 인해 우울증이 줄고, 결혼·출산이 늘고, 미래에 대한 현대인의 불안까지 줄어듦을 포착하는 이 소설은 구원과 전락의 야누스적 도구인 AI를 사유한다.
또 다른 소설인 윤여경 작가의 ‘당신의 운명은 시스템 오류입니다’는 혜성 충돌 이후 인구 2만명이 승선한 한 척의 배를 그렸다. ‘우리호’로 명명된 배는 AI 시스템에 의해 자체적으로 유지되는데 상위 5% 이내 재력가와 후손들이 탑승했다. 문제는 우리호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운명까지도 AI가 통제해준다는 점이다. ‘AI가 통제하는 삶’은 이렇게 묘사된다.
“여긴 철저히 관리되는 낙원인 동시에 고도의 장사판이거든. 사람들은 통제된 삶을 불편해하지 않아. 오히려 고맙게 여기지. 우리호가 왜 ‘꿈의 배’라고 불리는 줄 알아? 진짜 삶과 달라서 그래.”(185쪽)
‘멋진 실리콘 세계’의 추천사는 이세돌 9단이 썼다. 그는 “기술의 발전 속 인간이 겪게 되는 혼란을 통해 인간성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근사한 여운을 떠나, 이 책 무지 재밌다. 단숨에 읽어버렸다”고 남겼다.
이기원 작가의 장편 ‘사사기’는 AI 판사를 다뤘다. 서울의 통치권을 넘겨받은 ‘전국기업인연합’이 도시국가를 설립하고 AI 판사 ‘저스티스-44’를 도입하는데, AI의 통제를 벗어난 오작동 사고가 발생하면서 완전무결함에 대한 믿음에 균열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동식 ‘보그나르 주식회사’





소설집 ‘멋진 실리콘 세계’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