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팬레터’의 지난 시즌 공연 장면. 1930년대 실존했던 ‘구인회’를 모티브로 한 ‘7인회’가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라이브]



“‘팬레터’는 10년이 지나고 20년, 30년이 지나도 클래식한 가치를 지닌 공연이 될 것입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창작뮤지컬 ‘팬레터’의 김태형 연출은 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방향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시즌은 정수를 보여주기 위해 정말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려 했다”며 “관객이 릴게임한국 가장 사랑해 온 방식 그대로 작품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2016년 초연 이후 재연·삼연·사연을 거쳐 지난 5일 다섯 번째 시즌의 막을 올린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문인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혼을 그린 창작뮤지컬이다. 실제 동인 ‘구인회’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 속에는 천재 작가 김해진과 그를 동 릴게임온라인 경하는 작가 지망생 정세훈, 그리고 두 사람을 잇는 정세훈의 비밀스러운 필명 ‘히카루’가 자리한다.
정세훈은 존경을 담아 ‘히카루’라는 이름으로 김해진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고, 김해진은 히카루를 여성으로 오해한 채 상상의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세훈은 상상 속 인물인 히카루를 실제 존재처럼 만들어 편지를 이어가지만, 그의 또 다른 인격 릴게임종류 인 히카루는 점차 그의 통제를 벗어나며 세 사람의 관계는 사랑과 동경, 창작의 고통으로 흔들린다.



뮤지컬 팬레터의 지난 시즌 공연 장면. 히카루와 천재작가 김해진은 함께 편지로 교류하며 소설을 집필한다.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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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콜 시연에서는 1930년대 경성의 카페를 무대로 재즈와 스윙 리듬을 타는 문인들의 모습이 먼저 공개됐다. 양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7인회’의 문인들이 무대 위를 채우며 어두운 시기에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으려 씩씩하게 자신들의 문학관을 노래하는 뮤지컬 넘버 ‘넘버 7’로 막을 열었다.

릴게임골드몽 이어 ‘빛’이라는 이름에서 착안한 히카루의 그림자 연출이 등장했다. 무대 곳곳의 창호지를 통해 드러나는 실루엣을 활용한 장면은 세훈의 내면에서 갈라져 나온 그림자 같은 히카루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넘버 ‘거짓이 아니야’에서는 그동안 무대 뒤편의 그림자에 머물던 히카루가 무대 앞으로 등장해 세훈과 대칭을 이루며 연기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히카루라는 존재가 점차 ‘실체’를 획득해 가는 과정을 노래와 안무로 드러낸 대목이다.
히카루와 세훈이 교류하며 소설을 쓰는 과정을 그린 넘버 ‘섬세한 팬레터’에서는 세 배우가 교차하며 왈츠를 추고, 서로 얽힌 감정선을 안무로 표현했다.
프레스콜에서 공개된 장면만으로도 ‘팬레터’가 10년 동안 꾸준히 관객의 선택을 받아온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편지를 통해 만들어낸 가상의 인격이 동경의 대상인 천재 작가와 교류하며 사랑을 나누고 함께 역작을 완성해 간다는 흡인력 있는 설정, 순수한 사랑과 예술을 향한 열정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호연, 편지를 매개로 오가는 감정과 문학이라는 소재가 지닌 고풍스러운 매력, 그리고 극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스윙·재즈 풍 넘버들까지 작품이 가진 힘이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언어 속에서 선명하게 살아났다.
1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온 ‘팬레터’가 가진 힘은 해외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 열린 라이선스 공연은 언어가 달라도 작품 특유의 서정성과 문학적 감성은 현지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김종구(김해진 역)는 “재작년 일본 공연을 관객으로 봤을 때 작품의 색이 또렷하게 살아 있는 것을 보고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태형 연출은 “중국은 역사적 맥락을 현지 상황에 맞게 윤색했고, 일본은 당시 문인들의 삶을 깊이 스터디하며 공연을 올렸다”며 “문인의 삶과 예술혼이라는 본질이 국경을 넘어 공감을 형성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모든 시즌에 참여한 배우 이규형(김해진 역)은 “어릴 적 ‘렌트’ 10주년 공연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내가 함께한 작품이 10주년을 맞는다는 것이 스스로도 뿌듯하다. 시간이 쌓이며 배우들의 고민과 표현이 다양해졌고, 메시지마다 연기가 더 깊어졌다”며 이번 시즌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팬레터’ 10주년 공연은 내년 2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이어진다.



이전 시즌에 비해 넓어진 2025년 ‘팬레터’의 무대. [라이브]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