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의약품규제과학센터 이재현 센터장이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의약품규제과학센터에서 최근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최승식 기획위원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약가 제도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의 약가를 일괄 인하해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고 이 재원을 신약 개발 인센티브로 돌리겠다는 구상이다. 제네릭 위주의 제약 산업 구조를 바꾸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 중심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업계와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지 못한 처방”이라고 비판한다. 제네릭 약가를 깎는 방식으로는 신약 개발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제약제조산업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강한겨레는 성균관대 의약품규제과학센터 이재현 센터장을 만나 이번 약가 제도 개편안을 둘러싼 쟁점을 짚었다. 이 센터장은 과거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에서 의약분업과 약무 정책을 담
바다이야기오락실 당했고, 이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자문위원과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를 거쳤다. 약가 인하 정책의 설계와 집행, 그리고 파급 효과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성균관대 의약품규제과학센터 이재현 센터장. 최승식 기획위원
신
바다신게임 약 개발의 핵심은 과학 인프라…제약사 기업 의지의 문제 아냐
이 센터장은 인터뷰 초반부터 정부의 접근을 “번지수가 틀린 진단”이라고 규정했다. 정부는 제약사가 제네릭 수익에 안주해 신약 개발에 소홀하다고 보지만, 신약 개발의 성패는 개별 기업의 의지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기초과학 역량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신약을 잘
모바일릴게임 만드는 나라들의 공통점은 제약사가 특별히 더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그 나라의 기초과학 역량이 탄탄하다는 점입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모두 그렇습니다.”
그는 일본 사례를 들었다. 일본은 세계 최상위 제약사가 많지 않지만,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꾸준히 배출하며 기초 연구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계속 만들어낸다. 신약 개발은 그 토
바다이야기합법 대 위에서 이뤄진다.
“반면 한국의 현실은 다릅니다. 우리 사회에서 상위권 인재는 대부분 의대로 갑니다. 그런데 그들은 연구자가 아니라 임상 의사가 됩니다. 신약 개발의 출발점인 ‘후보 물질을 만드는 단계’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제네릭 약가를 깎는다고 신약이 갑자기 나올 수는 없습니다.”
성균관대 의약품규제과학센터 이재현 센터장. 최승식 기획위원
글로벌 신약 생태계의 실제: 역할 분담이 핵심
정부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이유는 글로벌 신약 개발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신약 개발은 타깃 발굴과 기초 연구, 초기 임상, 후기 임상과 상업화로 이어지는 장기·고위험의 연속이다. 이 가운데 실패율이 가장 높은 구간은 초기 단계로, 성공 확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에서는 역할 분담이 뚜렷해졌다. 초기 신약 발굴과 위험 감수는 바이오텍이 맡고 후기 임상과 상업화는 대형 제약사가 책임지는 구조다.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되는 신약 상당수는 바이오텍에서 출발하며 대형 제약사는 이후 라이선스 인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개발을 이어간다. 업계는 이를 두고 “바이오텍은 신약 개발의 엔진이고 제약사는 완주를 책임지는 주체”라고 표현한다.
“신약 하나를 끝까지 가져가려면 조 단위 임상 비용이 필요합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이런 비용을 감당할 체력이 있는 곳은 손에 꼽힙니다.”
“약가 인하 정책, 강점은 억누르고 약점만 때려”
문제는 한국의 정책이 이 글로벌 역할 분담 구조와 정면으로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이 센터장은 제네릭 중심 제약사들에 신약 개발 책임을 사실상 떠넘기는 현재의 접근을 두고 “산업의 강점은 억누르고 약점만을 정면으로 때리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제네릭 제약사들의 경쟁력은 ‘속도·품질·안정성’이다. 특허 만료 이후 빠른 공급, 대량 생산 경험, 엄격한 품질 관리 역량은 한국 제약 산업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강점이다.
“국내 제네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GMP)을 통과합니다. 약을 균일하게 만드는 약제학적 노하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 센터장은 제네릭 산업의 가치를 보건안보 관점에서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제네릭 의약품 자급률이 70%를 넘습니다. 미국도 제네릭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프랑스의 대표 제약사 사노피 역시 자국 생산 비중은 30% 수준입니다.”
그는 몇 해 전 감기약 품귀 사태를 예로 들었다. “당시 한국이 비교적 빠르게 상황을 넘길 수 있었던 이유는 200여 개 중소 제약사가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보건안보입니다. 정부 일각에서는 제네릭 중심 산업을 ‘정리돼야 할 구조’로 보지만, 이는 보건안보 관점이 완전히 빠진 시각입니다.”
반면 신약 개발은 전혀 다른 역량을 요구한다. 기초 연구 인력 풀, 후보 물질 파이프라인, 실패를 전제로 한 투자 구조, 그리고 조 단위 임상을 감당할 자본력이 필요하다. 이 센터장은 “제네릭 제약사의 약점을 알면서도 신약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구조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제네릭 약가 인하로 확보한 재정을 신약 개발 인센티브로 환원하겠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업계는 오히려 연구개발(R&D)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약바이오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제네릭 약가 산정 비율이 현행 53.55%에서 40% 수준으로 낮아지며, 연간 매출 감소 규모가 최대 3조6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상위 100대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수익 감소는 연구개발 투자와 설비 유지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정책 추진 속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일본도 약가 비중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데 10년이 걸렸습니다. 단계적 로드맵과 사회적 합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몇 년 안에 해치우겠다는 식입니다.”
그는 신약 개발을 진정한 목표로 삼는다면 정책의 초점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은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구조의 문제입니다. 신약 개발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면 기초과학과 의사과학자 양성에 먼저 투자해야 합니다. 또한 바이오텍이 도전하고 제약사가 완주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약가를 일괄로 깎기보다 바이오텍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금융·임상·규제 인프라를 설계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