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상한 장면을 보았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나와 덕수궁 돌담길로 접어들 때였다.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이 와플을 먹고 있었고, 참새가 그 곁을 떠나지 않았다. 부스러기를 기다리는 눈치라기보다, 먹이를 달라는 듯 몸을 낮춘 채 가만히 있었다. 와플을 떼어주려던 두 사람의 손이 잠깐 멈췄다.
참새는 늘 나뭇가지와 덤불 속에서 무리 지어 움직인다고 믿어왔던 터라 그 모습이 유난히 낯설었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달아나지 않았다. 한겨울의 도시에선 먹이를 구하기가 쉽지 않겠지. 곧 두어 마리가 더 날아들었다.
참새는 바닥에 떨어진 조각을 콕 찍고는, 다시 그들의 손끝을 릴게임하는법 올려다보았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어디까지 이들의 삶에 개입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이내 그 질문을 되돌려 보았다. 돌봄이라고 믿는 일이 때로는 통제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길들임은 야생을 인간 쪽으로 데려오는 일이 아니라 야생이 지닌 거리가 조금씩 지워지는 쪽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참새가 사람을 덜 무서워하게 오리지널골드몽 된 것을 적응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적응은 도시가 먼저 만들어 놓은 빈자리 위에서 이루어진다. 나무가 줄어든 자리, 덤불이 사라진 자리. 빌딩과 시멘트 사이로 바람만 드나드는 자리에서.
돌담길의 참새도, 사람의 손을 오래 바라보게 된 순간부터 무엇을 스스로 찾는 일을 덜 하게 되었을까. 바닥을 찍고 다시 올려다보는 그 짧은 손오공릴게임 왕복이 자꾸만 마음에 남는다. 손이 내미는 것은 먹이 한 조각이지만, 그 손이 남기는 습관은 더 오래갈지도 모른다. 작은 생명들은 자꾸 사람 쪽으로 온다. 가까워지는 일은 따뜻하지만, 가까워질수록 돌아갈 길이 좁아지기도 한다. 나는 이따금 먹이를 주고, 안심하고 싶어서 거리를 좁힌다. 그러면서도 문득, 누구의 두려움이 누구를 묶는지 여전히 알 수 없다. 야마토게임 돌담길 끝, 참새들은 찬 바닥을 쪼고, 다시 손을 올려다보았다.
신미나 시인 겸 웹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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