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12일은 제4회 ‘도서관의 날’이다. 클립아트코리아
1945년 8월16일, 해방 다음 날이었다. 혼란 속에서도 조선총독부도서관에 남아 있던 직원 16명은 일본인 관장과 담판을 벌여 장서를 인수했다. 이튿날 이들은 ‘도서수호문헌수집위원회’를 꾸리고 자료들을 끌어모았다. 그로부터 두달 뒤, 우리 손으로 국립도서관이 세워졌다. 올해로부터 81년 전 일이다. 12일 도서관의 날을 앞두고 대한민국 도서관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국립중앙도서관엔 책이 몇 권 있나
백경릴게임 2015년 국립중앙도서관 70주년 포스터. 당시 장서 수는 1000만권에 달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에 문의한 결과, 올해 기준 소장 서적은 1500만권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을 넘는다. 책 한권의 두께를 약 2.35㎝로 계산하면, 이 책들을 줄지어 세웠을 때 352.5㎞에 달한다.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경북 경주 정도의 거리다. 이를 수직으로 쌓으면 에베레스트산을 40개 쌓은 높이가 된다. 어떻게 이만큼 방대한 양을 모으고 집계할 수 있었을까.
오션릴게임 책 차곡차곡 모은 ‘납본’ 정책
이는 납본 정책 덕분이다. 납본(納本)은 새로 발간한 출판물을 본보기로 도서관 등에 제출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965년부터 도서관법에 따라 국내에서 발행·제작된 모든 출판물을 납본받는다. 종이책은 물론 전자책, 웹툰, 웹소설, 음반, 영화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수집한
바다이야기모바일 다.?
2025년 한 해만 해도 일반도서 15만3294책, 연속간행물 5만9792책, 비도서 3만737점이 납본됐다. 이렇게 쌓인 자료들은 디지털화돼 보존된다.
대한민국 도서관의 역사
바다이야기5만 조선총독부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한국 최초의 근대 공공도서관은 1901년 부산에 문을 연 부산도서구락부(현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로, 일본인 상인 단체가 세운 곳이었다. 한국인이 직접 설립한 최초의 공공도서관은 1920년 윤익선이 세운 서울 종로도서관이다. 일제는 1923년 11월 서울 소공동에 조선총독부도서관을 세웠다.
서울 남산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광복 후에는 조선총독부도서관을 이어받아 1945년 10월15일 국립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박봉석 선생을 중심으로 한 직원들이 이재욱 선생을 초빙해 초대 관장으로 추대하고 개관 준비에 나선 결과였다. 1963년 도서관법 제정으로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1974년 남산으로, 1988년 지금의 서초구 반포동으로 이전했다.?
전국으로, 디지털로 뻗다
왼쪽부터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에 따르면 1960년대 초반 전국 공공도서관은 20여개에 불과했다. 현재는 2024년 기준 1296개로 늘었다. 장서 수도 1975년 92만4595권에서 2024년 1억2438만4893권으로, 약 50년 동안 134.5배 늘어났다. 부모님 세대에 책이 1권 있었다면, 자녀 세대는 같은 공간에 책이 134권 쌓인 셈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995년부터 217만여책을 디지털 원문으로 변환해왔다. 이같은 자료는 국내외 6000여개 협약도서관을 통해 공개하며, 집에서도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다.
손 안에서 여는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은 전국 공공도서관의 대출 데이터를 분석해 ‘도서관정보나루’ 서비스로 공개한다. 인기 대출도서, 연령별·지역별 이용 통계 등 다양한 데이터를 누구나 볼 수 있으며, 오픈 API 누적 호출 건수만 약 5억건에 달할 만큼 활용도가 높다.
또 2004년부터 ‘오아시스(OASIS)’ 사업으로 웹사이트와 온라인 간행물 등 290만여건의 콘텐츠를 보존하고 있다. 코로나19 등 국가 위기 상황의 웹 기록을 모은 ‘재난아카이브’도 이 사업의 일환이다.
엄숙한 공간에서 편안한 쉼터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경기 의정부 미술도서관, 경남 김해 지혜의 바다 도서관, 울산도서관, 전북 전주 학산 숲속 시집도서관. 각 도서관 누리집
과거 도서관은 '정독실'의 이미지로 폐쇄적이고 엄숙한 공간이었다. 지금은 카페처럼 자유로운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2016년 라키비움(도서관과 박물관의 기능을 합친 공간)을 만들고, 2018년 높은 서가를 걷어내고 넓은 테이블과 소파를 들였다.
지역도서관의 변화도 뚜렷하다. 경기 의정부 미술?음악도서관, 경남 김해 지혜의 바다 도서관, 울산도서관, 전북 전주 학산 숲속 시집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전시, 강연장, 창작 스튜디오 등 다양한 공간도 도서관 안에 자리잡고 있다.
올해 맞는 네번째 도서관의 날
국립중앙도서관 포스터
2022년 12월8일 도서관법 개정으로 4월12일이 도서관의 날로 지정됐다. 첫 기념일은 2023년이었으며, 올해 네번째 기념일을 맞는다.?
올해는 많은 공공도서관이 문학 강좌, 저자 초청 강연, 지역 역사 전시, 독서 동아리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5일 오후 2시 이슬아 작가 북토크가 열린다. ‘귀인은 도서관 창가 자리에서 온다’는 주제로 무료로 진행한다. 이밖에 전국 행사 일정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랫동안 발길을 끊었던 도서관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책을 빌리지 않아도 좋다. 이 공간이 당신에게 오기까지 80여년에 달했다는 것을 상상한다면, 도서관은 당신에게 보이지 않는 미소로 화답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