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여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을 앞둔 최근까지도 여권에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얻은 소득에 매기는 금투세 도입은 과거 민주당에서 제안했다. 윤석열 정부가 금투세를 없애려 하자 민주당이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금투세 폐지로 기울면서 민주당도 한발 물러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지금 여권은 금투세 도입에 어떤 입장일까.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3일 조선비즈 인터뷰에서 “주가가 안정되고, 좀 떨어지더라도 3000 수준이 아니라 4000 정도로 밴드(주가 범위)가 다른 차원으로 달라져야 (국내 증시에 대한) 냉소주의가 사라질 것”이라며 “지금 같은 활황이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고 할 만큼 , 그게 뉴노멀이 된다면 그때는 기존 조세 제도 등 전제들을 다시 정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실장은 이어 “(현 주가 수준에) 일희일비 말고 차분하게 시장을 보고, 국민연금이 국내 시장에 얼마나 (투자)하느냐 등도 두루 봐야 한다”면서 “자본시장이 국민 부를 이루는 데 좋다고 판단되면 그 때 (금투세 재도입 논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또 김 실장은 “일반인들이 ETF, 퇴직연금 등 투자에 쉽고 넓게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있나. 일찍 눈을 뜬 사람들 외에 두텁게 참여를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지난 몇십 년 간 주식만 계속 올랐는데, 우리는 아직도 다들 갸웃거리면서 ‘곧 꺼지지 않을까’ ‘왜 이렇게 오래 가나’ 한다. 여의도(증권가)만 신났다”라고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권이 아직은 금투세 도입에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앞으로 증시 상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지난 9일 고위당정협의를 열었지만 금투세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고배당을 유도해 증시를 활성화하는 게 우선이라는 공감대를 이뤘다”면서도 “금투세 얘기는 없었고, 당분간 안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도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국내증시 저평가 요인이 해소됐을 때 금투세를 다시 논의하자는 얘기는 대선 전에도 계속 있었다”면서도 “금투세 이슈는 내년이나 넘어 가야지, 지금은 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금투세와 거리두기를 하는 배경에는 ‘학습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조정하려다 여론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대주주 기준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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