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사에서 여성의 발자취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중세라면 더욱 그렇다. 9세기 비잔틴 제국, 한 여인이 음악으로 이름을 남겼다. 바로 카시아(Kassia·810∼865)다. 우리는 흔히 중세 여성 작곡가로 힐데가르트 폰 빙겐(Hildegard von Bingen·1098∼1179)을 떠올리지만, 카시아는 그보다 무려 300년 앞서 작품과 자신의 목소리를 남긴 사례다.
콘스탄티노폴리스 귀족 출신인 카시아는, 테오필루스 황제 치하에서 수도 생활을 선택했다. 여성의 창작 활동이 지극히 제한되었던 시절, 그녀는 찬가를 직접 쓰고 작곡했다. 이 음악들은 동방 정교회 전례에 포함되어 지금까지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50여 곡이 전해지고 있다. 그녀는 여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작가명을 남긴 동방 교회 음악가이자 탁월한 영성가로도 평가된다.
카시아는 비잔틴 정교회 전례음악의 핵심 장르 중 하나인 스티케라(Stichera)를 여럿 남겼다. 이는 주로 시편이나 기타 성경 구절과 교대로, 혹은 직후에 불리는 성가다. 스티케라는 단순한 찬미가가 아니라, 성인 바다이야기꽁머니 축일이라면 해당 성인의 덕성을, 주요 절기라면 그 시기의 의미를 드러내는 형식이다. 따라서 스티케라는 전례 안에서 그 자체로 ‘신학적 해석자’로 기능한다. 특히 카시아는 축일이나 특정 절기에 맞추어 선율과 가사가 새롭게 창작된 ‘이디오멜론’ 형식의 작품을 다수 남겼다. 이는 카시아가 신학적 지식과 통찰로, 시를 쓰고 손수 작곡한 선율로 새로운 전례음악을 빚 바다이야기5만 어냈다는 점을 뜻한다. 그녀의 다방면에 걸친 뛰어난 재능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대표작 ‘죄 많은 여인을 위한 찬가’는 성주간 수요일 저녁기도에서 지금도 불리며, 루카 복음서에 등장하는 죄 많은 여자 이야기를 다룬다. “주님, 수많은 죄에 빠졌던 여인이 당신의 신성을 깨닫고 향유를 바치는 자로서, 애통한 마음으로 향기로운 기름을 드리 야마토통기계 나이다.” 곡은 회한과 비통함으로 가득하며, 여성의 시선으로 죄와 구원, 참회와 회개 같은 주제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이 찬가는 단순한 음악을 넘어, 당대 여성의 신앙적 감수성과 존재를 전례 안에 새겨 넣은 희귀한 예시로, 오늘날까지도 성주간의 가장 호소력 있는 성가 중 하나다.
또한 카시아는 지적이고 박식한 인물이었기에, 가사에도 문학적 바다신게임 재능과 심오함이 서려 있다. 그녀의 시가에는 성경과 교부(그리스도교 초기 신학과 교리의 기반을 다진 이들) 문헌에서 차용한 내용과 고대 그리스의 유연한 표현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그녀는 빼어난 음악가이자 시인이지만, 굽힐 줄 모르는 단호한 저항자이기도 했다. 9세기,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는 성화(聖畵·icon)를 둘러싼 논쟁이 신학을 넘어 정치와 예술 영역까지 들불처럼 번지고 있었다. 일명 ‘성상 파괴 운동’은 예수 그리스도나 성모를 그린 성화를 우상 숭배로 간주해 제거하려는 움직임이었고, 성상에 반대하는 이와 옹호하는 자들의 충돌은 격렬했다. 공교롭게도, 카시아의 삶은 2차 성상 파괴 운동(814∼842)의 정확히 한가운데 자리했다. 테오필루스 황제가 832년 성화를 금지하는 칙령을 선포한 후 박해는 더욱 가혹해졌다. 성화 및 성상 제작은 금지됐고, 기존 성상은 부수거나 제거되었으며, 수도원은 집중적 탄압 대상이 되었다. 많은 수도자와 여성 신자들이 비밀리에 성상을 보존하며 저항했다. 카시아가 속한 수녀원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그녀는 성상 파괴에 대항하다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았고, 전승에 따르면 심한 채찍질도 당했다고 한다.
그녀는 성상 파괴 운동이 종식된 이후 수녀원장이 되어 다시금 작곡에 몰두했으며 865년쯤 세상을 떠났다. 카시아는 성화를 수호했던 이답게, 이콘으로 자주 그려진다. 그림 속 여인은 펜을 들고 찬가를 쓰며 우리를 깊이 응시한다. 두루마리 속 시구(詩句)들은 바로 음률이 되어 귀에도 생생히 울려 퍼지는 듯하다. 그녀는 정교회에서 성녀로 존경받고 있으며, 축일은 9월 7일이다.



카시아는 성상 파괴와 복권이라는 거친 역사적 파고 앞에서 온몸으로 시대의 충돌을 겪어낸 작곡가이자 저항의 기록자였다. 그녀의 찬가는 단지 신을 향한 기도가 아니라, 압제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여성의 지성과 신앙, 목소리 자체다. 오늘날 그녀의 음악이 여전히 교회 안에서 메아리친다는 사실은 경이롭다. 침묵과 억압을 뚫고 터져 나왔던 한 여성의 노래. 그 울림은 1200여 년을 지나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음악 칼럼니스트 ‘음악과 이미지’ 저자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