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취리히)에서 만난 토마스 주르부헨 교수(58)는 취재진에게 “오직 오늘날의 문제만 해결하는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며 “오늘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과거에 미래를 위해 투자했기 때문”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지금 우주는 거의 이틀에 한 번씩 로켓 발사가 이뤄지는 속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에서 만난 토마스 주르부헨 우주 부문 책임자 겸 우주과학·기술 교수(58)는 말했다. 그는 이 변화가 특정 국가에 국한된 게 아니라 “군사적 수요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와 민간 중심의 ‘뉴 스페이스(민간 우주 개발)’가 함께 만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과학임무본부 부국장(2016∼2022년)을 지낸 그는 화성 퍼서비어런스 로버(화성 탐사 로봇)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등 주요 임무를 총괄했고, 2023년부터는 취리히연방공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르부헨
바다이야기고래 교수는 우주 산업의 변화 속도에 주목했다. 그는 “우주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연 8~10%씩 증가하고 있다”며 “2007년 중국의 위성 요격 (실험) 이후 각국이 우주 방어 필요성을 인식했고, 동시에 제한된 예산 속에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한 민간 중심 변화가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7년 중국이 수명을 다한 자국
오징어릴게임 기상위성 펑윈-IC를 대상으로 위성 요격 미사일(ASAT) 실험을 하면서 각국은 ‘우주 공격의 파괴력’을 깨달았으나, 안전성 및 효율성 측면에서 수백기로 분산된 민간 시스템을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스페이스엑스 등장 이후의 변화를 ‘파괴적 혁신’으로 규정했다. “15년 전만 해도 미국의 연간 로켓 발사 횟수는 1
황금성게임랜드 0회 안팎이었지만, 지난해 스페이스엑스만 약 165회를 수행했다”며 곧 하루에 한 번 발사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변화는 비용 급감과 함께 산업 구조 재편으로 이어졌다. 그는 “과거 로켓 한 기 가격은 약 2억달러(약 3020억원), 전체 발사는 3억달러(약 4530억원)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소형 위성을 함께 실어 약 50
바다이야기프로그램 0만달러(약 75억5000만원)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과거 로켓을 구매하던 구조가 로켓·위성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형태로 바뀌고, 데이터·서비스가 수익을 만드는 산업으로 재편됐다.
그는 우주산업에서 강소국 전략으로 ‘틈새 공략’을 제시했다. 스위스가 우주용 정밀 시계와 로보틱스 클러스터에 집중하듯, 한국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인 ‘컴퓨팅 역량’을 우주에 이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앞으로 우주에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컴퓨팅 파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질 것”이라며 “극한의 우주 환경을 견디는 하드웨어와 컴퓨팅 인프라를 한국이 개발하고 공급한다면 향후 9년이면 막대한 부를 창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 연구의 의미도 짚었다. “이 행성과 관련된 많은 해결책은 우주에서 온다”며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극한 기상을 예측하는 것도 결국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과거의 투자 덕분”이라며 우주 연구를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희망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3월25일 스위스 베른대학교에서 만난 행성과학자 니콜라스 토마스 교수(65)가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우주 과학은 실시간 협력이 유지되는 몇 안 되는 영역”이라며 국가 간 협력을 강조했다. 베른대 제공
탐사 장비 개발·데이터 분석해 온 토마스
“오늘 아침 8시에 화성에서 수집된 데이터인데요, 15분 정도 지연이 있지만 현재 화성 표면 사진과 장비 상태까지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3월25일 스위스 베른대학교에서 만난 행성과학자이자 국가연구능력센터(NCCR PlanetS) 소장인 니콜라스 토마스 실험물리학 교수(65)는 모니터 속 화성 궤도선 데이터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유럽우주국(ESA)의 ‘로제타’ 미션(혜성 탐사) 핵심 연구자이자 ‘목성 얼음 위성 탐사(주스·JUICE 미션)’ 주요 장비 개발에 참여한 그는 미국 퍼서비어런스 로버(화성 탐사 로봇)가 수집한 정보가 러시아 지상국을 거쳐 전달되는 과정을 취재진에 설명하며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우주 과학은 실시간 협력이 유지되는 몇 안 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베른대의 연구 방식에서도 이런 협력은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스위스 우주청은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듣고 반영한다”며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또 “우리는 산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과학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관심 없는 분야는 하지 않는다”며 “이런 방식으로 유럽과 미국, 일본 등과 다양한 국제 공동 임무에 참여해 왔다”고 덧붙였다.
울타리 없는 협력은 기술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베른대는 대형 기관도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초정밀 우주 장비를 개발해 왔다. 가령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에 탑재된 레이저 고도계(BELA)는 유럽 연구기관이 비행용으로 제작한 최초 사례로, 1000㎞ 거리에서 행성 표면을 측정하는 장비다. 여기에는 직경 20㎝, 무게 500g에 불과한 베릴륨 망원경이 사용됐는데, 토마스 교수는 “베릴륨은 독성이 강해 가공이 까다롭지만 매우 가볍고 강도가 높다”며 이런 초경량·고정밀 설계가 우주 미션에서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이미 강력한 기술 인프라를 갖춘 만큼 과학적 탐구와 결합하면 뉴 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는 6월 ‘스위스-한국 혁신 주간’ 참석을 언급하며 “한국이 가진 틈새 기술이 우리의 과학 미션과 어떻게 맞물릴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리히·베른/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