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관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 급속히 확산한 불길 탓에 소방관 2명이 순직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두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완도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 화재는 국내 건축물 안전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마가 창고를 집어삼키는 동안 초기 진압 시설인 스프링클러는 단 한 줄기 물조차도 뿜어내지 못했다. 연면적 3천㎡가 넘는 대형 시설임에도 현행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이다.
바다이야기사이트 여기에 2021년 강화된 샌드위치 패널 규제마저 비껴간 사실상 '잠재적 화약고'나 다름없었다. 결국 구멍 뚫린 법적 사각지대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소방관들만 또다시 희생되는 참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안전수칙 미준수·스프링클러 無
12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가 난 완도군 군외면의 수산물 가공업체는
한국릴게임 연면적 3천693.34㎡ 규모의 대형 시설이다.
화재 당시 현장에서는 에폭시 페인트 도포 및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으며, 업체 관계자로부터 '토치를 사용하던 중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폭시 계열 작업은 인화성 증기가 체류할 수 있어 밀폐 공간에서 화기를 사용할 경우 폭발 위험이 커진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
바다신2게임 에 관한 규칙도 통풍·환기가 충분하지 않은 내부 공간의 화기작업에 대해 예방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화재가 안전수칙 미준수에서 비롯된 인재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초기 진화의 핵심인 스프링클러는 단 한 대도 없었다. 현행법상(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반 창고시설은 바닥면적 합계가 5천㎡ 이상이어
카카오야마토 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다. 지붕 또는 외벽이 불연재료가 아니거나 내화성능을 갖추지 않은 공장·창고시설은 2천500㎡ 이상이면 설치해야 한다. 겉으로만 보면 완도 냉동창고 역시 안전장치를 갖췄어야 할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완도 냉동창고는 2009년 준공된 기존 건축물로, 2020년 11월 강화된 기준을 곧바
메이저릴게임사이트 로 적용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참사가 날 때마다 제도는 손질돼 왔지만, 상당수 기축 건축물은 사용검사 당시 기준이나 종전 기준의 틀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새 기준은 만들어졌어도 오래전에 지어진 고위험 창고까지는 충분히 닿지 못한 셈이다. 소방당국은 이 시설이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결코 예외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기준 강화 이전에 지어진 물류시설은 소급 적용을 받지 않아 여전히 화재에 취약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신축 물류시설에는 준불연 이상 자재 사용 등이 의무화됐지만, 예전 기준으로 지어진 시설은 별도 보강이 없으면 그대로 남는다. 완도 창고 역시 이런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샌드위치 패널 규제도 빗겨가
샌드위치 패널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12월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를 확대 도입했고, 2022년 2월부터는 샌드위치패널 등 복합자재의 화재안전 성능을 본격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역시 신축과 신규 자재 사용 단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미 오래전에 지어진 기존 창고의 패널이 자동으로 교체되거나 성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가연성 자재를 안고 있는 기존 창고가 여전히 제도 밖에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장면은 2022년 평택 냉동·냉장 물류창고 화재와도 겹친다. 당시 창고는 연면적 19만9천762㎡로, 성능위주설계 의무 기준인 20만㎡에 238㎡ 못 미쳐 대상에서 빠졌다. 대형 냉동창고였지만 기준선 바로 바깥에 있었고, 결국 소방관 3명이 순직했다. 이후 조사에서는 냉동창고 내부의 가연성 자재와 작업 공정, 밀폐된 공간이 화재 확대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완도와 평택 모두 위험은 컸지만 기준은 한 발 비켜 서 있었다는 공통점을 남겼다.
경찰과 소방은 발화 경위와 불길이 커진 과정, 작업장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다만 냉동·냉장창고처럼 밀폐된 공간에 샌드위치패널, 가연성 단열재, 유증기, 고온 작업이 겹치는데도 법과 기준은 신축·면적·용도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이번 참사로 다시 확인됐다.
◇"기존 고위험 시설 안전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화재는 단순 부주의를 넘어 현장 내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바탕이 된 제도적 사각지대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구조적 사고라는 점에서다.
특히 기존 안전관리 체계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밀폐된 냉동창고 내부에서 가연성 증기나 인화성 물질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토치를 이용한 제거 작업이 이뤄진 점, 우레탄폼이 내장된 패널 때문에 물이 내부까지 충분히 작용하지 못하고, 패널 사이에서 계속 연기가 발생해 수색과 구조가 지연됐던 점 등을 통해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장에서는 제도가 있어도 작업허가와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안전조치만 이뤄졌어도 폭발 위험은 크게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며 "냉동·창고시설에서의 내부 마감재와 단열재 성능 규제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스프링클러 적용이 어렵다면 대체 자동소화설비를 의무화하는 등 기존 고위험 시설까지 포함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